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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 세 시에 전화 할 친구가 있는가
    잡다구리 2007. 7. 2. 19:50
    그럴 때가 있는 거다.
    가끔은 나 너무 힘들어라고 하소연 하고 싶을 때.
    세상 모두가 등 돌리고 앉았을 때라도 내 편이 되어줄 누군가가
    정말 간절히, 간절히 필요할 때.
    늦은밤 혼자 퍼마신 술이 도를 지나쳐 너무 취해 버렸을 때
    갑자기 누군가가, 그 누군가가 너무너무 보고싶을 때
    쓸 데 없는 말이라도 나누고 싶은 그런 때
    미안하지 않고 잠 깨울 수 있는 그 누군가가 필요한 거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사람 없다고
    그래, 나같아도 그런 아량 배풀어 줄 수 없다고
    그런 생각이 들면서부터 어른이 되어가는지도 모르겠다.
    한 때는 평생 우리 우정 변치 말자 어쩌고 저쩌고도
    결국 나중에 가 보면 내 가족 내 아내 내 자식이 더 중요하고,
    한 때 평생 우리 사랑 변치 말자 어쩌고 저쩌고도
    결국 나중에 가 보면 지 사정 지 생활 지 생각이 더 중요하다.
    마침내 혼자 사는 것이다라는 것을
    피눈물을 토할 지경에 이르러서야 애절히 깨달았을 때,
    그 때 사람은 변한다.

    아직 변하지 않은 그 사람을 위해 온갖 노력을 아끼지 말길 바란다.
    아직 순수한 그대를 위해 간과 심장을 다 빼주길 바란다.
    티비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 흘리지만
    다큐맨터리는 재미 없다고 채널을 돌리는
    그런 사람들만 있으면 세상은 정말 핵전쟁이 일어나 마땅한 곳 아닌가.
    마지막 순수함.
    그 누군가의 곁에 아직은 있을 그 순수를 위해
    모두 엑스트라가 되더라도 그 한 사람 지켜주길 바란다.

    그리고 나머지는 다음 세상을 기약하자, 다음 세상을.
    올 지 안 올 지 모르겠지만 이 다음엔,
    행복하진 않더라도 가치있는 뭔가가 될 수 있길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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