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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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꽃 만발한 고향의 봄 - 강화 고려산 진달래 축제국내여행/경기도 2011. 5. 9. 17:57
온 누리에 따듯한 기운이 감돈다. 새로운 생명의 힘찬 박동 소리가 맑은 하늘 저 너머로 울려 퍼진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얇아지고, 점심 때가 지날 때까지 방금 전에 자다 깬 사람처럼 노곤함이 몸에서 떨어지질 않는다. 일이고 뭐고 다 집어 치우고 낮잠 한 숨 잤으면 딱 좋을 듯 한 햇살 속에서 어지러운 아지랑이가 맴맴 맴돈다. 봄이다, 봄. 누가 말 해 주지 않아도, 굳이 달력을 보지 않아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그 계절, 봄이 다시 찾아왔다. 봄은 그렇게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시나브로 내 곁에 다가와서 어느새 배를 착 깔고 엎드려 있다. 삭막한 빌딩 숲에서 생활하는 신 인류가 봄을 알아차렸을 때, 이미 봄은 중천에 뜬 태양처럼 한창을 맞이하고 있다. 봄은 그렇게 시골을 야금야금 집어 삼키다가 아무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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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오고 있는 걸까사진일기 2010. 4. 1. 03:12
수만가지 고민들로 잠 못 이루는 밤에 잠식당하는 영혼의 위태로운 날갯짓. 비로 내려 가슴에 박히는 어둠, 이슬로 내려 눈에 맺히는 슬픔. 그 너머 아스라히 내려다보이는 작고 하얀 둥근 보름달. 그 위로 파아란 그림자를 드리우며 스쳐 지나는 작은 소행성. 지겹다. 사람들은 어쩌면 저리도 굳건히 땅에 박힌 나무처럼 서 있을 수 있을까. 나는 어쩌면 이렇게 세상을 떠도는 소행성으로 떠다니게 되었을까. 언젠가 기력이 다하면 한 줌 재도 남지 않고 모두 타 없어질 덩어리. 때로는 부드러운 흙이 되어 새싹을 키워내는 그들이 부럽기도 하다. 해야 할 일들, 하고싶은 일들이 밀리고 쌓였다. 하지만 그 어떤 일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피곤함. 세상 모든 짐을 짊어지고 있는 것 만큼의 피곤함. 아마도 몇 백 만년 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