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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서울 꿈의 숲 전망대 야경 - 울적한 날에 멍때리기
    국내여행/서울 2016. 4. 22. 18:34

     

    오늘의 목표는 북서울 꿈의 숲 전망대 야경. 어느날 갑자기 야경을 보고 싶어서 무작정 가봤는데, 결과는 실패에 가깝다. 전망대 유리에 빛이 반사돼서 제대로 볼 수도 찍을 수도 없었기 때문. 그래도 한 번 쯤 가볼 만은 했다.

     

     

     

     

    버스를 잘 잡아탄다거나 승용차로 간다면 바로 전망대로 가면 되지만, 나는 남쪽으로 접근해서 기어올라가는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공원을 한 번 가로질러야 한다. 북서울 꿈의 숲 밤 풍경은 여름철이 되면 그나마 볼 만 한데, 그 외 계절엔 좀 을씨년스럽다. 옛날에 오픈한지 얼마 안 됐을 때는 화기애애 사람들로 흘러 넘쳤는데 요즘은 서서히 잊혀져가는 중. 근데 난 오히려 지금이 좋다. 사람 부글부글 한 곳은 딱 질색이라서.

     

    중간에 만난 이 곳은 '창녕위궁재사'라는 곳으로, 밤에 보면 귀신의 집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나름 문화재다. 순조의 둘째 딸 복온공주와 부마 창녕위 김병주를 위한 재사. 오후 6시 까지는 안에 들어가볼 수도 있다. 규모는 작지만 대나무와 어울려서 낮에는 나름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곳.

     

     

     

     

    어쨌든 공원을 가로질러 열심히 기어간다. 꽤 넓은 공원이라서 경사는 별로 없어도 은근 힘이 든다. 밤에 가도 주변 동네 사람들이 많이들 산책을 하기 때문에 안전 문제는 크게 없다. 물론 멧돼지나 호랑이가 나오지도 않는다. 사진을 사람 없는 쪽으로 찍어서 그렇지 앵글 밖으로 나가면 사람들이 꽤 있다. 걷다보면 어느 구석진 곳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는데 놀라지 말자, 바퀴벌레 같은 연인들이 숨어서 이상한 짓 하는 거다.

     

     

     

     

    저기 높이 보이는 것이 바로 북서울 꿈의 숲 전망대. 조금 아래에 있는 중식당 메이린이 꽤 괜찮은 편이라 카더라. 근데 가까이 가 보면 좀 비쌀 것 같은 분위기라서 난 아직 한 번도 안 가봤다. 우리동네 삼천 원 짜리 짜장면에 만족하는 편이기도 하고, 웬만해선 내 짜파구리 실력을 못 따라올 거다. 하하하.

     

     

     

     

    1차로 야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도 야경 비스무리 한 것이 보이긴 보인다. 근데 이 북쪽이 워낙 별 볼 게 없는 방향이라.

     

     

     

     

    야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서, 다시 전망대 건물 안쪽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된다. 엘리베이터는 남산 쪽에 있는 것과 같은 대각선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다. 마치 짧은 전철을 타는 느낌. 처음 몇 번은 신기하기도 하고 신나기도 하는데, 몇 번 타보면 기다리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생각만 들 뿐.

     

     

     

     

    전망대 도착. 옛날 고대 유물에 가까운 아이리스 드라마의 촬영지라는 것을 아직도 홍보하고 있다. 이제는 일본인 관광객들도 찾지 않는데. 누가 좀 새로운 영화 좀 여기서 찍어서 저 홍보물들 좀 바꿔줬으면 좋겠다. 실내엔 아이리스 주제가가 반복해서 계속 흘러나와서 좀 있다보면 세뇌당할 것만 같아.

     

    그래도 전망대이기 때문에 항상 사람은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특히 낮에는 평일에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 (의자가 몇 개 안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전망대는 밤 10시까지 개방이다. 하지만 입장은 밤 9시 30분까지 가능.

     

     

     

     

     

     

     

     

    야경을 몇 개 찍어봤는데 영 엉망이다. 제일 큰 문제는 싸구려 똑딱이 카메라 때문이지만, 실내 조명이 유리에 반사되는 것도 문제였다. CPL 필터가 있으면 괜찮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한데, 그래도 유리 바깥쪽에 이물질이 묻어서 뿌연 것은 해결되지 않겠지. 

     

    와 하고 펼쳐지는 엄청난 아름다움은 없지만 그냥 잔잔하고 평온한 야경 정도. 솔직히 멀리서 일부러 야경 찍으러 원정 갈 정도는 아니다.

     

    뭐 그래도 울적한 날 밤에 혼자 느릿느릿 올라가서 가만히 앉아서 멍때리기엔 적당하다. 물론 반복되는 아이리스 주제가에 세뇌되어 내려오게 되겠지만.

     

     

     

     

     

     

     

     

     

     

    아이리스, 아이리스. 아 누가 좀 바꿔 줘. 심지어 엘리베이터 내부의 아이리스 이미지는 색도 바랬어.

     

     

     

     

    마치 드라큘라 백작의 성 같은 분위기도 느낄 수 있는 평온한 밤의 전망대.

     

     

     

     

    어쩌다보니 실패의 기록이 된 것 같은데, 그냥 큰 욕심 없이 마음을 비우고 가면 그냥 한 번 가볼만 한 곳. 밤에 야경을 추위에 떨지 않으면서도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는 않으니까.

     

     

    * 참고:

    > 한겨울에 북서울꿈의숲 - 아이리스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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