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 묵호 성황당길, 바다정원길 도보여행 코스 - 논골담길을 전망하는 또 다른 시각
묵호등대와 벽화마을로 유명한 논골담길 서쪽에는 또 다른 산동네가 있다. 등대나 바람의언덕을 오르다가 돌아보면 맞은편에 보이는 이 동네는, 낮에는 반짝이는 바다와 어우러진 산비탈 마을 모습을 보여주고, 밤에는 골목길을 밝히는 가로등 불빛들의 향연으로 아름다운 야경을 선사한다.
이쪽 동네는 '산제골'이라 부르는데, 옛날에 제당에서 산신에게 지내는 제사인 산제를 지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묵호 먹태로 유명한 덕장마을이 있는 이 동네는, 논골만큼이나 높은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서, 이쪽에서 전망하는 논골마을과 묵호 앞바다 풍경 또한 아름답다.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은 논골담길에서 보이는 경치만 즐길 수밖에 없겠지만, 조금만 시간을 내면 색다른 동네 탐험과 함께 또 다른 시각으로 묵호 앞바다 풍경을 볼 수 있다.
대략 묵호시장 입구에서 연리지 펜션 겸 카페 옆까지 이르는 길을 '성황당길' 코스라 한다. 길 중간에 성황당이 있어서 그렇다.
묵호시장은 논골길과 산제골길 사이를 연결하듯 놓여 있는데, 성황당길 시작점이 되는 곳은 산제골길 쪽이다. 현장에서 여행을 할 때는 맨 아래 첨부한 지도를 참고하자.
묵호시장 입구에서 조금 올라가면 '산제골3길'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옥상정원'이라는 이름의 도보여행 코스다. 이 길은 중앙시장 쪽으로 연결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하자.
> 동해시 산제골3길, 묵호항 여객선 터미널 맞은편 바다가 보이는 언덕배기 골목길
시장 입구에서 큰길따라 쭉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 이 논산길로 꺾어서 들어간다. 올라가다가 보이는 큰 길이 거의 이것 하나 뿐이라서 찾기 쉽다.
벌써 명태 말리기를 시작한 집도 있었다. 이쪽 동네도 덕장마을 만큼은 아니지만 덕장이 좀 보였다.
논산길 가운데쯤에 중앙수퍼가 있는데, 이 슈퍼 앞쪽에 논산1, 2길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지도에서 찾을 때는 '논산1길'을 찾아서 가면 된다.
참고로 수퍼를 지나서 계속 앞으로 가면 논골담길로 갈 수 있다.
중앙수퍼 앞쪽으로 보이는 오르막길이다. 처음 이 길을 보면, 아이고 저 길을 어떻게 올라가나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앞으로 이것보다 더한 경사를 올라야하니까.
안되겠다 싶으면 그냥 바로 논골로 빠지는 루트를 짜도 된다.
수퍼 앞 오르막길을 약 10미터 정도 오르면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주의하지 않으면 엉뚱한 길로 가서 한참을 헤맬 수 있다.
이 갈림길에서 '왼쪽 옆'에 보이는 좁은 골목길로 가야 한다. 저 길이 2길이다. 처음 갈 때는 이게 길이 맞나 하고 긴가민가 할 수도 있지만, 저 길이 맞다.
중요하니까 다시 한번 말하는데, 사진에서 자동차가 있는 큰길이 아니라, 왼쪽 구석 골목길로 가야 한다.
저 위에 보이는 것이 성황당이다. 이렇게 성황당 왼쪽 골목길로 올라간다.
물론 큰 길로 가도 연리지펜션 근처로 올라가는 길이 있긴 있다. 하지만 그 길은 거의 등산로에 가까운 작은 골목길인데다가 지도에도 안 나오고, 많이 헷갈리게 돼 있기 때문에 설명하기도 어렵다. 그냥 순순히 이쪽 길로 가는 게 좋다.
사실은 내가 여기서 길을 못 찾아서 여러번 헤맸다. 그 덕분에 이 동네 골목길을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녀서 좋은 탐험이 되기는 했지만, 여기가 언덕배기 산동네라 땀도 많이 흘렸다.
다이어트엔 좋겠지만 우리 목적은 그게 아니니까, 주의해서 길을 잘 찾아가도록 하자. 길 찾다가 지치면 여행이고 뭣이고 재미가 없어지니까.
이런 수상한 골목길이 보이면 제대로 가는게 맞다. 바로 오른쪽에 성황당이 있다.
이 성황당은 물고기를 많이 잡아서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며 성황제를 지내는 곳이다.
음력 섣달 그믐에 제를 지내는데, 때때로 선주들이 각자 길일을 택해서 풍어제를 지내기도 했다 한다. 옛날에는 성황제가 마을 행사처럼 떠들썩하게 치뤘는데, 요즘은 그리 크게 하지는 않나보다.
골목길을 따라서 쭉 올라가다보면 이제 슬슬 바다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낮은 곳에서는 집과 지붕에 가려서 제대로 경치가 보이지 않는데, 조금만 올라가면 좋은 경치가 나온다.
가다 보면 앞쪽 비탈길을 따라서 계단들이 주르륵 놓여 있는 게 보이는데, 계단이 많기도 하고 경사도 가팔라서 저걸 다 어떻게 올라가나 탄식이 흘러나온다.
그런데 걱정할 필요 없다, 저 계단을 다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중간에 옆으로 빠진다.
이런 집이 보이면 오른쪽으로 꺾어서 올라가자. 왼쪽의 계단으로 올라가면 결국 막혀서 되돌아와야 한다.
나무데크 있는 집을 왼쪽으로 끼고 다시 모퉁이를 돌면 드디어 연리지 펜션이 보인다. 이제 저쪽으로 쭉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아까 성황당 앞쪽과 여기 갈림길에서만 주의하면 된다. 전체적으로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만 힘들 뿐, 길이 그렇게 많이 꼬여있거나 하지는 않다.
이쯤에서 보이는 풍경. 아무래도 오르막 오르기가 힘들다보니 자꾸 뒤돌아보며 바다를 구경하게 된다. 끝까지 다 오른 후에 경치를 감상하는게 제일 좋기는 한데, 쉬엄쉬엄 오르며 중간중간 쉬어가도 좋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여행은 직접 현장에서 걸어보면 느낌이 다르다. 지붕이나 전봇대에 살짝 가려서 사진 찍기는 안 좋은 곳도, 걷다가 쉬어가며 돌아보면 운치 있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막바지에 경사가 엄청나다. 그나마 이 가파른 경사길이 그리 길지 않은게 다행이다. 이런 길이 있으니까 이곳을 가겠다면 편한 신발을 신도록 하자. 그리고 눈이나 비가 올 때는 많이 조심해야 한다.
마지막 10미터 정도는 아주 엄청난 오르막길. 옆에 조그만 계단이 없었다면 거의 암벽타기 수준이다.
이제 끝. 꼭대기까지 올라오면 연리지펜션 바로 옆으로 나오게 된다. 여기까지가 성황당길이다.
연리지는 펜션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데, 이 카페에서 묵호항과 논골 일대 풍경을 더욱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기회되면 이곳도 따로 소개할테지만, 일단 여기까지 왔으면 카페에 한 번 들어가보자. 경치 하나만으로 만족할 수 있다.
논골담길이 유명하기 때문에, 주로 그쪽에서 이쪽 동네를 감상한다. 그런데 이쪽 동네에서 논골 쪽을 보면 또 다른 시각으로 묵호 일대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잠시 시간을 내어서 이쪽도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굳이 성황당길을 그대로 따라서 걷지 않더라도, 연리지 쪽으로 편한 길을 이용해서 가보는 것도 좋다. 논골에서 연리지로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은 다음 글에서 소개하겠다.
성황당길은 중앙시장부터 연리지까지를 이을 수 있는 길이다. 전체를 연결하는 코스는 다음 글에서 소개하겠다.
일단, 시간이 그리 많지 않거나 조금만 걸어도 무너지는 다리를 가진 현대인이라면 짧은 코스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 지도에 논골1, 2, 3길 입구를 대략 표시해뒀으니, 자신의 상황에 맞게 산책코스를 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