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일기/2007
약 권하는 약국
빈꿈
2007. 9. 20. 02:19
아파서 죽을 지경이 아니면 약을 안 먹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약은 일 년에 하나 먹을까 말까다.
감기는 특히 자주 걸리기 때문에 왠만해선 약을 안 먹는데,
어제는 갑자기 감기몸살이 찾아와서 아파 죽을 것 같았다.
오한에 목구멍이 아프고, 뼈마디가 다 쑤시고, 머리도 아프고...
그래서 약국을 찾아 갔더니 약을 한 삽을 떠 준다.
어디다 쓰는지 도무지 알 수도 없는 약들을 안겨 주면서,
'이거 하나씩 다 먹어야 낫는다'라고 한다.
요즘 약이 얼마나 좋은데 그렇게 한 사발을 들이켜야 한단 말인가.
게다가 하루 한 알 먹는 약을 낱개로 팔 수 없으니 열 알 다 사가야 한단다.
환자가 봉인가.
신뢰가 안 가서 다른 약국을 찾아갔다.
그나마 두 번째 간 약국은 두 종류의 약만 내 놓았다.
내가 '하루치 말고 딱 한 번만 먹을 거에요.' 했더니
한 번 먹어서는 안 낫는다며 박박 우기면서도 결국 한 번 먹을 약만 팔았다.
그래도 한 번 먹을 약이라며 두 종류 약을 하나씩 해서 천 원에 팔았는데,
난 그나마도 한 개만 먹고 한 개는 그냥 내버려 뒀다.
결과는? 약 한 개 달랑 먹고 푹 자고 일어났더니 다음날 다 나았다.
그 약들 다 샀으면 어쩔뻔 했냐, 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