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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상 - 한진관광 럭셔리여행 KALPAK 프리미엄 마케터 모집에 즈음하여
    잡다구리 2013. 6. 20. 18:10

    한진관광의 럭셔리 여행 브랜드인 KALPAK에서 블로그 등의 SNS를 이용한 마케터를 모집하고 있다.

    KALPAK은 사실, 어지간한 직장인이라면 헉! 할 정도의 가격을 자랑하는 여행상품들이라, 그리 대중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 편이다. 하지만 '돈 좀 모아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솔깃한 여행상품들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예를 들어, '바그너, 베르디 탄생 200주년 기념 유럽 3대 음악제', '케냐 직항, 야생 그 태초의 아름다움과 남아공 럭셔리 블루트레인' 같은 상품들이 그렇다. 유럽 3대 음악제를 패키지 투어로 한 번에 돌아볼 수 있는 상품이 국내에 또 어디 있을 것이며, 케냐 직항으로 떠나는 남아공 투어가 또 얼마나 있을 건가 말이다. 이런 건 정말 돈만 있으면 한 번 지르고 싶은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혹하는 아이템들이다.

    그렇게 지켜보면서 눈요기를 하며, 언젠가는 언젠가는 하고 있는 와중에 마침 '프리미엄 마케터'라는 것을 모집한다고 해서 몇 자 써보기로 했다. 어차피 이런 것에 당첨 운도 없고, 솔직히 이것 한다고 그 럭셔리 한 여행을 보내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해 보려고 한다.


    한진관광, KALPAK 칼팍


    이런 상품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만 한 것이 아니다. 어느정도 여유가 있거나, 혹은 신혼여행 등으로 크게 한 방 지르고자 하는 사람들이 주 타켓이 된다. 그런 상황에 인터넷의 SNS를 이용해서 마케팅을 하려고 한다면, 여느 블로거들이 하듯이 단순히 '스크랩' 같은 걸로 짜집기하는 컨텐츠가 과연 도움이 될까.

    '나도 한 번 사 볼까'할 수 있는, 1,2만 원 짜리 상품이라면 그렇게라도 해서 불특정 다수에게 널리 퍼뜨리는 것이 도움이 되긴 된다. 하지만 몇 백, 몇 천만 원 짜리 상품이라면, 그런 스크랩으로 널리 퍼져있는 상품에 과연 신뢰가 갈까 하는 거다. 나같으면 '뭐냐 이건'하고 제껴놓을 것 같은데, 그건 내가 너무 삐딱해서 그런 걸까.


    비싼 여행상품을 고를 정도라면,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몇 날 며칠을 검색하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또 고민하고 그러지 않을까. 그러면 깊게깊게 검색하고 파고들다가, 인터넷 어느 구석에 조용히 잠 자고 있던 믿을만 한, 혹은 그럴듯 한 컨텐츠에 필이 꽂혀서 점점 그 쪽으로 기우는 과정을 거칠 테다. 혹은,

    잠재적 고객이라 할 만한 사람들 또한 그렇다. 단순 스크랩 페이지를 보고 기억에 남겨둘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뭔가 머릿속에 꽂혀 있어야, '아 나도 돈 생기면 저거 한 번 질러봐야지' 혹은 '그래 저 여행사의 여행 상품을 언젠가는 한 번 이용해 보겠어'하고, (언제 생길지는 모르지만) 돈 생길 때까지 지켜보기라도 할 것 아닌가. 그렇게 지켜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소위 입소문으로 알음알음 서서히 퍼져나가기도 할 테고.

    그런 의미에서 이런 상품들을 단순 스크랩을 통해서 널리 퍼뜨리는 데 목적을 두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블로그를 비롯한 SNS 마케팅들은 너무 단편적으로, 단기 성과를 위해 붐 업(boom up)을 이루는 데만 치중해있다. 하지만 그건 당장 지를 수 있는, 혹은 한 방 치고 빠질만 한 상품들에만 해당되는 것 뿐이다. 때에 따라선 오래 묵혀 좋은 컨텐츠도 있고, 인터넷 어느 구석에 남겨놓아 오랜 후에도 특별한 것을 원하는 사람에게 뿅 하고 나타나면 좋을, 그런 컨텐츠도 있는 법이다. 물론 그런 경우엔 당장 투입된 자원에 대비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투자라는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위험부담이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이벤트(칼팍 마케터 모집)은 단순 스크랩을 통해서, 일단은 널리 알리기에 치중하고 있는 듯 해서 조금은 씁쓸하다. 그 정도를 바라고 있으니까, 두 달 동안 총 8회 정도의 포스팅을 요구하는데도 대다수 사람들은 10만 원짜리 백화점 상품권 한 장을 받게 되는 거겠지. 물론 지금 한국의 블로그, SNS 시장에서 바랄 수 있는 기대치가 그 정도인 것 또한 사실이기도 하고. 딱히 답이 없는 상황이다.

    어쨌든 이왕 이렇게 된 것, 이왕이면 좀 재미있는 미션들로 꾸며서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뭔가 좀 더 혹할 수 있는 컨텐츠들이 나왔으면 싶다. 제발, 제발제발제발, 단순 스크랩으로 꾸미는 페이지는 좀 지양해 달라. 그거, 생각보다 그리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 광고주 입장에서야 여기저기 자기 상품들이 노출되니까 흐뭇할 지 몰라도, 페이지 스크랩은 검색에도 잘 걸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아예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 비용 효율이 그리 좋지 않다는 뜻이다.


    차라리 매번 기사를 작성할 때마다 잘 쓴 사람에게 조그만 인센티브를 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좀 더 의미있는 컨텐츠들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예를 들면, 비싼 여행 상품이지만 인스팩션을 갔다왔거나, 현지 랜드사와 연계가 돼 있을 테니까, 너무 상품 홍보 티가 나지 않는 자연스러운 사진과 이미지들을 제공해주고, 여행 계획을 짜보라든지, 그에 맞는 컨텐츠를 자유롭게 써보라든지 하는 방법이 있다.

    그럼 제각기 톡톡 튀는 컨텐츠를 개발할 수 있을 테고, 작성하는 입장에서도 '뭐 그냥 대충 스크랩만 하면 되지'라는 수동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능동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어서 더욱 신이 날 수도 있다. 사실, 능동적인 글쓰기가 싫다는 블로거는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게 널리 알려진 정설이다. 투자도 해놨는데, 한 일 년 나오다가 블로그 폐쇄와 함께 사라지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블로그나 SNS를 얼마나 오랫동안 꾸준히 해 왔는지도 체크해야 할 사항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이벤트에서 그런건 보지 않는다. 그러니까 단편적인 이벤트가 되고 끝나는 거지.)

    또한 가이드나 해당 직원을 불러서 주기적으로 해당 여행 설명회를 하는 방법도 있다. 이때, 여행 상품이라는 특성 상, 가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이런 계획이 있다라는 설명은 별로 재미가 없다. 이미 갔다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거기서 생긴 에피소드라거나, 상품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론치 하기까지의 스토리 등을 설명하면 오히려 재미있어서 반응이 더 좋지 않을까. 그게 바로 요즘 유행하는 스토리 텔링 아닌가. 그 과정이 신뢰가 가면, 평생 한 번 가볼까 말까 하는 여행 상품을 지르는 데 더욱 신뢰감을 얻을 수 있을 테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기에 따라 SNS 마케팅은 아직도 활용하고 이용할 방법이 많다. 칼팍의 예는 아니지만, 다른 곳들에서 진행되는 팸투어 이벤트를 보면 참 안타까운 것이, 가기 전에는 이래저래 이슈가 되기도 하고, 사람들이 관심도 가지고 하는데, 일단 갔다오면 관심에서 사라져버린다는 거다. 왜? 내가 당첨되지 못했으니까. 남이 놀러 갔다온 것, 굳이 관심 가질 필요도 없고, 사실 자유여행도 아니라서 판에 박힌 일정들, 한두개 보면 다 그게 그거니까, 재미가 없으니까.

    하지만 팸투어도 일이 끝난 후에도 사람들의 관심을 어느정도 지속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 갔다온 사람들이 발표를 한다거나, 해당 지역 설명회를 한다거나, 혹은 주최측이 지속적으로 홍보를 해서, 해당 지역에 갔다온 사람에게 일반인들의 문의를 받아서 질문 답변 하는 것을 공개한다거나 하는 방법이 있는 거다. 또한 당첨된 사람들과 유기적으로 어떤 더 좋은 방법들과 기획들이 있는지 논의하고 상의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그걸 했던 곳도 있지만, 월급쟁이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보라, 아이디어를 내 봤자 내 일만 늘어나고, 내가 얻는 건 다른 사람들과 똑같다면 누가 아이디어를 내겠나. 회의시간에 조용한 이유, 다들 알지 않나. 그러니 체험이 끝났다고 그걸로 땡 치우지 말고, 혹은 다음 차례에 내정해 주는 것으로 다른 응모자들 농락하지 않고, 좀 더 건전하게 관계를 지속해가면서 좀 더 재미있는 마케팅을 펼칠 수도 있는 거다. 그것 외에도...(더 이상 공짜로는 안 밝혀 주겠음 ㅋ)


    어쨌든 아무쪼록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나 마케팅들이, 주최측은 의미 있는 컨텐츠를 얻고, 블로거는 재미있는 글쓰기를 하고, 독자들은 오래 남겨 두어도 볼만 한 흥미로운 자료를 얻는, 그런 형태가 돼 갔으면 싶다. 이런 형태의 마케팅, 좀 오래 하지 않았나. 그동안 인터넷을 통해서 본 것도 많지 않나. 왜 공무원들에게 복지부동이라 하면서, 스스로는 변화하려 하지 않고, 무난하게 남들이 한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려는지. 사실 이유는 알겠다, 어차피 월급쟁이, 무난하게 묻어가면 되지 뭐, 피곤하게 일 벌여봤자 내 일만 많아지지라는 것, 나쁜게 아니라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나도 안다. 그러니까 간부님들아, 이런 일 하는 담당팀에게 치킨 좀 사주시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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