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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플루 두렵다면 인도여행 미루세요
    웹툰일기/2009 2009. 9. 1. 15:18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인도 사람들은 우기기 대마왕들이다.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들통이 나도 끝까지 우기는 특기를 가지고 있다.
    얘기하다보면 기도 안 차서 헛웃음이 나올 때가 많은데,
    지금 신종플루에 관한 인도 정부의 입장도 그런 상황이다.

    대놓고 그냥 '인도는 신종플루 발생 건수가 하나도 없는 안전한 나라'라고 우기는데,
    그걸 진실이라고 믿을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되겠나.



    여행하다가 캐나다 청년과 사흘 정도 술친구를 했는데,
    걔가 말했던 에피소드 중에 이런게 있었다.

    여행중에 걔가 몸이 좀 안 좋아서 병원을 갔는데,
    앞서 온 유럽인 노인 한 분이 병원 의료진들과 싸우고 있더란다.

    노인 생각으로는 아무래도 자기는 신종플루에 걸린 것 같다고,
    신종플루 맞는지 아닌지 검사라도 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병원 측에서는 그런 것 검사하는 방법도 없고,
    당신은 그냥 감기일 뿐이다라며 약 몇 개 던져 주더란다.

    그 캐나다 청년이 영어를 잘 못하는 그 유럽인 노인을 대신해서
    영어로 이렇게 저렇게 설명하면서 협박도 해 보고 달래도 보고 했지만,
    결국 의료진에게서 얻을 수 있는 건 단순한 감기약과 아스피린 뿐이었다고.
    그래서 결국 그 노인의 보험사에 연락해서 특별기 편으로 본국으로 이송하도록 했단다.

    그런 에피소드를 말 해 주면서 그 명랑한 청년이 내게 말하길,

    "우리같이 별 혜택 없는 싸구려 보험 든 사람들은, 인도에서 신종플루 걸리면
     그냥 바라나시 가서 죽을 때를 기다리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크하핫~" ;ㅁ;



    말이 씨가 됐는지 그로부터 약 일주일 뒤, 
    내 몸에서 굉장히 심각한 감기몸살 증세가 보였다.
    딱히 무리한 것도 없는데 말이다. 
    열 나고, 어지럽고, 구역질 나고, 코 막히고, 콧물 나고, 온 몸이 아프고 등등
    증상만 보면 완전 신종플루였다.
    일주일 정도 죽겠다 싶을 정도로 앓고 나서 낫긴 했는데,
    아직도 그게 신종플루였는지 그냥 감기몸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지금 인도 길거리에는 기침 하는 사람들이 꽤 많고,
    그 중에는 한 눈에 봐도 좀 심각하다 싶은 사람들도 보였다.

    좀 잘 사는 사람들이야 냉방병에 걸린 거라고 칠 수도 있겠지만,
    길거리에서 잠을 자는 거지들은 냉방병에 걸릴 리가 없지 않나.
    밤 기온도 영상 30도가 넘는데 감기 걸릴 일은 더더욱 없고.

    게다가 인도 사람들은 예의같은 것 모르기 때문에,
    기침이 나오면 다른 사람 얼굴에다 대고 그냥 기침을 한다.

    그렇게 전염되고 감염되어도, 그들의 수입으로는
    4만원 정도 하는 치료약을 살 수 없다.
    그 정도 가격의 치료약을 사서 맞을 수 있는 사람이 인도 전체 인구의 30%나 될까.



    그런 전염병에 걸린 거지가 죽어서 그 시체가 땅바닥에 뒹군다 해도,
    인도에서는 며칠 안에 시신의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시체를
    임의로 화장 해 버리기 때문에 죽음의 이유따위 드러나지도 않는다.

    게다가 인도라는 나라의 큰 수입 중 하나가 관광수익이기 때문에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그런 뻥을 자꾸 치는 듯 하다.

    하지만 신종플루가 인도에서 상당히 빠르게, 아주 넓게 퍼지고 있는 상태일 거라 확신한다.

    그러니까 지금 신종플루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중일 때 만이라도
    인도여행은 좀 뒤로 늦추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아니면 좀 빵빵한 보험을 들고 가시든지.



    p.s.
    전 세계적으로 신종플루가 유행중이라 국가별로 조심한다는 게 큰 의미가 없어졌긴 했지만,
    그래도 공항에서 인도에서 온 사람들은 좀 철저하게 검사 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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