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동남아 2008
방콕 카오산 근처 사진정리 1/2 -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3
빈꿈
2008. 11. 30. 01:03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3
방콕 카오산 근처 사진정리 1/2
그래서 여행자들이 자꾸자꾸 모여드니까, 요즘은 카오산 로드와 주변 다른 곳들의 물가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그래도 서양사람들은 싸다고 좋아하면서 부르는 대로 돈을 턱턱 내 놓지만, 이제 카오산 로드를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곳이라 하기에는 무리일 듯. 카오산 주변을 조금만 벗어나도 물가가 싸 지니까, 최대한 카오산을 벗어나라고 말 하고 싶다.
참고로, 최근(2008년 기준) 태국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어서, 예년같았으면 방 구하기 어려울 11월 성수기에도 빈 방이 남아도는 게스트하우스들이 많다. 한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말에 따르면, 작년에 비해 여행객이 1/3로 줄어들었다고 할 정도. 내가 보기에도 확실히 반 정도 줄어든 것 같다. (다들 어디서 또 아지트를 만들고 있을까?)
사진을 죽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번 여행 사진의 컨셉(?)은 '설렁설렁 찍기'. 줌도 거의 안 되는 똑딱이 카메라로, 피사체가 보이면 카메라 열자마자 바로 찍고 다시 카메라를 닫는, 이른바 (다른 의미에서) 순간의 포착. '사진 한 장 찍는 데 절대 2초를 넘기지 말자'가 모토였다. 그렇다고 설렁설렁이 대충대충을 의미하진 않는다. (라지만, 사실은 덥고 귀찮고 짜증나고 피곤해서... ㅡㅅㅡ;;;)
담배 피시는 분들은 사진 중간에 있는 담배갑을 주목해 볼 것. 태국은 모든 담배에 (고급 시가에도) 담배 때문에 병 걸린 사람들의 끔찍한 모습들을 저렇게 사진으로 붙여놨다. 처음에는 '허걱! 이게뭐야!'하면서 담배 피기 꺼려지지만, 익숙해지면 아무렇지 않게 된다. ㅡㅅㅡ;
참고로 L&M은 49밧(약 2천 원). 라이트를 사면 독하지도 않고, 대충 필 만 하다. 말보로는 이것보다 약간 더 비싸다.
저 물은 수돗물을 정수한 물이라는데, 예전에는 세븐일레븐에서도 팔았지만 요즘은 길거리 상인이나 허름한 동네 가게에서만 판다. 마시다보면 마실 만 하고, 6밧으로 값도 싼 편.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 노점상도 다 치우고, 구걸하는 사람들도 다 안 보이게 비키게 하고, 행인들도 다 건물 그늘 아래로 피하도록 만들면, 대체 국왕은 길을 지나면서 무엇을 보게 될까? 그냥 깨끗하게 정리된 거리? 그럼 국왕은 대체 언제 서민들의 삶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과연 이게 좋은 방식일까? 하긴, 현명한 지도자라면 자기가 알아서 챙겨 보고 대책도 세우고 하겠지.
여하튼 그런 상황에서도 불평하는 사람도 하나 없이 모두들 국왕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려고 멈춰서서 기다리는 걸 보아, 과연 태국 국민들은 왕실에 대한 충성심이 높기는 높은 것 같다.
태국 국민들이 왕실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길거리마다 세워지고 붙여진 국왕의 초상화는 관공서나 정부부처에서 걸어 놓은 것이라고 쳐도, 식당이나 동네 구멍가게 안에도 국왕의 초상화가 붙어 있다거나, 심지어 버스나 툭툭 안에도 국왕 초상화가 걸려 있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주로 버스에 'Long Live King'이라는 문구가 많이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두 가지를 알 수 있었다. 하나는 국왕이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국민들이 많구나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국왕이 건강을 염려할 때가 되었구나라는 것. 건강이나 나이에 아무 걱정 없는 사람에게 '오래오래 사세요'라는 인사는 잘 안 하는 거니까.
어쨌든 그런 국왕이 바로 눈 앞에 지나가니 사람들은 통행을 중지시켜도 불평은 커녕, 국왕이 지나가냐면서 다들 웃으며 행차를 기다리고 있다. 어쩌면 태국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일.
나는 국왕이 손이라도 흔들어 줄 줄 알았지. ㅠ.ㅠ
원래 후텁지근한 날씨를 피해 버거도 먹고 에어컨 바람도 쐴려고 맥도날드를 가던 참이어서, 국왕행차를 보고 나서 여기를 들어갔다. 그랬더니 몇 십 분 있다가 다시 국왕이 아까 갔던 길을 반대로 다시 지나가네.
이번에는 내가 있는 쪽과 가까운 차선으로 차가 지나기 때문에 잘 찍어 보려고 했지만, 맥도날드 안에 있던 점원이 나한테 말을 걸더니, '노 포토'란다.
뭐냐, 거리 여기저기 국왕사진 다 붙어 있는데, 겨우 차 지나가는 걸 가지고 노 포토라니. 게다가 아까 길거리에서 사진 찍을 때는 경찰도 가만 있었는데, 맥도날드 점원이 사진 찍지 말라고 하다니! 뭐냐 이게, 응? 아 진짜- 버럭! 하고 싶었지만, 점원이 예쁘니까... ㅡㅅ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