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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딩 사막에서 꿈 꾸다
    잡다구리 2007. 7. 3. 13:37
    한양대 친구집에 빌붙어 살고 있어요.
    저두 그렇고 친구도 그렇고 오래 함께 살길 원하진 않아요.
    둘의 생활방식이 너무 다르니 함께 살면 많이 불편할 것 같아요.
    그래서 방을 구하려고 하고는 있지만,
    사실은 피곤하고 귀찮아서 미루고 있는 중이죠.
     
    여기 한양대 앞은 거의 매일 저녁 술 마시는 사람들로 붐벼요.
    대부분이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죠.
    이제 개강한지 한 일주일 됐겠죠.
    신입생들도 이젠 대강 대학이 어떤 곳인지 감 잡고
    대학생활이라는 것에 재미를 느껴 갈 시기일 거에요.
    솔직히 부럽죠, 많이 부러워요.
    막상 그 때는 그 때가 그렇게도 아름다운 시간이었다는 것을 몰랐던
    항상 지나고 난 후에야 후회하는 나 자신이 한심해 보이기도 하구요.
     
    출근은 삼성동으로 하죠.
    높은 빌딩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만큼이나 수많은 회사들이 있고,
    그 많은 회사들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을 매일매일 보고 있답니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복장과는 다르게 생기가 없어요.
    표정이 없죠, 웃고 있어도 기계적인 웃음이에요.
    어느날 티비에서 본 웃는 법 가르치는 강사처럼
    의식적으로 만들어 낸 도구로써의 웃음이 보이죠.
     
    매일 아침, 저녁으로 어떻게보면 상반되는 세계를 매일 체험하고 있어요.
    어느 쪽에도 끼일 수 없다는 생각에 한 편으론 씁쓸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그런 과도기의 내 상황이 만족스럽기도 해요.
    풋내도 나고, 농익은 맛도 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왠지 지금은 그런 물 위의 기름같은 상황이 좋네요.
     
    세상에 나를 끼워 맞춰 살긴 힘들어요.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게 만들기도 어렵죠.
    그렇다고 팔짱끼고 강 건너 불 구경 할 수도 없어요.
    어차피 와버린 사막이라면 물 구하는 법, 뱀 먹는 법 등을 배워
    훌륭히 살아 남아 꿈을 꿔야죠, 언젠가는 벗어날 그런 멋진 꿈을.

    (2009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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