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치앙마이가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 러이 끄라통 (Loy Krathong)해외여행 2012. 12. 1. 23:58
태국 달력으로 음력 12월 보름, 이때가 되면 태국에서는 전국적으로 큰 축제가 펼쳐집니다. 바로 '러이 끄라통 (Loy Krathong)'이라는 행사인데, '러이'는 '보내다'라는 뜻이고, '끄라통'은 연꽃처럼 생긴 배를 뜻합니다. 이 축제의 정확한 유래는 아무도 모르고, 여러가지 설들만 전해 내려옵니다. 첫 수확을 즐거워하며 다함께 모여서 놀기 위해 마련된 축제라는 말도 있고, 배에 식량 등을 실어 내려보내서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며 죄를 씻기 위함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물론 신화적으로 착한 신이 악한 신을 물리칠 때 이 방법을 쓴 데서 이 축제가 유래했다는 말도 있고, 부다가 '후에 내가 열반에 들 거라면 이 쟁반이 상류로 올라갈 것이다'라며 쟁반을 강에 띄운 것이 시작이라는 설도 있지요. 쑤코타이 사..
-
섬에서 길을 묻다 - 인천 선재도, 측도, 목섬취재파일 2011. 11. 16. 12:57
“저 길은 들어가라고 있는 길일까, 나가라고 있는 길일까?” 지구의 마지막 날처럼, 마치 온 세상이 불길에 휩싸인 것처럼, 주위를 맴도는 한 무리 바닷새와 함께 아지랑이가 피어올라 시선을 흩트려 정신이 혼미할 때, 영원히 끝나지 않는 어둠 속에서 헤어나오기를 거부하는 저 깊은 바다의 비탄에 잠긴 인어공주처럼, 선글라스 너머로 세상을 응시하던 당신은 그렇게 말했다. 대체 저 섬은, 어쩌자고 이런 곳에 있는 거냐고. 모든 걸 체념하고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처럼, 어떻게 길이 저렇게 나 있는 거냐고. 외로웠을 테지. 차라리 저 넓은 태평양 한 가운데 홀로 떠 있는 섬이라면 애초에 그리운 것도, 외로운 것도, 그 어떤 추억도 기억도 간직하지 않은 채, 가진 그 모두를 깊은 바다 밑에 내려놓고 조용히 쉴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