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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사카 4박 5일 (2005. 04. 21) (텐노지, 신세까이) 2/4
    해외여행/일본 오사까 2005 2007. 6. 24. 03:18

    오사카 4박 5일 (2005. 04. 21) (텐노지, 신세까이) 2/4



    <다음날>


    오후에 오사카 항에 도착했고, 일련의 과정을 거친 다음 숙소로 갔다.
    물건을 사고 팔고, 가게를 돌아다니고 뭔가를 보고, 쇼핑하는 일련의 과정들.
    어쩐지 이번에는 그 모든 행동들이 무의미하게만 느껴졌다.
    과연 그런 과정을 통해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인지 회의가 들기도 했고.
    그저 낯선 곳에서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을 뿐.

    어쨌든 일행과 시내를 대충 돌아다녔고 저녁쯤에 숙소에 모여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밤이 되어 혼자 마실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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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로 배 타기 전에 도시락을 사는 곳.
    저 가게가 24시간 영업하는 곳인 줄은 이번에야 할게 되었다.
    늘 당연히 그 자리에 있는 모든 것들도 각자 나름대로 사연을 가진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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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길 모퉁이 작은 바. 서양인들과 일본인들이 모여 떠들썩하다.
    만약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일순간 분위기가 식을 듯한 느낌이 든다.
    밖에서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집은 아니지만 아늑한 분위기.

    언젠가 저런 바 그림을 본 적이 있다.
    뉴욕의 어느 바를 그린 그림이었다.
    그림의 바는 우울함을 표현하고자 한 듯 했는데, 내게는 아늑한 분위기로 보였다.
    그 그림의 바와 여기가 왠지 많이 닮은 듯한 느낌에 발걸음을 더욱 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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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화가 보다는 뒷골목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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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왠지 한껏 치장하고 꾸민 듯한 번화가보다는, 뒷골목은 좀 더 자연에 가깝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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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니찌마에의 밤길이었지 싶다.
    연둣빛 조명이 왠지 모를 안정감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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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안정감 속에 편안히 잠 든 노숙자가 보인다.
    저만하면 고급 매트리스 침대가 부럽지 않을 듯 싶다.
    저 사람은 항상 저걸 끌고 다니겠지, 달팽이처럼.
    어쩌면 달팽이처럼 집을 지고 다니는 것이 마음 편할 수도 있겠다 싶다,
    집에 놓고 온 무언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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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똠보리의 야경.
    저기 강변 계단에서 언젠가는 꼭 노숙을 해 봐야지 결심했다.
    빠른 시일 내에 실행에 옮기고야 말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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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면 위로 비치는 저런 불빛을 보며 누워있으면,
    하늘 위로 고개 들어 불빛을 바라 보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굳이 힘들여 고개를 들지 않아도 되니까 좋을 것 같다.
    노숙의 맛이란 그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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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참 동안 저기 앉아 있었다.
    그리고 결국은 얘기만 나누다가 그냥 가던데... 뭔가 점 같은 걸 보는 듯 했다.
    빨리 일본어를 배워서 타로카드를 들고 노점을 펴야겠다.
    저런 이쁜 애들이라면 공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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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위로 '드라이'한 달이 떴다. 그것도 '슈퍼 드라이'다.
    A super dry moon
    노래 하나가 떠올랐지만...
    저런 달로는 날아가고 싶지 않았다.
    ...Don't fly me to that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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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 한복판에 서서 중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중국 어디선가 본 듯한 저 모습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면 어디든 조금씩은 다른 곳들을 닮은 곳이 있는 모양이다.
    인종은 달라도 눈 코 입 귀 같은 것은 다 비슷한 위치에 달려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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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오는 길, 덴덴타운 입구 쪽에 있는 가게 간판에서 저 글자를 발견했다.
    언뜻 보면 보쌈집으로 착각도 할 수 있을 듯 싶다.
    전엔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많이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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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에서 내려다 본 길거리 풍경.
    멀리 신세까이의 쯔뗀까꾸가 보인다.
    그냥 담담하게 무심한 모습의 길거리.


    이날 밤, 한국 여자들을 일본 술집에 소개시켜주고
    소개비를 챙겨서 큰 돈을 번다는 인간을 만났다.
    나중에 종합해보니, 여기 따라온 여자들을 꼬셔서 또 팔아 넘기기 위한
    그런 목적도 조금은 있는 듯 했다.
    말이 소개지, 돈 벌게 해 주겠다고 꼬드겨서 팔아 넘긴다는 표현이 맞을 성 싶다.
    남의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서 자기 배를 불리는 기생충 같은 인간.
    왜 살까? 그렇게라도 살고 싶은 걸까?
    같은 방 안에서 숨을 쉬고 있다는 것조차 불결하게 느껴졌다.
    그래, 이번엔 정말 왠지 오고 싶지 않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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