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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앙남타, 길 위에서 -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45 1/4
    해외여행/동남아 2008 2009. 1. 3. 14:22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45 1/4

    루앙남타, 길 위에서


    라오스 북쪽에 자리잡고, 태국과 중국 국경과 가까워 교역로로 이용되고 있는 루앙남타(Luang Namtha). 루앙남타 시내 자체는 별 볼거리가 없지만, 남하(Nam Ha) 보호구역 쪽으로 트레킹, 보트 투어, 래프팅 등을 즐기기 위해 루앙남타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소문에 듣자하니 남하 보호구역 안에는 호랑이도 있다고 하니, 야생의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트레킹을 가려면 대중교통이 없어서 여행사에서 투어로 가야 하기 때문에 돈이 좀 든다는 게 흠이다.

    또한 루앙남타에서는 서쪽의 훼이싸이(Huay Xai)로 가면 태국으로 넘어갈 수 있고, 북쪽의 보뗀(Boten)으로 가면 중국 윈난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그래서 계속해서 육로 여행을 할 사람들, 혹은 그 쪽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리 떠들석하거나 사람이 붐비지는 않는 곳이다. 아마 조금 쉬었다가 다들 제 갈 길로 떠나기 때문이지 싶다.

    나 역시도 루앙남타는 뭔가 딱히 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그저 훼이싸이로 가기 위해 하룻밤 쉬어 가는 곳으로 이용했을 뿐이었다. 그래도 그냥 휙 왔다가 휙 사라지면 뭔가 아쉬우니까, 나름의 방식으로 트레킹(?)을 했다. 루앙남타 시내에서 6킬로미터 떨어진 버스터미널까지 걸어갔던 것.


    Give Books Not Candy. 이 문구, 상당히 공감 된다. 아시아 쪽의 가난한 아이들에게 지나가다 동전 하나 툭 던져 주는 일은, 자기 자신을 위한 만족감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순간의 감정에 의지한, 자기 만족을 위한 일시적이고 일회적인 싸구려 연민. 그들은 거지가 아니다. 차라리 먹을 것을 주든가, 연필을 주든가. 그도 아니면 잠시 놀아주기만 해도 기쁜 웃음을 보여준다. 돈으로 쉽게쉽게 해결하려 하지 말자. 그 방법은 오히려 그들을 망칠 수도 있다.


    루앙남타 시내는 그래도 어느 정도 사는 편이다. 조금만 벗어나면 가난한 시골이 쫙 펼쳐지지만.





    라오스에는 오래된 집을 게스트하우스로 이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떤 집은 몇 백년 동안 대를 이어 살고 있는 집을 숙소로 이용하고 있는 곳도 있었다. 오래된 전통가옥들은 내부를 고친다고 고쳤지만, 그래도 새로 지은 숙박업소보다는 시설 면에서 많이 떨어진다. 그래도 일반 가정집을 방문한 듯 한 느낌과, 오래된 집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한 번 경험해 볼 만 하다.


    루앙남타 한편에는 타 강(Nam Tha)이 흐르고 있는데, 그 쪽으로 가면 강을 내려다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페나 음식점들이 몇몇 있다. 업소 자체도 예쁘게 꾸며 놓은 곳이 많기 때문에 시간 보내기는 좋다.


    이제 슬슬 시내를 벗어나 외곽으로 나가는 중.


    11월, 루앙남타 주변에서는 한창 벼를 수확중이었다. 이미 추수가 끝난 곳도 있지만, 아직 수확해야 할 곳이 더 많이 남아있는 상태. 캄보디아처럼 라오스도 1년 3모작이 가능하다고 한다.





    아직 개발이 덜 돼서 그런지, 아니면 땅을 쉬게 해 주는건지 모르겠지만, 활용하는 땅 만큼이나 노는 땅도 많았다. 한국의 시골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잡초 투성이로 놀고 있는 땅을 보면 뭔가 텅 비어 보여서 영 불안정해 보인다. 농작물로 빽빽하게 들어찬 모습들을 봐야 넉넉하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는 거, 아무래도 한국 상황에 익숙해져버려서 그런 것 아닌가 싶다.





    역시 땡볕에 길을 걷기란 만만치가 않다. 그래도 공기도 맑아서 상쾌하다. 루앙남타 시내에서 버스터미널까지는 그냥 아스팔트 길을 따라 쭉 가면 된다.


    한 농가. 이 지역은 초가집과 나무집이 막 섞여있다.


    옛날 시골 공판장이나 구멍가게 모습을 하고 있는 라오스 시골 가게.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다. 그런데 과자같은 것은 유통기한 지난 것들도 있으니 조심.


    라오스이 면적은 한반도 크기와 거의 비슷하다. 남북한을 합친 면적보다 아주 약간 더 큰 편이다. 국토가 그리 크지도 않은 편인데 땅이 여유롭게 활용되고 있다는 게 정말 부럽다. 아마 인구가 많지 않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2007년 라오스 총 인구가 약 600만 명이란다.


    어느 농가에서 자기 무릎만 한 계단을 오르내리며 놀고 있던 아이. 처음 보는 외국인 모습이 보여서 그런지, 두려운 눈빛을 보이며 엄마를 부르며 집 뒷편으로 뛰어갔다. 아직 라오스 시골 쪽은 외국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는 말을 걸어 보고는 싶은데 차마 대 놓고 말을 걸지는 못 하는 그런 사람들도 많았다. 눈치껏 먼저 다가가면 좋아한다. 물론 시골일수록 영어는 잘 통하지 않는다.

    라오스 시골을 여행할 때 주의할 점은, 아무렇게나 무례하게 카메라를 들이대면 굉장히 불쾌해 한다는 것. 최소한 일단 눈인사 하고, 카메라 보여주고 찍어도 되겠느냐는 무언의 합의를 얻은 다음 찍자 (말이 안 통하니까). 그 과정을 다 거쳐도 찍고 싶은 만큼 충분히 찍을 수 있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 대부분은 거부감 없이 받아주는 편이다.


    낮 1시에서 2시 사이에 아이들은 이미 하교를 하고 있었다.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 다니며 군것질하고 놀고 하는 모습은 다른나라 아이들과 똑같다. 한국에서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모습이겠지만.


    라오스에서 코뚜레를 꿴 소는 한 번도 못 봤다. 소를 비롯해서, 염소, 닭, 오리 등 모든 가축들을 방목했다. 그러고보니 라오스에서는 소 뿐만이 아니라 묶어놓은 가축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소는 영리하니까 그렇다 쳐도, 다른 가축들도 묶어놓지 않아도 잃어버리지 않는 걸까.








    길 가다가 가끔씩 집단농장처럼 보이는 곳에서 공동작업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사진은 한 팀이 다른 팀과 작업 교대를 하며 작업하러 들어가는 모습. 작업을 마치고 나온 팀은 근처 구멍가게에서 음료수나 간식을 사 먹으며 노닥거렸다. 이런 모습을 보면 라오스가 아직 사회주의 국가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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