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일기/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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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로 해결한 목감기웹툰일기/2007 2007. 9. 20. 02:57
약 먹고 자고 일어 났더니 투통, 뼈 마디 쑤심, 오한 등의 증상은 다 나았는데, 목구멍이 따가운 건 더 악화 돼 있었다. 오전에 일어 나서 물 한 모금 들이켰을 때는 목이 따가워서 물을 다 뱉어 낼 지경이었다. 침 삼킬 때마다 통증이 계속 되는 상태여서, 오늘 하루 담배를 피지 말자 결심했지만, 가난한 처지에 먹지도 못 하고 이게 무슨 꼴인가 싶어 신세를 비관하며 불을 붙였다. 거의 죽거나 뒈지거나 둘 중 하나 아무거나 돼라였다고나 할까. ㅡ.ㅡ; 어쨌든 그렇게 담배 한 개비를 다 피고 목이 말라서 물을 마셨더니, 왠걸, 아까보다 목 상태가 훨씬 양호한 것이 아닌가! 그래서, 여기서부터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담배를 몇 개비 더 펴 봤다. 그랬더니 상태가 점점 더 나아져서, 결국 네 개비 정도 피고 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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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권하는 약국웹툰일기/2007 2007. 9. 20. 02:19
아파서 죽을 지경이 아니면 약을 안 먹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약은 일 년에 하나 먹을까 말까다. 감기는 특히 자주 걸리기 때문에 왠만해선 약을 안 먹는데, 어제는 갑자기 감기몸살이 찾아와서 아파 죽을 것 같았다. 오한에 목구멍이 아프고, 뼈마디가 다 쑤시고, 머리도 아프고... 그래서 약국을 찾아 갔더니 약을 한 삽을 떠 준다. 어디다 쓰는지 도무지 알 수도 없는 약들을 안겨 주면서, '이거 하나씩 다 먹어야 낫는다'라고 한다. 요즘 약이 얼마나 좋은데 그렇게 한 사발을 들이켜야 한단 말인가. 게다가 하루 한 알 먹는 약을 낱개로 팔 수 없으니 열 알 다 사가야 한단다. 환자가 봉인가. 신뢰가 안 가서 다른 약국을 찾아갔다. 그나마 두 번째 간 약국은 두 종류의 약만 내 놓았다. 내가 '하루치 말고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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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가을에는 시니컬 해 진다웹툰일기/2007 2007. 9. 19. 14:09
한 마을에 홍수가 나서 마을 사람 모두가 대피했는데, 유독 한 사람만은 대피를 하지 않고 집에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구조대가 와서 빨리 나가자고 했지만 이 사람은 '신이 나를 구해 주실거요'라며 구출을 거부했다. 물이 차 올라 2층으로 올라가서도 계속 기도를 했는데, 이번엔 보트가 와서 구조 하려 했으나 다시 거부했다. 계속 물이 차 올라 지붕에 올라갔을 때, 헬기가 왔지만 '신이 나를 구해 주실거요'하며 이번에도 거부했다. 결국 물이 차 올라 물에 빠져 죽은 그는, 신 앞에서 따져 물었다. '제가 그렇게 기도 했는데 왜 구해 주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신이 말 했다. '내가 이미 너에게 구조대와 보트와 헬기를 보내 주지 않았느냐.' 다음은 내 차례였다. 나는 신 앞에 가서 말 했다. '제가 힘겹게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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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결투장 아줌마의 날라차기웹툰일기/2007 2007. 9. 17. 00:20
낙엽과 함께 스산한 바람이 불어 가로등 불마저 희미하게 흔들리던 야심한 시각의 동네 공터. 한 아줌마가 결연한 표정으로 전화기에 대고 '그년, 여기오 오라 그래.' 딱 한 마디 조용히 말했다. 이윽고 한 무리의 아줌마들이 왔는데, 그 중 한 아줌마가 꽥하고 소리치더니 갑자기 달려와서는 그대로 날라차기 선방!!! 당신은 본 적 있나, 40대 아줌마의 날라차기! 나도 오늘 처음 봤다. 아줌마 멋있더라 ㅠ.ㅠ 둘의 싸움은 시작도 제대로 못 하고 함께 온 아줌마들에 의해 뜯어 말려졌고, 한 무리의 아줌마들은 또 다른 어떤 곳으로 향했다. 아마도 내가 모르는 그 어떤 다른 큰 판이 있는 것 같다. 한강 고수부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