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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릭] 마지막 장면까지 스킵
    리뷰 2007. 3. 13. 12:56
    (결말을 알고 싶지 않으면 읽지 마세요)

    다양한 장르의 포섭(?)

    수 많은 각종 리모콘을 구분하지 못하고 TV리모콘, 차고 리모콘, 장난감 리모콘 등에서 뭐가 뭔지 모르고 헤매는 모습이 한동안 계속 되었을 때는, 현대 기계 문명 비판을 하려는 건가 했다. 그러다가 일에 치이면서 가족들도 돌봐야 하는 상황 속에서 주인공이 쩔쩔 매는 모습들이 합쳐질 때는, 현대 기계 문명 속에서 피곤한 도시인의 삶을 그리려는가 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더 이상은 못 참겠어'라며 뛰쳐 나가 만능 리모콘을 사는데 이젠 막 판타지가 나온다.

    신비한 판타지의 세계에서 구해 온 최신 만능 리모콘은 현실 세계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기능이 있고, 그것을 이용해 잔소리도 안 듣고, 과거도 보고, 느리게 보기도 한다.

    문제는 빨리감기 기능에 있었는데, 재미 없는 부분들을 건너 뛰고 인생의 특정 부분으로 가게 하는 기능이다. 자주 반복해서 빨리감기를 하다 보니 기계가 이를 인식하고 자동 프로그래밍 해서, 특정 사건이 반복 되려 하면 자동으로 빨리감기를 해 줘서 주인공은 난감한 상황에 부딪힌다. 계속 빨리 감고 또 뛰어 넘어서 결국 승진했지만 늙어 버린 지점에 이르게 되고, 이 즘 돼서는 슬픈 가족 사랑 드라마가 된다. 마지막엔 이 모든 것이 삶에 대한 충고와 교훈이란다.


    코미디인가 가족 드라마인가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영화의 장르는 코미디였다. 어쩐지 주인공이 온 몸을 던지며 과장된 헐리우드 액션을 취한다 싶더니 코미디 하려고 그랬나보다. 그런데 그 눈물 겨운(?) 몸으로 때우기 코미디는 별로 웃기지 않았다. 그걸 눈물겨운 가족애라는 감동으로 뒷처리 할 의도였는지, 끝에 가서는 약간 감동적이고 슬프기도 했다. 차라리 가족 사랑 드라마라고 하면 그나마 고개 끄덕여 줄 수 있다. 물론 가족애를 담고 싶었다면 어설프고 산만한 코미디 없이 조금 더 분위기를 가라앉혀야 했겠지만.

    결국 이 영화는 코미디도 아니고 가족 드라마도 아니다. 그래도 무슨 영화인지 나름대로 정리할 수 있는 키워드를 한 번 정해 보자면, 영화 전반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리모콘에 집중할 수 있겠다.


    해답은 리모콘에

    그 만능 리모콘에는 빨리감기 기능 외에는 특별히 문제 있는 기능이 없었다. 오히려 잘 이용해서 즐기면 인생을 아주 즐겁게 만들 수 있는 기능들이 많이 있었다. 교훈을 주려고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음흉하게 자동 프로그래밍 기능을 미리 말 해 주지 않은 자칭 천사가 괘씸하다. 또한 기계에는 항상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마구 남용하는 주인공도 문제가 있다. 과하면 모자르니만 못하다라는 옛 말도 있는데 말이다.

    가족들이라고는 뼛골 빠지게 일 해서 벌어 먹였더니 이젠 안 놀아 준다고 난리 치질 않나(신나게 함께 놀아 줘서 돈 못 벌어 오면, 그땐 돈 못 번다고 떠날 것 아닌가 말이다). 천사라는 놈도 음흉해서 믿을 수 없고. 오직 즐거움을 주는 것은 리모콘으로 상징되는 기계 문명인데, 이것도 너무 남용하면 문제가 있단다. 아 이제 정리가 된다. 이 영화는 리모콘이라는 상징적인 매체를 통해 기계 문명의 폐해를 경고하며 기계를 올바르게 사용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계 문명 올바르게 즐기기 캠페인'이었구나. 메시지와 주제가 무슨 코미디같다. 아, 그래서 영화 장르가 코미디구나. 깊이 생각해 보니 모두 이해가 되네.

    약 한 시간동안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멍하니 화면 바라보다 막판 몇 분에 집중해서 감동 조금 느끼고 자리 툭 털고 일어날 수 있는 영화. 심심할 때 한 번 보든지 말든지.

    * 2편은 더블클릭으로 나오지 않을까.

    (www.emptydre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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