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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에서 홋카이도까지 배로 가기 2 & 그 외 방법들
    해외여행 2011. 1. 22. 00:49

    전편에서 소개한 '서울에서 홋카이도까지 배로 가기'는, 돈 없는 영혼의 좌절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홋카이도는 가고 싶은데 비행기 요금은 너무 비싸고, 그래서 배편을 알아봤지만 비행기로 가는 것보다 더 비싸고.
     
    하지만 여기서 좌절할 내가 아니다. 아직 배편으로 홋카이도를 갈 수 있는 방법은 좀 더 있다. 전편에서는 부산에서 기타큐슈로 넘어간 것이 잘못이었다. 아예 부산에서 갈 수 있는 만큼 멀리 가 버린다면 비용이 그만큼 절감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2편을 준비했다. 사실은 글 하나로 쭉 연달아서 쓰려 했지만, 사진도 거의 없는 글이 길기까지 하면 영 재미가 없기 때문에, 그리고 쓰는 입장에서도 지루하고 힘들기 때문에 두 편으로 나눴다.

    '부산 -> 후쿠오카 -> 도쿄 -> 홋카이도' 경로를 이용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 전편을 참고하기 바란다.
    서울에서 홋카이도까지 배로 가기; http://emptydream.tistory.com/3138




    * 부산 -> 오사카 -> 홋카이도

    이번에 소개할 경로는 부산에서 오사카를 거쳐서 홋카이도로 가는 루트다. 이번에도 주로 배편을 이용해 보겠다. 이렇게 써 놓으면 간단하게 보이지만, 사실 오사카에서 바로 홋카이도로 연결되는 배편이 없기 때문에 조금 복잡하다. 그래도 잘 보면 이해는 할 수 있을 테다. 




    * 부산 -> 오사카

    부산에서 일본으로 가장 멀리 갈 수 있는 곳이 바로 오사카다. 그리고 오사카로 가는 배편은 '팬스타(PanStar)' 딱 하나 뿐이다.

    대략 15시에 출발해서 다음날 오전 10시에 도착한다. 약 17 시간 정도 걸리는 셈이다. 객실에 따라 요금이 다른데, 가장 싼 객실은 스텐다드룸. 편도 125,000 원 이다. 그럼 왕복은 25만 원. 여기서 유류할증료와 출국세가 붙으면 왕복으로 약 3만 원 정도 더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총 왕복 요금은 약 28만 원.

    참고: 팬스타 객실요금안내 페이지




    * 오사카 -> 마이즈루

    오사카는 물류와 무역의 중심지라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상하게도 홋카이도 가는 배편은 없다. 홋카이도로 가려면 북쪽 큐슈 지역의 마이즈루(舞鶴, maizuru)로 가야한다.

    오사카에서 마이즈루로 가는 방법은 기차와 버스가 있다. 아, 물론 택시를 타거나 뛰어가도 된다. 하지만 난 기차나 버스 탈 테다.





    버스는 좀 암담하다. 오사카와 마이즈루를 오가는 버스가 하루에 두 편 뿐이다. 이거 시간 맞춰서 타려면 고생 좀 할 듯 싶다. 게다가 완행이라서 걸리는 시간 또한 엄청나다. 더군다나 기차와 비교할 때, 가격도 별 차이가 없다. 그래서 아무런 매력이 없는 교통수단인데, 일본의 고속버스를 타 보고 싶다거나, 100엔 이라도 아껴 보겠다는 분들은 타면 되겠다.

    신오사카 역까지 가느냐, 우메다까지 가느냐에 따라 가격이 약간 다르다. 각각 2,280 엔과  2,340 엔 (편도). 시간은 대략 11시간에서 13시간 정도 걸린다.

    참고: 오사카 - 마이즈루 고속버스 시간표 및 요금



    요금이 크게 차이 나지 않으므로, 기차로 이동하는 것이 더 낫다. 기차로 가면 대략 두세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요금은 편도 2,520 엔.

    참고: 마이즈루(동) - 오사카 열차편



    참고 사이트가 잘 열리지 않거나 문제가 있다면, 아래 사이트에서 직접 검색어를 넣고 검색해 보기 바란다.

    출발 및 도착역: 東舞鶴(HIGASHIMAIZURU), 大阪(OSAKA)
    참고할 사이트: http://time.jr-odekake.net , http://www.hyperdia.com
    (hyperdia는 영문 서비스도 제공하니, 일본어를 모른다면 이쪽이 더 편리하다.)




    * 마이즈루 -> 오타루 (홋카이도)

    '마이즈루'에서는 '홋카이도(hokkaido)'의 '오타루(otaru)'로 가는 배편이 있다. 새벽 00시 30분에 출발해서 20시 45분에 오타루에 도착하는 배편이다. 돌아오는 배편은 23시 30분에 출발해서, 다음날 21시에 마이즈루에 도착한다. (이 운항 시간표는 2011년 3월 까지 유효하다. 자세한 것은 아래 홈페이지에서 알아보기 바란다.)

    운임은 가장 싼 객실이 편도 9,000 엔 이다. 그러면 왕복으로는 18,000 엔 되겠다. 성수기가 아닐 때 왕복으로 끊으면 10% 할인해 준다고 하지만, 일단 할인 없다고 생각하고 금액을 계산하자.

    참고:
    마이즈루 - 오타루 배편 안내 (일본어)
    마이즈루 - 오타루 배편 안내 (영어, pdf)






    * 홋카이도 도착

    드디어 홋카이도에 도착했다. 삿포로까지 가실 분들은 알아서 가시고, 일단 홋카이도에 발을 딛는 것 까지가 목표였으니까 대략 여기까지 경비를 계산해보자. 모든 경비는 왕복으로 계산한다.

    서울-부산 교통비: 6만 원
    부산-오사카 배편: 28만 원
    오사카-마이즈루 열차: 5,040 엔
    마이즈루-오타루(홋카이도) 배편: 18,000 엔

    합계: 약 66만 원. (100 엔 = 1380 원 으로 계산)

    결론: 비행기 타자.

    부산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쳐도, 삿포로까지 도착하려면 편도로 2~3일 정도 걸린다. 왕복으로 하면, 4~6일 정도를 이동하는 데만 쓰게 된다. 게다가 이동 중에 식비까지 포함하면 금액은 가뿐히 70만 원을 넘어간다. 결국 비행기보다 10만 원 가량 더 비싸고, 시간도 훨씬 많이 걸린다.

    뭔가 색다른 여행을 하고 싶다거나,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을 철썩같이 믿는 분이라면 한 번 도전해 보자. 그딴건 어른들이 젊은 넘들 부려 먹으려고 지어낸 말일 뿐! 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그냥 비행기 타면 되겠다.




    * 대안 1: 저가항공 이용하기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조금이라도 더 싸게 가는 방법이 없을까 더 뒤져 보았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차비와, 부산에서 오사카까지 가는 배편은 그대로 놔두고, 오사카에서 삿포로까지 일본 국내 저가항공을 타면 어떻게 될까.

    일본의 저가항공 중 하나에 들어가서 가격을 검색해 보았다. 고베에서 삿포로까지, 10일 전에 예약하면 항공료가 10,800 엔. 21일 전에 예약하면 9,800 엔 이다. 한 달 전에 미리 예약하면 대략 편도 1만 엔 정도로 오사카에서 삿포로를 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럼 이런 계산이 나온다.

    서울-부산-오사카 교통비: 34만 원.
    오사카(고베)-삿포로 항공료: 2만 엔(왕복).
     
    총합: 약 62만 원.

    시간이 좀 더 절약되고, 금액이 약간 줄어들었다. 완전히 배로 가는 것보다는 좀 나은 편이지만, 그래도 서울에서 바로 비행기 타고 삿포로 가는 것보다는 못하다. 이건 오사카와 고베를 구경하면서 쉬엄쉬엄 가려는 사람들이라면 써 볼 만 한 방법이다.

    참고: http://www.skymark.jp/ko/
    (일본 저가항공인데, 한국어 서비스를 하고 있음)




    * 대안 2: 기차 이용하기

    국내 저가항공 다음으로 생각난 것은 기차였다. 사실, 일본의 기차 요금은 비싸기로 유명해서 별 기대도 하지 않았다. 결론은 기대하지 않길 잘했다.

    오사카에서 삿포로까지 기차로 쭉 연결해서 갈 경우, 편도로 대략 18,000 엔 정도가 나왔다.

    참고: 오사카-삿포로 기차 연결

    때에 따라 일정한 시기에 '동일본 JR패스'가 1만 엔 정도에 판매된다고 하는데, 그래봤자 오사카에서 도쿄까지 가는 비용을 생각하면 18,000 엔 에서 나아질 것이 없다. 도쿄 구경을 할 목적이 아닌 이상, 저가항공보다 훨씬 비싸고 시간도 많이 든다는 결론이다.




    * 대안 3: 고속버스 이용하기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신기한(?) 것이 걸려들었다. Willer Bus Pass 라는 것. Willer라는 일본 버스 회사에서 판매하는 버스 승차권인데, 장거리만을 운행하는 회사라서 값싸게 다닐 때는 괜찮을 듯 하다.

    3일권 10,000 엔, 4일권 12,000 엔, 5일권 14,000 엔. 3일권, 4일권 이렇게 나누어 놓았지만 비연속 티켓이라서, 그냥 단순히 한 구간 갈 때마다 쿠폰 하나씩 쓴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 회사 장거리 버스 노선도를 보니, '오사카 -> 도쿄 -> 아오모리' 코스가 가능하다. 즉, 오사카에서 도쿄로 갔다가, 도쿄에서 아오모리로 가는 거다. 그럼 2일 치 쿠폰을 쓰게 된다. 그렇다면 왕복이면 4일권을 사면 되겠다.

    참고: 일본버스패스 사이트 (WILLER EXPRESS)



    아오모리에서 하코다테로 가는 배편은 많다. 하루에도 열 편 넘게 있을 정도. 시간은 대략 4시간 정도 걸리고, 요금은 1,500엔. 그런데 1월부터 3월까지는 성수기라 10% 할증해서 요금을 받는다.

    참고: 아오모리-하코다테 배편 중 하나



    그렇다면 또 한 번 계산해 보자.

    서울-부산-오사카 교통비: 34만 원.
    오사카-도쿄-아오모리 버스비 : 12,000 엔(왕복).
    아오모리-하코다테 배편: 3,300 엔 (왕복, 성수기). 

    총합: 약 55만 원.



    아아... 여기까지가 한계다. 아끼고, 아끼고 또 아끼려고 해 보았건만, 더이상은 어쩔 수 없다. 55만 원이면 대략 비행기 값이나 비슷하다. 아주 바가지 쓰고 비싼 비행기 타지 않는 이상, 이 정도 금액이면 도쿄 정도 경유해서 가는 비행기는 충분히 탈 수 있다.
     
    돈 아끼는 데는 실패했지만, 서울에서 삿포로까지 가는 데 많은 길들이 있다는 건 확인할 수 있었다. 시간이 철철 남아 돌아서, 여기저기 구경하고 또 구경하다가 삿포로까지 갈 계획이라면, 이런 방법들을 잘 조합해서 계획을 짜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처음에 삿포로 가는 비행기 요금을 보고, 이게 뭐야, 어째서 겨우 삿포로 까지 가는 비행기 요금이 태국이나 인도 가는 비행기 요금하고 비슷한 거지?! 라는 의문으로 시작한 좌충우돌 조사 탐험이었다. 역시 일본은 비싸구나라는 것을 깨닫고, 그 돈으로 차라리 태국이나 가서 맛있는 열대과일이나 많이 퍼 먹어야 겠다라는 굳은 의지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

    아무쪼록 내가 죽기 전엔 삿포로 한 번 가 보길 기원해 주기 바라며, 이 글 읽는 분들 중 삿포로 갔다 오는 분 있으면 기념품이나 하나 건내 주시면 참 고맙겠다. 난 그, 반짝반짝 빛나는 오르골이 참 마음에 들던데... 흑흑. 어쨌든 이제 됐다, 다 접고 치악산이나 갔다오자. 눈밭에서 여기가 삿포로다, 여기가 삿포로다 최면을 걸면서, 삿포로 캔맥주나 벌컥벌컥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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