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나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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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은 시간은 죽창으로 살아 보련다사진일기 2010. 5. 14. 00:27
너는 저 대나무처럼 살자 했다. 사시사철 곧고 푸른 저 대나무처럼, 비가 오고 눈이 오면 더욱 빛나는 그 기상을 여린 바람에는 흔들릴 줄도 알지만, 거센 바람에는 허리가 꺾여도 굴하지 않는 그 줏대를 잔가지 수없이 드리워도 어린 싹 키워내고, 햇볕 한 줌으로 기어이 자라고야 마는 그 투지를 새벽녘에 한 줌 이슬 드리울 줄 아는 여유와, 바람으로 노래할 줄 아는 풍류를 너는 닮고자 했다, 나도 닮고자 했다. 모진 세파를 맞아야만 했다. 누군가 더 강한, 더 질긴 사람이라면 참아낼 수도 있었을 시련이었을지도 모른다. 너와 나에게는 견디기 힘들었던, 그래서 변할 수 밖에 없었던 아픔이었지만 말이다. 너는 오동나무로 변했다. 그래 비난할 이유도, 미워할 필요도 없다, 그건 그 나름대로 사람들에게 많은 쓰임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