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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널버스(공중버스) 시범운행 & 중국 언론들의 의혹 제기
    해외소식 2016. 8. 5. 09:54

     

    국내외 언론들이 '터널버스' 시운전 성공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일부 중국 언론들은 '공중버스' 시운전 소식과 동시에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냈다.

     

     

    터널버스, 공중버스, 바톄

     

    국내에서는 터널버스라고 부르고 있는 이 새로운 교통수단은, 중국 쪽에서는 '공중버스(空中巴士)' 혹은 '바톄(巴鐵)'라고 부르고 있다. 공중버스는 사람들이 편하게 부르는 명칭인 듯 하고, 바톄는 제작사에서 이름 붙인 공식 명칭이다. 바톄는 버스와 지하철의 합성어다.

     

    (공중버스, 바톄 시운전 모습. 이미지: 유튜브 캡처)

     

    시운전 소식은 많은 언론들이 전했고, 동영상도 여기저기 많이 올라와 있다. 시운전 동영상은 짧은 거리는 일단 잘 굴러간다는 걸 보여주는 정도다.

     

    > 공중버스 시운전 동영상 (유튜브)

     

    영어 이름은 TEB(Transit Elevated Bus). 제작사는 '바톄과기발전유한공사'다. 제작사 홈페이지는 영어로도 그럴듯 하게 만들어 놨다.

     

    > 바톄과기발전유한공사 홈페이지 (영어)

     

     

    (환구시보의 의혹 제기 기사 일부 캡처 화면)

     

     

    환구시보 의혹 제기

     

    환구시보도 물론 공중버스 시운전에 대한 뉴스를 단순한 보도로 내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그냥 사실만을 전하는 뉴스들과 함께 이례적인 제목의 기사도 올렸다.

     

    제목은 이렇다. "비상확산(긴급히 퍼트려라)! 오늘 큰 매체에서 이 뉴스를 보더라도, 믿지 마라! (緊急擴散 ! 今天在再大的媒體上看到這條大新聞, 也不要信 !)"

     

    언론 기사 치고는 꽤 자극적인 제목이다. 내용은 대략 바톄에 대한 이런저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대략 이런 내용이다. 

     

    수석 엔지니어의 학력이 의심된다 (학력이 초등학교 졸업 정도라고). 1969년에 이미 미국에서 이 비슷한 아이디어와 디자인이 나왔다. 선진국들이 왜 그동안 이걸 상용화 안 했겠냐. 임원들도 좀 의심스럽다. 그리고 P2P로 자금 모집을 하고 있다.

     

    여기서 다른 무엇보다도 'P2P로 자금 조달'이라는 부분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이미 중국은 최근 P2P 업체와 관련해 큰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e쭈바오(e租寶)' 사건이다.

     

     

    (TEB 홈페이지 캡처)

     

     

    e쭈바오(e租寶)

     

    지난 2월, 중국의 최대 P2P 업체로 손 꼽히던 'e쭈바오(e租寶)'라는 업체가 사기였다는 것이 밝혀져서 큰 문제가 됐다. 여기서 P2P는, 토렌트가 아니고, 개인간 금융을 뜻한다. '크라우드 펀딩'도 P2P의 일종이다.

     

    그냥 기부 형식으로 돈을 모금하고 끝나는 크라우드 펀딩 정도라면 별 문제 없겠지만, 사업을 해서 이자를 주겠다며 자금을 끌어모은 P2P라면 상황이 좀 다르다. 수익을 바라고 돈을 투자한 것이기 때문이다.

     

    e쭈바오는 90만 명의 소액 투자자들로부터 500억 위안 정도의 자금을 모집했다 한다. 약 9조 원 정도의 금액이다.

     

    이 업체는 10% 내외의 수익률을 약속하고 자금을 모집했지만, 이들이 광고한 프로젝트의 거의 대부분이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자금 모집도 다단계 방식이었다고. 그래서 회사 임원 등 관련자 21명이 체포됐고, 중국 정부는 e쭈바오 관련 신고소를 온라인에 개설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e쭈바오 관련 사태를 키운 것은 언론들의 탓도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최근에 P2P가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고, 그 중에서 규모가 커서 눈에 띄는 e쭈바오를 언론들이 앞다퉈 보도했으니까. 그래서 터널버스도 이런 류의 회사가 아닌가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TEB 중국어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인민망의 비판

     

    환구시보가 P2P 형식의 자금모집에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데 주력했다면, 중국의 또 다른 언론 '인민망'은 짧지만 좀 더 현실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Road test? China's futuristic "elevated bus" not ready yet)

     

    이 차량(공중버스, TEB-1)의 높이가 4.8미터인데, 중국의 도로 규정은 4.5미터 높이까지만 허용한다는 것. 그리고 중국 대부분 도시의 고가도로는 대략 4.2미터 높이 정도라고 한다. 즉, 중국 도로법 상 높이 규정에도 안 맞고, 고가도로와 충돌할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차량의 터널부분 높이는 2.1미터인데, 이 높이는 중국 소형 차량 높이 규정보다 훨씬 낮다고 한다. 즉, 법적으로 소형차량을 2.1미터보다 높이 만들 수 있는데, 이 차량은 높이 2.1미터 미만의 차량만 아래로 지나갈 수 있다는 것.

     

    또한 이 차량 여러대를 붙이면 1200명의 승객도 한꺼번에 운송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러면 차량 무게가 100톤이 넘어가서 중국 도로들은 이 하중을 버틸 수가 없을 거라고 한다.

     

    그 이외에도 이 차량이 앞에 버티고 서면 도로 표지판이나 신호가 안 보이는 문제, 일반 버스가 차선을 변경하거나 이 차도를 못 다니는 문제 등 여러가지 문제를 제기했다. 물론 중국 정부가 적극 밀어준다면 그냥 다 밀어버리고 시행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이 프로젝트는 국가 정책이 아니다.

     

     

    그 외에도 여러 언론사들이 환구시보 등을 인용하며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것, 저것). 대략 정리하면, 생각보다 전력을 많이 잡아 먹는다. 차를 삐딱하게 세워두면 밀고 나갈 것인가 (직선 도로에선 가드레일을 박아서 충돌을 막는다지만, 곡선 도로나 교차로 등에선 대책이 없는 상황). 이 차량이 다니는 도로는 소형차 전용 도로로 지정할 것인가. 스테이션 건설에 의외로 돈이 많이 들어갈 수도 있다. 겨우 300미터 운행하고 무슨 성공이냐 등등.

     

    회사 관계자는 아직 이 차량은 내부 테스트를 한 것 뿐이라고 말 했다는데, 과연 사기로 드러날 것인지 아니면 정말 획기적인 교통수단인데 오해를 한 것인지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사회적으로 크게 물의를 일으켰던 P2P 관련 사건 때문에 중국 언론들이 설레발 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쪼록 자신의 목숨은 자신이 지키자는 차원에서 사람들의 주의를 환기시켜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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