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경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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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 블루스 - 사라져버린 것들에 대한 기억 1국내여행/경상도 2010. 5. 23. 20:19
2010년 4월 2일 금요일. 통영시청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예술가들이 모여 앉았다. 4월 3일부터 11일까지 2주간 펼쳐지는 동피랑 벽화전의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행사가 열리는 통영이라는 곳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다보니, 아무래도 통영에 사는 사람들이 많이 참여했다. 그래도 멀리 타지에서 온 사람들도 전체 참가인원의 절반을 차지했다. 직업과 나이도 아주 다양했고, 팀 구성 또한 한명으로 구성된 팀부터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벽화를 처음 그리는 사람도 있었고, 전문적으로 벽화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술을 배운 사람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어쨌거나 그들은 이번 벽화전에 벽화 예술가로 참여했고, 각자 나름대로 주제와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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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민의 힘으로 유치한 대회 -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국내여행/경상도 2010. 5. 13. 04:19
2011년에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그것과 관련해서 조해녕 조직위원장님과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사실 현직 대구시장님도 함께 공동위원장으로 있는데, 사람들과 식사를 함께 하면 선거법 위반이라고 안 나오셨다. 조해녕 위원장님은 이번 선거와는 상관 없는 분이니, 혹시라도 오해하지 마시기 바란다. 어쨌든 나 역시도 뭐 그냥 대구에서 그런 대회가 열리는 가보다 하고 갔는데, 인터뷰를 통해 의외의 사실들을 알게 됐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월드컵, 올림픽 만큼이나 큰 세계적인 대회라는 것. 대구가 한 방에 이 대회를 유치할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이 대회가 우리나라와 아시아의 육상 부흥을 목표로 한다는 것. 이 대회에서 스타급 선수 하나를 발굴해 내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메달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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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약은 없나요 - 대구 약령시(약전골목)국내여행/경상도 2010. 5. 11. 21:37
약령시(藥令市)는 조선시대에 한약재를 전문적으로 취급했던 특수한 시장이다. 17세기 후반기 이후 의약학의 발달로 인해 약재 수요의 증가 등으로 등장하게 된 시장이다. 약재 중에 경상도 쪽에서만 나는 한약재도 있고, 이 지역에서 당시 공납하던 약재 수량도 엄청났다. 그러다보니 공납하던 약재 중 질이 떨어진 것이 섞여서 문책을 받기도 했다 한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약령시'라는 한약재를 사고파는 특수시장이었다. 아무래도 수요자와 공급자가 한 군데서 대규모로 만나게 되면 좋은 품질을 약재를 구하기도 쉬워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효종 때부터 쭉 열린 약령시는 점차 전국적으로 퍼져서, 다른 곳에서도 열리게 됐다. 옛부터 유명한 3대 약령시로는 대구, 전주, 원주가 손꼽히는데, 그 중에 대구의 약령시는 단연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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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산 아래 천년고찰 - 대구 팔공산 동화사국내여행/경상도 2010. 5. 11. 04:28
동화사는 팔공산 남쪽 기슭에 위치한 대구의 대표적인 사찰 중 하나이다. 서기 493년에 세워졌고 그 후 832년에 다시 세워졌는데, 그 때 오동나무 꽃이 만발해서 이름을 동화사로 고쳐 지었다 한다. 오래된 곳인 만큼, 신라시대 때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다양한 유물들이 보존되어 있다. 마애불좌상, 석조비로자자불 좌상, 비로암 삼층석탑, 금당암 삼층석탑, 동화사 당간지주 등, 보물 등으로 지정돼 있는 수많은 유물들이 있는 곳이다. 마침 석가탄신일이 코 앞이라 사찰 내에는 등이 즐비하게 걸려 있었다. 이런 등은 밤이면 참 예쁜데... 대웅전 올라가는 입구에 놓여져 있는 동그란 돌덩어리 세 개. 봉황의 알이란다. 저걸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대한민국에 소원 이루게 해 주는 장치들은 참 많고도 많은데, 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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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는 왜 놋그릇을 버리셨나요 - 대구 방짜유기박물관국내여행/경상도 2010. 5. 11. 01:47
대구 팔공산 한 자락에 위치한 '방짜유기박물관'은 전국에 단 하나뿐인 방짜유기 테마 전문 박물관이다. 2007년 개관한 이 박물관은, 우리의 전통문화유산인 방짜유기와 그 제작기술을 보존하고 전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유기' 정도를 전시하니까 규모도 작을 거다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큰 규모였고, 건물 외에도 야외공연장 등의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이 박물관의 주요 소장품들은 중요무형문화제로 지정된 유기장 이봉주 옹께서 평생 직접 제작하고 수집한 것들을 기증받은 것이다. 그분은 아직도 문경의 공방에서 유기를 만들고 계신다. 방짜유기는 쉽게 말해서 두드려 만든 그릇이다. 물론 그릇 말고도 악기, 제기 등의 다양한 물품들을 만들기도 한다. 박물관 입구 바로 옆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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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동피랑에서 벽화를 그렸어요국내여행/경상도 2010. 4. 12. 00:39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통영 동피랑 마을에서 벽화를 그리고 왔어요. 쌓인 일도 뒤로하고, 블로그 업데이트도 잠시 중단하고, 식음을 전폐하고(비싸서 밥 제대로 못 먹었음 ;ㅁ;) 그린 벽화는 만화 네 컷. 처음에는 그냥 화사한 꽃그림을 그리려고 했지만, 가만 보니 벽화에는 꽃그림이 많기도 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만만하게 작업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해서 접었지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내 웹툰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만화 벽화. 만화라는 장르를 선택하니 욕심이 조금 더 났죠. 단지 예쁘고 화려하고 보기좋은 벽화들은 가득가득 널려 있으니, 뭔가 메시지를 주자라는 것. 일단 화사하고 깔끔하고 아기자기 귀여운 점을 내세워, 그림 자체는 꼬마들이 좋아할 수 있을 만 한 쪽으로 표현. 그리고 깊은 의미를 좀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