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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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2주기 약속 콘서트잡다구리 2016. 4. 22. 17:21
2016년 4월 9일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2주기 약속 콘서트'가 열렸다. 동서남북 행진 후 여기에 모여서 콘서트를 관람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그냥 오가다가 행사 있으니까 들러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호기심에 슬쩍 보고 가기도 했고. 딱히 쓸 말은 없고, 그냥 있는 사진이나 올려본다. 가끔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관련 부스들 근처를 지날 때, 몇몇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기들끼리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게 뭐 하는 건가하는 의문이었고, 나도 모르겠는데 뭔가 시위인가보다라는 일행의 대답 정도. 외국인들을 위해 영어로 된 설명 푯말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어디서 어떤 형태로 도움이 될 지 알 수 없는 일이니까. 오랜만에 가보니 세종대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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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내린 눈은 돌아가지 않아사진일기 2009. 1. 19. 09:05
그는 혼자 산다. 퇴근 후에도 집에 가기 싫어서, 일부러 밤 늦게까지 길거리를 쏘다니다 들어가곤 했다. 이미 차갑게 굳어버린 찬밥을 억지로 목구멍에 밀어 넣듯 열쇠를 밀어넣고 문을 열면, 맨 먼저 그를 맞아 주는 것은 늘 똑같은 하루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자신의 미래같은 어둠이었다. 도마뱀의 피부처럼 차갑게 식은 방, 그는 마치 유령처럼 오가며 그 속에 또아리를 틀었다. 이미 오래전에 질려버린 인스턴트 음식들을 꾸역꾸역 삼켰으며, 마지막으로 빤 게 언젠지 알 수 없는 온갖 냄새가 뒤범벅이 된 이불을 꾸역꾸역 덮어 쌌으며, 내일 또 돌아올 똑같은 삶을 위해 꾸역꾸역 쓰러져 자기를 반복했다. 그런 날이 영원히, 아주 오랜동안, 마치 끝나지 않을 것처럼 계속 반복되어, 산다는 건 그저 밥을 먹는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