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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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냄새사진일기 2008. 8. 21. 23:19
어쩔 수 없는 유목민 형 인간이 한 곳에 붙박혀서 정착민처럼 살려니 아주 미쳐버리겠는 거 있지. 아, 그래, 누구나 그러하듯이 누구나 그런 것 같은 일상을 사는 것 뿐이라구. 하지만 어느날 문득, 계절이 바뀜을 알리는 바람의 냄새가 저 먼 하늘을 꿰뚫고 내 가슴을 비수같이 찔러 시린 마음 가눌 수 없이 휘청거리게 흔들어 놓았을 때, 아 이제 더 이렇게 버티기는 힘 들구나라는 걸 직감해 버렸다는 거지. 내가 마지막 여행을 갔다 온 게 언제였더라하며 먼 추억 되뇌이는 듯 기억해 보니, 사실 몇 달이 채 되지도 않았어 그 사이에도 조그만 여행들을 수시로 했고. 그런데, 그런데 말이지, 어쩔 수 없는 바람의 냄새 때문에 그 기억이 떠오르고 말았다는 거야. 바짝 마른 흙먼지가 푸석푸석하게 날리는 어느 여름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