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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여행 해파랑길 33코스 추암해변-묵호역 2, 전천에서 묵호역

빈꿈 2020. 10. 13. 12:38

 

이전 포스팅에 이어서, 추암해변에서 묵호역까지 연결되는 '해파랑길 33코스' 중 전천부터 다시 길을 이어간다. 앞부분은 지난글을 참고하자.

 

> 동해여행 해파랑길 33코스 추암해변-묵호역 1, 추암에서 전천

 

 

 

전천에서 돌 징검다리 위에 철판을 놓아 만든 작은 다리를 건너서 다시 상류 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기차길이 놓인 다리 아래로 가게된다.

 

 

 

이런 다리가 보이면 오른쪽 옆으로 해파랑길 안내 표지판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오른쪽 길로 꺾어야 동해역 쪽으로 갈 수 있다.

 

 

 

전천자전거길 입구 표시가 있는 길로 조금 올라가면 다시 표식을 볼 수 있다. 이 구역 길이 좀 희한해서, 처음가면 이게 진짜 길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 주의해서 잘 찾아야 한다.

 

 

 

마치 작은 컨테이너 박스처럼 생긴 철로 된 구조물에 표식이 붙어있다. 공장에서 시멘트 원료 같은 것을 운반하는 컨베이어 밸트라고 알고 있는데, 어쨌든 저 아래를 지나가야 한다.

 

 

 

 

이게 진짜 정식 루트가 맞나 싶을 정도로 이상한 느낌이지만, 표지판도 붙어있고 작지만 길도 나 있기 때문에 길을 따라서 쭉 가면된다.

 

 

 

그러면 송정 일반산업단지 뒷편과 철도 선로 사이의 좁은 땅 사이로 난 길을 만날 수 있다. 좁은 땅을 이용해서 뭔가를 경작하는 것 같은데 마치 남의 밭을 통과하는 느낌이다.

 

 

 

 

나름 쉼터도 있어서 정식 길인 것을 확인하고 안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쪽 분위기는 아무리봐도 좀 이상하고 어색하다.

 

사진만 보면 한적한 오솔길 같이 보일 수도 있는데, 사실은 양 옆쪽에 벽이 있고 그 너머로 황량한 땅이 보인다.

 

 

 

 

철길 건널목이 나오면서 큰 길을 잠시 만나기도 하는데, 큰 길은 무시하고 계속해서 앞쪽으로 이상한(?) 길을 따라가야한다.

 

 

 

농원 사잇길을 지나니까 이제 공장 뒷마당 길을 걷게 된다. 이건 아무래도 좀 없는 길을 억지로 만든게 아닌가 싶은데, 이 동네 사람들도 이 길을 알고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공장 뒷길이 끝나면 이제 공사장 뒷길로 이어진다. 나중에 여기는 뭔가 건물이 들어서겠지. 어쨌든 농원 사잇길부터 공장 뒷길에 공사장 뒷길까지 아주 다채로운 길을 걸을 수 있다.

 

길 자체가 위험하거나 하지는 않아서 걷자면 그냥 걸을 수 있는데, 낮에도 좀 스산한 느낌이라 어두울 때는 이쪽 길로 안 가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인적도 드물어서 이런 길에서 사고라도 당하면 아무도 나를 못 보겠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고, 흙길이라 비가 오거나 하면 질퍽거릴 수 있다.

 

 

 

 

한참을 그렇게 뒷길로 연결해서 걸어나오면 드디어 사람이 사는 것 같은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진행방향으로 조금만 더 걸어가면 바로 동해역이 나온다.

 

 

 

나름 차도를 피해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한적한 길을 연결하느라 고심한 것 같은데, 이게 최선인가 싶다.

 

전천을 지나서 동해역까지 연결되는 길은 시작 전에 지도를 보면서 고민을 해보는게 좋겠다. 특히 여자 혼자라면 좀 무서울 수도 있다.

 

 

 

동해역에서 용정삼거리까지는 이런 휑한 차도 옆 인도를 걸어야 한다.

 

 

 

용정삼거리 앞에서 다시 국토종주 자전거길과 만난다. 지도만 보면 자전거길을 따라서 걸으면 동해항도 구경하고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자전거길은 위 사진처럼 대부분 한쪽 면이 벽으로 막혀있고, 각종 시설들이 있어서 바다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자전거길을 선택한다면 차도 옆 인도로 비교적 편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장점이 없다.

 

이 구간은 어떤 길을 선택해도 멋있는 풍경 같은 것은 없으니, 각자 알아서 잘 선택하자.

 

 

 

용정삼거리부터는 다시 바닥의 파란색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된다. 길을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저 앞에 보이는 용정굴다리를 통과하게 돼 있다.

 

 

 

그런데 동해역에서부터 묵호역까지는 거의 차도 옆 인도를 걷게 돼 있다. 지도만 보면 해변을 따라서 걸을 것 같이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다.

 

해변 쪽은 수풀과 기찻길로 막혀있어서, 기껏해야 멀찌감치 잠시 바다를 보는 정도로만 경치 감상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중간에 한섬해변, 하평해변 등이 있지만, 그런 곳들은 해파랑길을 벗어나서 일부러 발걸음해서 구경을 가야하기 때문에 이미 지친 몸으로 일일이 들어가서 구경하는게 힘들 수도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이 구간은 해파랑길만 걸어서는 좋은 경치를 구경할 수 없다. 그래서 동해역에서 묵호역까지는 기차로 건너뛰는 것을 추천하는 사람도 있고, 길을 걷다가 너무 재미없고 지쳐서 중간에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서 묵호역까지 가는 사람들도 있다.

 

 

 

용정굴다리에서 묵호역까지는 거의 대부분 이 사진과 같은 모습이다. 큰 차도가 있고, 그 옆에 인도 겸 자전거길이 있고, 맨 바깥쪽에 산책길이 있다.

 

산책길은 나름 차도와는 좀 떨어지게 해놓고 나무도 심어놔서 걷기 좋게 만들어놨는데, 산책하기는 좋지만 좋은 풍경을 바랄 수는 없다. 걷기 힘든 길은 아닌데 재미가 없어서 힘들다.

 

 

 

어쨌든 감추. 여기는 감추사가 유명하다. 시간과 체력이 남으면 한 번 구경가보는 것도 좋다. 들어가는 입구는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찾기쉽다.

 

 

 

감추 지나서 계속 이어지는 길은 이렇다. 앞서 보여준 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진으로 잘 찍어놓으면 멋있는 숲길이 있는 것 같겠지만, 이 바로 옆이 인도와 차도다. 파도소리는 들리지만 기찻길이 가로막고 있어서 바다가 잘 보이지는 않는다.

 

 

 

감추 지나면 바로 한섬해수욕장.

 

원래는 저 굴다리를 통과해서 편의점 옆 왼쪽으로 난 길로 가는 것이 해파랑길이었다. 그러면 겸사겸사 한섬해변도 구경하고, 이 구간에서 거의 유일한 해변길을 걸어볼 수 있었다.

 

하지만 10월 현재, 천곡항과 고불개해변 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태풍 하이선 피해로 영동선 철도 법면이 유실되어 통행불가 상태다. 그래서 지금은 임시로 차도를 계속 따라서 걸어가도록 돼 있다.

 

 

 

 

위 지도에서 원래 해파랑길은 '검은색' 선이다. 그런데 저 구간 일부가 태풍 피해로 통행불가 상태다. 그래서 임시로 만들어진 길이 '빨간색' 선이다. 차도 옆을 계속 따라가도록 돼 있다.

 

복구 완료 때까지 변경된 임시 노선을 이용하라고 안내되어 있는데, 언제 복구가 완료될지는 알 수 없다.

 

이 구간이 사라지면서 33길의 큰 볼거리 하나가 사라진 셈이라, 코스 전체가 더욱 재미 없어졌다. 나중에 원래 길이 복구되면, 저 길은 한 번 걸어가 볼 만하니까 최신 상황을 찾아보도록 하자.  

 

만약 이 길이 복구되었다해도 전체적으로 재미가 없는 것은 변함이 없는데, 어차피 이쪽이 묵호역과 가까우니 역까지 점프하고 이 길만 잠깐 걸어보는 방법도 생각해 볼 만하다.

 

 

 

 

다시 재미없는 길을 걷는다. 길이라는게 참 희한한 게, 같은 길이라도 바다 같은 볼거리가 옆에 펼쳐져 있으면 피곤한 줄도 모르고 걸을 수 있는데, 경치는 하나도 없이 차도만 보이면 금방 지친다. 이쪽 길이 딱 그렇다.

 

 

 

중간에 이렇게 철로 너머로 바다가 잠시 보이기도 하지만, 잠시 스치듯 보일 뿐이다. 이런걸 보자고 33길을 완주하는 건 좀 무의미할 수도 있다. 34코스로 가면 이것보다 훨씬 예쁜 길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33코스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말을 많이 했는데, 아마 이 길을 걸어본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게 평가하지 않을까 싶다. 더군다나 34코스는 완전히 딴 판이기 때문에 비교가 되어서 더욱 그럴 수도 있다.

 

 

 

 

 

큰 길을 계속 따라가다보면 '해안 숲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을 볼 수 있다. 이 표시를 따라서 기차길을 건너가면 바로 하평해변 쪽으로 내려갈 수 있다.

 

 

 

수시로 기차가 지나가는 곳이니, 이 선로 위에서 사진 찍는 것은 삼가하자. 조금 더 내려가면 폐 선로가 있으니, 철길 컨셉 사진은 그곳에서 마음껏 찍으면 된다.

 

 

 

 

한쪽 옆으로 하평해변이 보인다. 어차피 이곳이 하평해변 입구이니 잠시 내려가서 쉬었다 가도 크게 둘러가지는 않는다. 해파랑길은 이 반대편 방향으로 이어진다.

 

 

 

언덕 윗쪽으로 할리스 카페가 보인다. 동해시에서 경치 좋은 카페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다.

 

 

 

현역으로 사용되는 철로를 두 개 지나서 내려오면 폐 선로가 나온다. 비상시에 고철로 팔아서 재정 충당을 하려고 남겨놓은 걸까 생각하며, 안전하게 여기서 철길 컨셉 사진을 찍도록 하자.

 

하평해변에서 묵호역까지는 약 1.5킬로미터 정도다. 거의 다 온 셈이다.

 

 

 

 

부곡돌담마을 해안숲공원. 시간 있으면 이 동네도 천천히 구경해보면 은근히 매력있다. 아주 작은 해변과 어우러진 황폐한 방파제의 맛이랄까. 방파제 건너편으로 낚시하는 사람들도 많다.

 

 

 

돌담마을 굴다리를 통과해서 바로 옆으로 꺾어서 다시 바닷가 철길 쪽 길로 간다.

 

 

 

철길 담장을 따라서 형성된 마을길을 걸어가면 다시 자전거길과 만난다. 이 길을 따라서 쭉 직진만 하면 된다.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은 동네지만, 폐가도 있고 밤에는 많이 어둡기 때문에 초행이라면 되도록 해 지기 전에 도착하도록 하자.

 

 

 

 

1 킬로미터 가량 되는 한적한 골목길이 끝나면 밝고 큰 길이 나온다. 사진 왼쪽 나무 앞에 해파랑길 스탬프 찍는 곳이 있다. 여기서 33코스는 끝이다.

 

 

 

스탬프함 옆쪽을 보면 굴다리가 있는데, 저곳을 지나서 길따라 왼쪽으로 꺾으면 바로 묵호역이 나온다.

 

 

 

33코스는 좀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다. 전체 경로를 완주할 것인지 건너뛸 것인지, 어느 부분만 선택해서 걸어볼 것인지 같은 것들 말이다. 각자 상황에 맞게 참고해서 결정하도록 하자.

 

만약 바로 34코스를 이어서 걸어갈 생각이라면, 최대한 33에서 체력을 아끼는게 좋다. 34는 완주를 해볼만 한 길이기 때문에, 33에서 힘을 다 빼면 나중에 슬퍼진다. 아무쪼록 즐거운 도보여행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