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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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고 싶지 않다면 살아남지 않아도 되는 거냐고사진일기 2011. 4. 27. 04:43
#1. 요즘 주위에 의욕을 잃었다는 사람들이 많다. 뭔가 해야 하는데 하기 싫다거나, 뭔가 하고 싶은데 기운이 나지 않는다거나, 뭔가 하려고 나섰는데 혼자 힘으로 어쩔 수 없었다는 이야기들. 나 역시도 요즘 굉장한 슬럼프에서 허우적 대고 있다. 매번 반복되는 슬럼프라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근본 원인은 환경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알지만 바꿀 수 없는 것, 몰라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닌 것. 노숙자에게 왜 꽃 같은 삶을 살지 못하냐고 다그쳐 봤자 아무 소용 없는 짓. 여행은 그래서 떠나는 거다. 준비물은 담배와 기타 하나면 충분해. #2. 인터넷 컨텐츠를 유료화 하겠다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런 사람들이 사이트 제작은 거의 공짜로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날 트위터에서는 많은 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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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고통은 항상 새롭다사진일기 2011. 4. 25. 01:58
#1. 며칠 전 동네에 작은 소란이 있었다. 월세가 꽤 밀린 세입자를 쫓아내려는 주인과, 더 버티려는 세입자 간에 몸싸움이 있었던 것. 그런데 이 세입자는 평소에도 자주 술 먹고 취해서 동네에서 소란을 피우던 사람으로, 이미 주위 사람들 중에는 그의 편이 없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 밤, 집주인은 구경나온 동네 사람들에게 좀 도와달라 했고, 사람들 몇몇은 집주인을 도와 그 취객의 짐을 길거리로 끄집어 내는 데 합세했다. 더 소란 피우지 말고 멀리 좀 떠나라는 말들과 함께. 나 역시도 그에게 일말의 동정심도 가질 수 없었다. 그 사람 술주정 때문에 밤잠 설치고 회사에서도 제대로 일을 못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잘 풀리지 않는 글을 끄적거리며 빗소리와 함께 그 소란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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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맛있는 걸 먹고 싶었어사진일기 2011. 4. 13. 12:46
요즘은 무엇으로 끼니를 떼우고 있는 걸까. 한 달 전에 사 놓은 다섯 개 들이 라면이 아직도 조금 남아있는 걸 보니, 라면만 먹고 산 것 같지는 않아. 먹는 때 보다 굶는 때가 더 많은 건 알지만 그래도 뭔가 먹었을 텐데, 아무 기억이 나질 않아. 최근에 음식을 먹고 맛있다고 느낀 것이 언제였는지 조차. 뭔가 맛있는 걸 먹고 싶었어. 사람들이 맛있다고 하는 델 갔지. 결국 다 그게 그것. 라면맛과 별 차이 없는 맛들. 아주아주 오래전 옛날 사람들은 맛을 위해 먹지 않았을 거다, 먹기 위해 사는 건 아니잖아 라며, 애써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고 되뇌이곤 있지만 왠지 모를 서글픔. 이대로는 안 되겠어, 정말 이대로는 안 되겠어. 기쁨 없는 섭취에 죽어간 생명들이 아까워. 당장 히말라야에 가서 천만년 묵은 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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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고 있다, 언제나 그랬던 것 처럼사진일기 2011. 4. 3. 03:39
최근 며칠간 동물 다큐멘터리를 계속해서 보고 있다. 약육강식의 비정함 속에서 재미를 넘어선 그 어떤 것 하루종일 멍하니 그들의 치열한 삶을 구경하고 있다. 하지만 자연은 굉장히 단순했다, 결국 지구상에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일생의 과제는 종족번식 그것 뿐이었다. 인간도 그러하듯이. 며칠간 그들을 멍하니 보고 있으니 자연이라는 것이 대충 어설프게 짜여진 프로그램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코 잘 짜여졌다 할 수 없는 이 시스템의 단 한가지 장점은 본능적 진화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 그걸 보다가 길거리로 나가면 드디어 매트릭스의 세계가 아주 잘 이해가 됐다. 지금 돌아가고 있는 내 컴퓨터의 0과 1은 행복할까. 쓸 데 없는 이야기. 하지만 동물들이 인간과 다른 점이 있고, 인간들이 동물들과 다른 점이,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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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한 번 쓴 종이컵을 곱게 씻어 다시 사용하겠는가사진일기 2011. 4. 1. 11:22
블로그에 쓸 데 없이 텍스트를 많이 올리는 건 좋지 않다, 아니 옳지 않다. 어차피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컨텐츠들은 거의 일회성 소모품들이다. 누가 한 번 쓴 종이컵을 곱게 씻어 다시 사용하겠는가, 그건 미친 짓이다. 그걸 알면서도 텍스트에 집착하는 것은, 오로지 내 스스로의 만족감 때문이다. 작년 까지만 해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만, 이젠 다 필요없다. 내가 발행을 하는 것은 단지, 코드 맞는 사람이 어디선가 너무 늦지 않게 합류해 주길 바래서일 뿐이다. 그 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쓸 데 없는 일들에 집착하느라 감각을 잃어버렸다. 눈을 뜨니 다시 늦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정말 이대로 조용히 사라지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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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언제든 바꾸면 되더라, 돈 있으면사진일기 2010. 12. 18. 23:26
오래된 것, 정 들었다고 익숙해졌다고, 어떻게든 부여잡고 아등바등 계속 쓸 필요 없더라. 세상엔 훨씬 더 좋고 예쁜 것들이 많이도 널려 있더라. 언제든 달려나가 바꾸면 되더라, 돈만 있으면. 지금 가진 것을 바꿀 수 없는 건 단지 돈이 없기 때문. 지금 내 주변을 바꿀 수 없는 건 단지 능력이 그만하기 때문. 사람들은 그렇더라. 자신의 능력으로 이제 더 좋은 건 구할 수 없겠다 싶을 때, 이만하면 됐다 하면서 현실에 안주하며 행복감을 세뇌하더라. 사랑또한 그렇더라. 언제든 달려나가 바꾸면 되지만, 돈 없으면 엄두도 못 내더라.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 굳이 사랑이야기엔 나오지도 않더라. 그래서 인생은 비극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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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을 여행하는 여행자의 똘레랑스사진일기 2010. 11. 17. 02:01
어떤 사람에겐 하룻밤 술값도 되지 않는 돈이고, 또 어떤 사람에겐 하루 점심 밥값 정도밖에 되지 않는 금액의 책들을 사면서도, 고르고 또 고르고, 넣었다 뺐다, 리뷰를 보고, 샘플을 보고, 후회하지 않을까, 꼭 사야하지 않을까, 지금은 필요없지 않을까, 또 고르고 고르고, 그 다음엔 또 여러날을 망설이고 또 망설여서 드디어 책을 샀다. 사실 요즘은 책 읽을 시간도 별로 없고, 이런 책 말고도 읽어야 할 책들과 문서들이 많이 쌓이고 또 쌓여 있다. 사서 한두번 읽으면 또 버리거나 누구에게 주거나 할 수밖에 없는 것을 뻔히 알지만, 또 제대로 읽기나 읽을지도 의문이지만, 그래도 샀다, 이것은 나름 내 방식대로의 일종의 기부이기 때문이다. 나는 세상 모든 여행자들을 응원하고 싶다. 물론 게중에 사기꾼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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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너는 하늘만 바라본다사진일기 2010. 10. 19. 02:49
오늘 밤에도 이슬을 마신다 달콤한 꿀은 잊은지 오래. 아무리 열심히 날아보아도 떠돌이 외톨이 나는 꿀벌이었다. 이세상 많고 많은 꽃들 중에 왜 하필 너의 향기였을까. 그것이 인연일까 나만의 착각일까 무심한 너는 하늘만 바라본다.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듯한 시간이었다. 서글픈 행복과 설레는 두려움 다시 훌훌 버리고 떠나지도 못하고 맴돌고 또 맴돌며 네 곁을 지킨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이 불안하다 한 순간 떠나면 빼앗길 것만 같다. 너의 알싸한 향기 속에서 한없이 서글픈 눈물을 흘린다. 흐린 하늘에 바람이 떨려온다 나의 날개는 눈물로 서려온다 너를 놓아야 내가 살까 너를 놓아야 네가 살까 내가 아니면 더 좋은 인연으로 더욱 행복할테지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듯한 시간이었다. 서글픈 행복과 설레는 두려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