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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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엑스포 공원 2008국내여행/충청도 2009. 3. 2. 02:06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가 매주 연속 가요순위 일위를 차지하며, 중고생들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들까지도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랩을 하고, 힙합 비슷한 춤을 추는 것이 유행이 되었었던, 획일화 된 개성도 개성이라 부르며 유례없는 소비층 인구들을 잡아먹기 위해 장삿속으로 만들어 낸 엑스세대라는 꼬리표에서 놀아나던 세대들이 아직 마르지도 않은 대가리 피 질질 흘려가며, 그래도 신세계, 최신 과학, 신기한 것 좀 보겠다며 무궁화 호 기차 밤새도록 타고 달려가서, 생전 처음 가 보는 역 광장 앞에서 생전 처음 노숙 비슷한 것 해 가며, 그렇게 그렇게 찾아갔던 곳. 대전 엑스포. 그 때가 언제였더라, 연도로는 기억도 나지 않지만, 최대한 정확히 기억해 보자면 그 때는 20세기였다. 지금으로부터 1세기 전 이야기.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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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또 마지막이니까사진일기 2009. 3. 1. 21:46
일상을 여행하다보면 가끔씩, 아니 자주, 여기서 저기로, 저기서 거기로, 때로는 오랜 계획 끝에, 때로는 아주 느닷없이 짐을 꾸려 떠나야 할 때가 있다. 애초에 나에겐 선택권이란 건 주어지지 않았고, 좋든 싫든 상관없이 일은 벌어지고야 만다. 어떤 때는 운명처럼, 어떤 때는 운명을 빗나간 것 처럼. 그렇게 부랴부랴 짐을 싸고 떠날서는 또 한동안 새로운 곳에 적응하려 기를 쓰고 살아갈 때는 잠시 잊고 산다, 내가 한 때 그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그러다가 아주 우연히 소식을 전해 듣거나, 아직 그 곳에 사는 지인을 만난다거나, 그것도 아니면 하늘의 구름 한 조각이 두 덩이로 갈라짐을 볼 때 즘, 아주 사소한 일을 계기로 문득, 지나는 바람에 그 곳 생각이 날 때가 있다. 그런 때가 있다, 길거리 떨어진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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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하루잡다구리 2009. 2. 22. 18:20
한동안 대전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은둔생활을 영위하고 있을 때였다. 휴일날, 특별한 일 없을 때면 나는 어김없이 공원에 나갔다. 엑스포 과학공원에서 강을 사이에 두고 다리 하나를 건너면 갈 수 있는 그 공원에는, 한밭수목원이 있었고, 대전시립미술관이 있었다. 그 공원 이름은 아직도 모르겠지만, 딱히 별 볼 것 없는 빈 공터에 항상 사람들의 생기 넘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 환한 빛 한쪽 구석 그림자 속에서 나는 그들의 모습들을 지켜보며 해바라기를 하는 시간을 나는 즐겼다. 그 공원은 가족이나 연인들로 온 사람들이 많았다. 수많은 꼬마들이 각종 탈 것 들을 가지고 놀았는데, 그 종류도 전동 자동차를 비롯해서, 인라인 스케이트, 스케이트 보드, 자전거, 킥보드 등 아주 다양했다. 모두 주말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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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국제열기구축제 2008국내여행/충청도 2009. 2. 22. 12:52
작년(2008) 10월 경에 있었던 대전 열기구 축제. 하드디스크 구석 어딘가 잠자고 있던 사진을 이제서야 찾아냄. 어쩐지 사진 찍으러 다닌 곳은 많은데, 사진이 별로 없네 했지. ㅡㅅㅡ;;; 매년 10월 즘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 근처에서 열리는 대전열기구축제는 벌써 6회 째라고 하는데, 축제 기간이 되면 열기구와 모터패러들이 막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밤에는 잠깐 불꽃놀이를 하기도 하고, 풀밭에 사람들이 모여서 고기 구워 먹기도 하고... ㅡㅅㅡ; 낮에는 썰렁하게 열기구 하나 밖에 없는 상황. 밤이 되어야 열기구가 열 개 즘 부풀어 오른다. 열기구를 가까이서 봤다는 의미 정도. 대체 왜 이런 위험한 도구에 몸을 매달고 몸을 괴롭히는 건지... ;ㅁ; 난 공짜라고 해도 안 해! 별 것 없어도 축제라는 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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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있는 그런 날엔사진일기 2009. 2. 3. 02:16
이봐, 이봐, 사는 게 답답하고, 짜증나고, 슬프고, 막막하고, 기운도 없고, 현기증이 날 정도라면 말야, 일단 먹자, 먹고 보는 거야. 이태원을 찾아갔어. 아랍 전통 과자와 터키식 디저트들이 잔뜩 놓여 있었어. 선뜻 집어 먹기 두려운 것들을 한 무더기 집어 봤지. 어차피 하루하루가 모험이잖아. 나를 스쳐간 사람들도 모두 각양각색의 맛들을 가지고 있었어. 때로는 쉽게 잊지 못해서 아직도 가끔씩 생각 날 정도로 달콤한 사람도 있었는가 하면, 가끔 떠오를 때마다 치를 떨게 만드는 쉰내 풀풀 풍기는 고약한 맛도 있었지. 그래, 그들을 생각하면 잘근잘근 씹는거야. 가끔은 그런 날도 있어야 하지 않겠어. 아 참, 너무너무 달콤한 맛도 사양. 그 아찔한 달콤함에 모든 입맛을 다 잃어버릴 수도 있으니 주의. 밍숭맹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