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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록 기억',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인생을 조명한 전시
    서울미디어메이트 2019. 3. 2. 15:23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서 돈의문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개관 기념식이 열렸다.

     

    이 전시는 서울대학교 정진성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미국과 영국 등에서 찾아낸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들을, 여러 사람들의 증언, 기록과 함께 당시의 사회상 등의 이야기로 엮어 보여준다.

     

    이 연구팀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등 여러 경로를 통해서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들을 조사했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자료들을 발굴해서 번역, 설명하여 언론과 시민들에게 공개해왔다. 이번 전시는 시민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한 인간으로 인식하고, 그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 접근해서 들여다 볼 수 있도록 관련 자료들을 다시 정리해서 보여준다.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2월 28일에 있었던 개관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그리고 관련 시민단체와 서울대 정진성 연구팀 등이 참석했다.

     

    전시장 외벽에는 피해자들의 귀환 경로를 표시한 대형 지도가 있었다. 여기서 박원순 시장과 길원옥 할머니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피해자들을 기리며, 귀환 경로에 배와 기차 모양의 스티커를 붙였다. 이어서 박 시장은 길 할머니의 휠체어를 밀고 다니며, 연구원의 설명을 들으면서 함께 전시관을 돌아봤다.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전시는 크게 네 개의 이야기로 나누어져 있다. 첫번째는 '미치나의 조선인 위안부'라는 제목으로, 버마 북부의 작은 도시 미치나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하다가 연합군의 포로가 된 여성들의 이야기다.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찾아낸 문서와 사진으로 당시 모습과 기록을 알 수 있지만, 증언자는 하나도 없이 기록으로만 남아있는 이야기다.

     

    "버마 북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했다" 정도로 줄여서 설명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기록된 이들의 이야기는 좀 더 복잡하다. 이들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거나, 병원에서 훈련받고 간호원으로 일할 수 있다는 업자들의 꼬임으로 부산항에서 배를 탔고, 대만, 싱가포르를 거쳐 버마 랑군항에 도착했다.

     

    랑군항에서 여러 조로 나뉘었고, 군용 트럭을 타고 미치나에 도착했다. 이들은 목적지에 도착해서야 자신이 성노예가 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후 연합군이 미치나를 점령했고, 여성들은 포로수용소에 머물며 미군의 심문을 받았다. 이후 이들은 인도의 수용소로 보내졌는데,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계속 갇혀 있었다. 이것도 많이 줄인 것이고, 전시에서는 좀 더 상세한 스토리를 볼 수 있다.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텅충, 송산 전투와 위안부'는 버마와 접경지역인 중국 윈난성 송산과 텅충의 전장에 있었던 위안부의 이야기다. 연합군과 일본군의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최전선에서 많은 위안부들이 사망했고, 일부는 탈출하거나 구출되어 살아남았다.

     

    살아남은 피해자들은 쿤밍 포로수용소에 모여서 수용됐는데, 이들은 각각 송산과 텅충 위안소에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이중 박영심과 윤경애 둘만 세상에 나와 증언을 했는데, 이 이야기는 그렇게 살아남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죽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트럭섬 사진이 말을 걸다: 이복순과 축섬의 조선인 위안부'는 중부태평양의 축섬에서 살아 돌아온 피해자의 이야기다.

     

    축섬에서 떠나는 배에 오른 사람들의 명부와, 승선을 준비하는 여성들을 찍은 사진, 그리고 이복순의 증언과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관련 문서들로 흩어져 있던 기록들을 모아서, 하나의 이야기를 복원했다.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오키나와의 위안부와 전쟁의 상흔'은 일본군 위안부 최초 증언자인 배봉기와 그를 기억하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이야기다. 오키나와 위안소에 끌려가서 치열한 전장에서 살아남은 배봉기는, 전쟁이 끝나고도 그곳에 남았다. 그리고 그녀를 보고 기억한 오키나와 주민들은 제2의 증언자가 되었다.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많은 기록물들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시하고 있는데, 사실 너무 글자 위주라서 현장에서 집중해서 다 읽어보기는 좀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이번 전시가 끝나면 자료를 서울기록원에 이관한다고 하니, 나중에도 어떻게든 자료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되도록이면 온라인에서 자세히 집중해서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줬으면 싶은데, 어떤 방식이 될지는 알 수 없으니 전시회가 있을 때 부지런히 보는게 좋겠다. 전시관에서 오래 집중을 할 수 없겠다 싶으면, 한 번에 하나의 이야기만 집중해서 보는 것도 좋다.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서울도시건축센터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서울도시건축센터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전시회, 서울도시건축센터

     

    전시회의 제목인 '기록 기억'은, 당시 피해자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증언이 기록이 되고, 그 기록이 다시 우리의 기억이 된다는 의미라고 한다. 전시를 해설한 사람은, 이런 기록물들을 통해서 다시 기억을 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단순히 역사적 사실이나 지식으로 요약해서 아는 것을 넘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로 접근하면 또 다른 느낌으로 기억을 할 수 있으니, 한 사람의 인생이라는 관점에서 관심을 가지고 전시를 관람해보자.

     

    전시는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3월 20일까지 열리고,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전시기간 내 휴관일은 없으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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