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바리케이트
빈꿈
2009. 10. 29. 04:16
출구가 없다. 출구가 없다. 모든 길이 폐쇄되고 출구가 없다.
그런데 난 왜 그들의 규칙을 따라야 하지.
왜 나는 동의하지도 않았던, 그들만의 규칙 속에서 허덕여야 하는 거지.
눈 앞에 뻔히 놓인 길을 보고 있으면서도 길이 없어 갈 수 없다 한다.
하지만 그들은 간다, 그들은 간다, 폐쇄된 길을 그들은 간다.
어차피 길을 못 건너 굶어 죽으나, 길 건너다 치여 죽으나.
들어왔던 곳으로 다시 나가지 않을테다,
그들이 가리키는 길은 거부할테다,
이대로 곱게 쓰러지지 않을테다,
한 길에 내 피라도 흩뿌리리라.
내 길을 따라서 바다로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