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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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에도 가끔 이런 일이 있다: 아세안 문화관광축제전시 공연 2011. 10. 4. 04:53
읽다가 김 빠지지 않게 미리 알려 드리자면, 이 축제는 이미 끝났다. 라고 써놓고 보니, 서두에 이런걸 쓰면 또 읽기도 전에 김 새는 효과를 보이는 아주 익사이팅한 문장이네. 익사이팅 안 하면 말고. '아세안 문화관광축제'는 지난 10월 3일까지 3일간 신도림 역 1번 출구 쪽의 디큐브 파크에서 열렸다. 어느날 지하철 타고 가다가 앞자리 앉은 여자의 짧은 치마를 무심코 보다가, 눈이 마주쳐서 뻘쭘한 시선을 위로 향했더니 이런 축제 한다는 광고가 떡하니 붙어 있었다. 보통은 '재밌겠네, 가봐야지'하고는 까먹고 마는데, 사람이 심심하다보면 어릴 때 살구받기 하던 추억까지 떠오르며 몸부림 칠 때가 있느니, '아, 거기나 가 볼까'하고 별 기대도 없이 쭐래쭐래 동네 마실가듯 슬리퍼 질질 끌고 나간 곳에서 의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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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에서 길을 잃다 - 태국, 캄보디아 200412 - 15해외여행/태국 캄보디아 2004 2009. 5. 5. 00:55
반띠아이 끄데이 (Banteay Kdei) 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은 '춤 추는 소녀들의 홀' 이었다. 벽과 기둥 여기저기에 '압사라'가 새겨져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은 곳이다. '압사라 (혹은 압살라 Apsara)'는 '춤 추는 여신', '천상의 무희'를 뜻하고, 캄보디아 전통춤의 이름이기도 하다. 여기서 볼 수 있는 압사라는 익살스러운 몸짓과 앙증맞은 표정을 하고 있어서, 매혹적이라기보다는 귀엽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반띠아이 끄데이'는 거의 건물 형태만 겨우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흔이 아니다. 무너질 것을 대비해서 버팀목을 세워둬야 할 정도로 훼손이 심한 건물도 있고, 다 무너지고 기둥이나 벽의 일부만 간신히 서 있는 곳도 있다. 어디서나 돌 무더기를 볼 수 있으며, 어디서나 폐허의 냄새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