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을 알고 싶지 않으면 읽지 마세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며 살고 있을까. 언젠가 미사리 카페촌에 갔을 때, 옛날 가수들의 사진과 이름이 새겨진 현수막이 여기저기 내 걸려 있는 걸 본 적 있다. 모두들 한 때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 받으며 인기를 누리던 가수들이었다. 그래, 성공했어하며 반짝이는 무대조명 내리 꽂히는 무대에 오르며 해피엔딩으로 막 내리는 건 영화일 뿐이다. 삶은 영화보다 길고 힘들고 잔인하기에 그 후에 남겨진 내리막 길마저 다 맛 보며 내려 가야만 한다. 그 후 지리하게 이어지는 일상도 남아 있고.

 이 영화 제목이 비디오 스타나 HDTV스타가 아니고 '라디오 스타'인 것이 말 해 주듯, 영화는 한 물 간 스타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나마도 헐리우드 영화였다면 한 물 간 스타가 각고의 노력 끝에 다시 정상의 자리에 앉는다 정도의 이야기로 풀리겠지만, 이 영화는 그렇지도 않다. 해피엔딩인 듯 하지만 꼭 그렇다고 하기에도 뭣하고, 그렇지 않다고 하기에도 뭣 한 어중간한 엔딩. 어쩌면 '삶은 그렇게 강 흐르듯 계속 이어져 흘러 가는 거다'라는 것을 잘 표현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성공을 위한 발판이 될 수도 있는 기회를 마다하고 영월에 남겠다는 결정이, 젊은 가수 지망생이 주인공었다면 공감할 수 있었을까. 아마 주어진 기회를 회피하는 못 난 놈으로 보였을 수도 있을테다. 하지만 이미 단 맛 쓴 맛 다 본 옛 스타의 결정이었기에 그 선택은 잔잔한 여운을 남기며 좋게 끝맺음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다시 기어 올라가 조금 떠 본들, 그 후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 지는 이미 다 잘 알고 있지 않나. 꼭 그런 것이 두려워서 회피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어쨌든 안성기와 박중훈의 팀웍이 빛을 발하며 끈끈한 정의 온기를 유감 없이 맛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한 쪽이 유부남이 아니었더라면 동성애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끈끈했고, 내 인생에도 저런 파트너 하나 즘 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을 만큼 다정했던 그들의 모습이 영화를 보는 내내 포근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비와 당신'이라는 노래도 좋았고, 꽤 큰 비중을 차지하며 출연한 노브레인도 맛을 살려 내는 데 한 몫 크게 했다. (항간에는 노브레인 뮤직비디오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 여러모로 봐서, 크게 뜨지 않은 것이 안타깝기만 한 영화.

* '비와 당신' 노래 가사에서 '당신'을 '성공했던 그 때'로, '사랑'을 '노래 혹은 노력'으로 해석해서 들어 보면 노래 의미가 조금 색다르게 와 닿는다. 대충 내 맘대로 분석하자면, '이젠 그렇게 잘 나가던 내가 아니지만 괜찮다, 그런데 가끔씩은 그 때 생각이 나긴 한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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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