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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매결혼에 대해
    잡다구리 2007. 6. 23. 16:22
    한 오 년 전만 해도,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을 어떻게 몇 번 보고 선택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중매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나이들면서 가장 많이 생각이 바뀐 부분이 바로 결혼 부분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지금은 중매결혼이 아주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연애는 사랑이고 결혼은 계약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기 때문.
    사회적 계약이든, 집안간 계약이든, 개인간 계약이든 어쨌든 결혼은 계약이다.
    보통의 경우, 조건 전혀 따지지 않고 오직 사랑만으로 결혼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아마, 결혼을 계약의 범주에 넣는 것에 반감을 가지는 사람도 많을 것이나,
    계약이라는 단어가 주는 삭막한 이미지 때문에 그렇지
    대부분은 결혼은 사랑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부분은 동의를 하지 싶다.

    어쨌든 그런 면에서 보면, 결혼을 위한 연애는 어떻게 보면 낭비다.
    에너지, 시간, 돈 등, 감정상의 기쁨만 뺀다면 거의 모든 면에서 낭비적이다.
    그냥 하는 연애도 그런데, 어차피 결혼을 할 거라면 왜 연애를 해야 하지?
    그게 최근 내가 연애결혼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어차피 결혼을 할 거라면 힘 낭비, 시간 낭비, 돈 낭비 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그걸 다른 곳에 투자해서 좀 더 나은 배우자가 되는 데 집중하는게 낫지 않을까.

    생각이 변하던 과도기에는,
    '그래도 만난지 몇 달 만에, 혹은 몇 주 만에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과연 알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품기도 했지만, 이젠 그 물음에 대한 답도 나왔다.

    한 마디로, 중매결혼은 연애결혼보다 합리적이고 안전하다는 것.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처음부터 알아가야 하는 연애결혼은, 그만큼 노력과 시간이 더 든다.
    그런데 중매는, 일차적으로 한 번 걸러서 나에게 오는 형태.
    웬만해서는 크게 문제 있거나, 크게 사회 공헌적이거나 하는 독특한 사람은 소개되지 않는다.
    다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테이블로 끌려 나온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연애를 하면서 차근차근 알아 가는 과정을 축소할 수 있는 것이다.

    내 보기에, 이미 사랑으로 어둠을 헤쳐나가며 서로에게 힘이 되는 로맨틱의 시대는 끝났다.
    적당한 사람끼리 적당히 만나서 적당히 살아가는 그저 그런 재미 없는 시대.
    저항해서 바꿀 수 없는 시대 분위기라면, 훌륭하게 적응 해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김윤아의 노래 가사에 전적으로 공감이다;
    '사랑,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그 마음의 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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