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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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속에서그림일기 2009. 10. 10. 02:54
아직도 그러고 있냐고 말들 합니다. 네, 아직도 이러고 있습니다. 이제 그만 할 때도 되지 않았냐고 말들 합니다. 아니오, 아직은 그만 할 때가 아닙니다. 나중에 어떻게 될 지 참 궁금하겠지요, 저 역시도 커서 뭐가 될지 정말 궁금합니다. 그래도 어쨌든 아직은, 아직까지는 괜찮습니다. 뛰어가든, 걸어가든, 계속해서 가고 있으니까, 아직은 괜찮습니다. 가끔 의심하고, 불안하고, 흔들리고, 주저앉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길 위에 있으니 괜찮습니다. 지쳐 쓰러지면 그 때 즘, 잊지말고 찾아와 국화꽃이나 한 송이 놓아 주세요. 그러면 다 괜찮은 겁니다, 다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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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겠지만잡다구리 2008. 7. 14. 01:47
후회하겠지. 그래 넌 후회 할 거야. 함께 할 수 없음에, 더는 곁에 없음에, 믿었던 마음과 준비하던 미래와 의지하던 마음은 이제 아무도 들여놓을 수 없는 황무지 가시밭으로 변하고 세상 모든 슬픔 혼자 떠 안은 듯 무너지는 마음에 주체할 수 없는 밤들을 오래 오래 보내면서도 괜찮아, 괜찮아, 이젠 괜찮아졌어 라고, 애써 태연한 척 하겠지. 그러면서도 마음 한 편으로는 그 때 조금만 더 참았으면 어땠을까, 모른 척 넘어갔으면 어땠을까, 그러지 말았으면 어땠을까, 저렇게 했더라면 어땠을까, 좀 더 마음으로 삭히고, 좀 더 이해해주고, 좀 더 보듬어주고, 좀 더 견뎌 주었다면 그랬다면 어땠을까 하며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을 부여잡고 아쉬움의 탄식을 흘리겠지. 그렇게 후회하며 후회하며 또 후회하며 시간을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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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만 견디자웹툰일기/2008 2008. 7. 12. 23:47
지금 살고 있는 기숙사에는 식당 겸 매점이 하나 있다. 이 식당이 보통 2주에 한 번씩 주말에 쉬는데, 문제는 주기가 일정치 않다는 것. 저번주에 쉬었다고 해서 이번주엔 영업을 한다는 보장이 없다. ㅠ.ㅠ 평균 2주 한 번 주말에 쉰다는 것 뿐, 쉬는날은 아저씨 맘대로~ 그래서 주말엔 거의 항상 '밥을 먹기 위해' 여행을 간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주말마다 여행 가서 좋겠네~'라지만, 생각해 보라, 이건 정말 비참한 상황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천둥 번개 태풍 폭풍 몰아치고, 지진에 운석이 떨어져도 여행을 떠나야만 하는거다. '밥'을 먹기 위해서! OTL (취사금지라서 해 먹을 수 없음) '그럼 그냥 시내 나가면 되는 거 아니냐?'라는 반문도 하는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차라리 여행을 가는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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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기억들웹툰일기/2007 2007. 12. 26. 16:30
시시각각 아무때고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들을 남겨두기 위해 메모지와 펜을 항상 들고 다니며 메모를 하고는 있는데, 빠르게 휘갈겨 쓴 메모는 나중에 글씨를 알아볼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게다가 중요한 단어 몇 개만 적어두는 습관이 있어서, 나중에 완벽하게 까먹게 되면 이 단어들이 뭘 뜻하는 지도 알 수 없고... ㅠ.ㅠ 물론 문장으로 만들어 세밀하게 기록을 해 둔다면 좋겠지만... 귀찮아서~ ㅡ.ㅡ; 까먹는 기억들은 까먹을 만 하니까 까먹는 거겠지~ 그냥 이렇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