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문 박물관마을 산책 사진
돈의문 박물관마을 사진 모음. 이곳에 대한 설명은 앞 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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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예정이었던 마을 전체를 박물관 처럼 만들어서, 근현대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 평소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이 가능하고, 월요일은 휴관이다.
물론 동네 입구에 문이 있는게 아니라서, 방문시간을 넘기면 건물들 문이 잠길 뿐, 골목은 걸어볼 수 있다. 하지만 골목만 걸어서는 별 의미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골목놀이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곳도 있는 듯. 프로그램 시간이 정해져 있는지 방문할 때는 아무도 없었다.
여기저기 소품들이 있고, 의자에 앉거나 무대에 서거나 해서 사진 찍을 포인트들이 있다.
대부분 건물들의 외관은 옛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도록 해놨다. 내부는 깨끗하게 새단장을 했는데, 전시실 한쪽에는 옛 모습을 일부 남겨두기도 했다.
입주작가 전시관 같은 것도 있는데, 아무리 봐도 동네에 입주를 했다는 의미는 아닌 듯 하다. 딱히 살 곳이 없어 보이던데. 그냥 이 곳과 관계를 가지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마을안내소와 그 앞마당에서 앉아 쉴 수 있다. 그리고 동네에 조그만 카페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먹고 마실 공간이 부족하다. 조금 큰 규모의 카페가 있으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오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텐데. 예쁜 카페에서 우아하게 앉아 쉬는 모습을 찍어 올려야 사람들이 몰리기도 하고. 차라리 전시실 건물 하나를 카페로 운영하는게 흥행 면에선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시실은 놀고 있는 다른 건물에 만들어도 상관 없으니까.
한옥길에 몰려있는 한옥들은 유료 체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각종 공예는 별 생각 없이 방문한 사람들이 가볍게 접근하기는 좀 무거운 내용들이다. 좀 더 가벼운 프로그램을 운영해야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실제로 살고 있는 골목길은 여기저기 기웃거리기 어렵다. 하지만 이 동네는 가상의 동네이기 때문에 어디든 기웃거릴 수 있다. 아직 특별히 용도가 정해지지 않은 건물도 좀 있는 것 같던데, 그런 건물들을 특별히 뭘 하려고 하지 말고, 가정집 내부를 구경한다는 개념으로 꾸며놓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옛날 핸드폰과 삐삐를 모아놓은 전시관도 있었다. 시민들의 수집품을 전시한 듯 한데, 그냥 한 번 둘러본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때때로 전시실에 빈 공간을 두는 것도 좋지만, 이곳은 좀 더 채우는게 좋을 듯 하다. 카셋트, 시디플레이어, 옛날 게임기, 컴퓨터 등을 좀 더 모으는 건 어떨까.
이번 방문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서대문여관이었다. 전시실로 쓰이고 있는 건물인데, 마침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팜플렛이나 지도엔 서대문여관으로 나오지 않아서, 처음이면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건물 내부는 옛날 여관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복도를 따라서 문들이 늘어서 있고, 문 안쪽엔 작은 방, 그 안쪽엔 화장실이 있었다. 마치 고시원 같은 형태. 그 작은 공간을 작가들이 하나씩 이용해서 전시를 하고 있었다. 작품들 자체는 크게 감동적이지 않다 해도, 공간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는 것에 묘한 느낌이 있다.
사실 닫혀있는 방이 더 많았다. 모든 방이 다 전시가 되고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한 가지 문제는, 여기도 이 동네 다른 건물들 처럼 공간이 좁아서, 사람이 한 열 명만 들어가서 관람을 해도 복잡해진다는 것이다. 되도록 사람이 없을 때 가야한다.
건물 내부에 뭔가를 들여놓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에 치중해 있던데, 골목 자체를 흥미롭게 만드는 작업도 필요할 듯 하다. 아무리 옛 모습을 유지한 외형의 박물관 마을이 컨셉이라 해도,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면 유지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벽화도 좀 더 그리고, 골목도 예술대학 학생들 작품으로 꾸미든지 해서, 크게 비싸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볼 거리가 많은 곳으로 만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