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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위앙, 탐 짱 -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36
    해외여행/동남아 2008 2008. 12. 28. 23:55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36

    왕위앙, 탐 짱


    물놀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왕위앙에서 할 것이라곤 먼 산 바라보며 쉬기나, 식당에서 티비보기 정도 밖에 없다. 물론 취향에 따라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프로그램을 짜거나, 우주왕복선 설계도를 그려도 되긴 된다.

    하지만 그런 것들도 하다보면 지치는 법. 그럴 때는 가볍게 산책을 하는 것이 최고인데, 산책이라해도 동네 한 바퀴 도는 데 넉넉잡고 20분이면 되는 작은 동네, 그것도 맨날 지나다니며 보는 동네라서 어느정도 보다보면 지겹다. 게다가 이 동네는 골목길 같은 것도 거의 없고, 그저 큰 길 따라 상점들이 쭉 늘어선 형태일 뿐이라 구경이라는 것도 단조롭기 그지 없다.

    그래서 애써 뭔가 움직일 곳을 찾아봤는데, 가까운 동굴 구경을 가는 게 제일 적합했다. 사실 동굴구경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왕위앙에서 유명한 곳이라고 하니 한 번 가봤다. 탐 짱 Tham Chang 이라는 곳으로, 탐은 동굴이라는 뜻이므로 '짱 동굴'이라고 번역해야겠다.

    탐 짱을 가려면 먼저 왕위앙 리조트(Vang Vieng Resort) 입구로 들어가야 한다. 그 리조트는 왕위앙 시내에서 남쪽으로 큰 길 따라 약 20분 정도 걸어가면 되는데, 쭉 걸어가다보면 표지판이 나오니까 찾기는 쉽다.


    왕위앙 리조트 입구. 여기서 리조트 입장료 2,000 낍을 내야한다. 동굴은 이 리조트 안쪽에 있는데, 동굴 입장료는 동굴 앞에서 따로 또 내야한다. 이 리조트는 마치 자연공원처럼 꾸며져 있고, 내부에는 숙소도 있다. 단체관광객들이 많이 와서 놀다 가는데, 대체로 산책 좀 하고 동굴 둘러보고 떠난다.


    입장객들은 주로 동굴을 보러 가므로, 사람들 따라 가면 동굴로 갈 수 있다. 물론 입장료 낼 때 직원에게 길을 물어보는 게 제일 좋은데, 길이 너무 간단해서 이정표가 없어도 불편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다.


    리조트 내부의 정원처럼 잘 꾸며진 산책로를 따라가다보면 다리가 하나 나온다. 이 다리는 그나마 튼튼한 편인데, 라오스에서는 허술하게 만들어진 나무 다리라도 오토바이 타고 잘도 지나다닌다.
     







    리조트 안에는 닭, 오리, 소 등의 가축들도 방목하고 있다. 사람이 근처에 있어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 모습 때문에 평화로움을 더해준다.


    짱 동굴 아래쪽에 냇물이 흐르고, 작은 웅덩이가 있다. 어린 수도승들이 뭔가를 가리키며 열심히 이야기하면서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이 웅덩이 한 쪽 바위 아래 조그만 구멍이 있는데, 거기에 얽힌 어떤 전설같은 것이 있는 게 아닌가 추측해 볼 뿐이었다. 영어가 통하지 않아서 결국 알아낼 순 없었다.


    짱 동굴 아래쪽엔 작은 동굴이 하나 있다. 이름도 없는 이 동굴은 그냥 들어가 볼 수 있는데, 동굴이라기보다는 바위에 약간 구멍이 파여져 있는 정도일 뿐이라 별로 볼 건 없다. 그러니까 공짜로 개방해놨겠지.


    작은 동굴 안에는 불상이 모셔져 있는데, 좀 특이한 불상들이라 불교 쪽이 아닌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좀 기괴한 느낌이 들어서 빨리 나와버렸다.


    산 위로 쭉 놓여진 계단을 올라가야 짱 동굴로 갈 수 있다. 초록도 푸르고 공기도 맑아서 한 발 한 발 숨 내쉬며 올라갈 만 하다. 계단 끝까지 올라가면 시멘트와 철창으로 만들어진 동굴 입구가 보이는데, 그 곳에서 입장료를 내야한다. 입장료는 15,000 낍. 솔직히 꼭 챙겨서 봐야 할 만 한 곳은 아니다. 그저 그런 동굴이었을 뿐이다.


    동굴 내부. 실제로 보면 여러가지 모습들을 한 반짝반짝 빛나는 종유석들을 볼 수 있지만, 사진으로 담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동굴 사진은 몇 장 없다. 동굴 내부는 시멘트로 길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그리고 조명이 어느정도 있기 때문에 관람하는 데 크게 불편하진 않는데,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잠시 멈춰서서 구경하다보면 혼자 남겨질 때가 많다. 이렇게 큰 동굴에서 혼자 남겨지는 기분도 한 번 만끽해 볼 만 하다. ;ㅁ;


    동굴 안에서 볼 것은 주로 이런 것. 그냥 돌이지 뭐. ㅡ.ㅡ;


    동굴관람은 일단 시원하다는 데 의의를 둬도 되겠다.


    동굴 내부의 길을 따라 쭉 가다보면 산 윗쪽으로 조금 올라갈 수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뻥 뚫린 곳이 나온다. 그곳에서 왕위앙 리조트와 멀리 왕위앙까지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다. 사진에서는 산과 나무밖에 안 보이지만, 한 쪽 옆으로는 시원하게 펼쳐진 평야에 논이 쫙 펼쳐져 있다.


    왕위앙 전경을 내려다보고 나서는, 다시 동굴을 통해서 왔던 길을 되돌아 나와야 한다. 출입구 밖으로 나오면, 출입구 윗쪽에 앉아 쉴 수 있는 정자 형태의 건물이 있다. 거기서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다시 걸어 내려 가는 길. 탐 짱은 이것이 전부다. 왕위앙 리조트 내부의 잘 꾸며진 정원에서 조용한 휴식시간을 가져도 좋을 듯 싶다. 왕위앙 시내의 황량한 분위기가 싫증나면 여기서 책 읽고, 사진 찍고 해도 좋겠다.








    왕위앙 리조트 안쪽에는 식당이 하나 있고, 노점이 두 개 있다. 노점에서 파는 것은 과일과 꼬치구이. 식당은 항상 사람으로 붐비는데, 손님은 전혀 없고 식당 관계자들만 열 명 즘 모여서 수다떨며 놀고 있다. 잡상인이 없는 만큼 평화롭고 한적한 시간을 보내기는 좋다.





    리조트를 나와서 다시 왕위앙 시내로 돌아오는 길. 이 소녀 사진을 찍고 있을 때 한국계 프랑스 인을 만나게 됐다. 그 사람 얘기는 앞에 이미 했기 때문에 생략.





    저녁 8시 즘 되면 이렇게 깜깜해져버리는 왕위앙. 원래는 밤 열 시에 루앙프라방 가는 버스를 타려고 했지만 여기서도 문제가 생겼다. 이 이야기는 다음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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