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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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리 오브 플라워 Valley of Flowers - 2007 서울국제영화제 상영작리뷰 2007. 9. 15. 18:57
우선 서울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 소개된 이 영화의 시놉시스 소개를 한 번 보자. "히말라야의 산맥길을 따라, 잘란과 그의 친구들은 여행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생계를 유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수도자의 행렬에서 이탈해 있던 우스나가 그를 꿈에서 봤다며 잘란의 곁으로 다가온다. 그녀는 그들을 도와 공훈을 세우고 신뢰를 받는다. 일의 성공과 함께 잘란과 우스나 사이의 사랑도 커간다. 그러나 그러한 운도 기울기 시작하고, 로버스 에티가 그들의 뒤를 쫓는다. 추격의 혼돈 속에서 잘란과 우스나는 이별을 맞고, 그 충격에 각자는 절망으로 빠져든다."(출처: 서울국제영화제 홈페이지. http://senef.net/senef_2007/program/program_s_p2_view.php?brano=73&brno=61)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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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라오 잔 Umrao Jaan - 2007 서울국제영화제 상영작리뷰 2007. 9. 15. 18:30
인도 서민들이 즐기는 인도 영화들은 처음 보면 무척 당황스럽다. 틈 날 때마다 춤과 노래가 나와서 이게 뮤직비디오인지, 영화인지 헷깔릴 정도이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봤던 한 첩보 액션 영화의 경우의 예를 들어 보겠다. 처음에는 진지하게 액션물로 시작한다. 여자를 만나고 함께 적들에게 쫓기며 긴박하게(?) 도망치고 싸운다. 그러다가 중간에 러브신이 펼쳐질 때, 키스를 하려고 폼 잡고 서로의 입술이 서서히 다가가는 순간, 쿵짝쿵짝 음악이 나오며 난데없이 꽃가루가 뿌려지고, 백댄서들이 나와서 한바탕 노래와 춤이 펼쳐진다. 노래와 춤은 인도 영화의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현지인의 말로는, 노래와 춤이 나오지 않는 영화는 인도 현지인들에게서 인기를 끌 수 없다고 할 정도란다. 한국 영화에서, 심각한 내용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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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산 Blind Mountain - 2007 서울국제영화제 상영작리뷰 2007. 9. 13. 00:52
(약간의 스포일러 포함) 대학을 졸업하고 일자리를 찾지 못했던 수에메이는 약재상이라는 사람들을 따라 중국의 한 산골로 돈을 벌러 따라 나선다. 거기서 약을 탄 물을 마시고 잠 든 수에메이. 알고보니 7000위안에 팔려 온 것이었다. 이렇게 인신매매를 통해 깊숙한 산골 마을로 팔려온 수에메이는 탈출을 시도하다가 잡히고, 자살 시도 또한 실패로 돌아간다. 그 때 마을의 젊은 아줌마들이 찾아 오는데, 자신들도 모두 그렇게 팔려온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탈출도 시도해 봤지만 모두 허사였고, 그래서 다 포기하고 그냥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이었다. 수에메이는 같은 처지에 있는 그들과 친하게 지내면서도, 그들과는 달리 계속해서 몇 번이고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매번 허사. 온 마을 사람들이 감시인이고, 시내 공안(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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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가의 기적] 51번지도 기적이 일어날까리뷰 2007. 8. 31. 16:50
재개발을 위해 마을 사람들을 내쫓는 임무를 맏고 동네에 들어선 필제(임창정). 동양챔피언을 꿈꾸는 여자 복서 명란과,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아이와, 만담에 일각연이 있는 어린 남매 등과 만나면서 어느새 철거 임무는 뒷전이 된다. 철거촌을 배경으로 한 여러 사연들의 조합들이 흥미를 유발하고, 특히 만담 남매(?)는 이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이 남매가 없었다면 영화의 재미는 절반 이상 줄었을 거라고 생각될 정도. 한 번은 일 관계로 아는 사람들과 술자리에서 얘기를 하다가, 재개발과 철거촌에 관한 얘기가 잠깐 나온 적이 있었다. 그 중 어떤 사람들은 '에이, 요즘 그런게 어딨어.'라고 말 하며, 그런건 이미 옛날에 모두 사라지고 없다고 일축해 버렸다. 생활의 발전이 생각의 제한을 가져왔나 보다. 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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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주룩주룩] 태풍이 콰광 콰광리뷰 2007. 8. 27. 15:34
8살 어린 나이에 부모의 결혼으로 뜬금없이 남매가 되어버린 요타로(츠마부키 사토시)와 카오루(나가사와 마사미). 스물 한 살이 된 청년 요타로는 고등학교도 중퇴하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도시에서 열심히 일 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고등학교를 다녀야 해서 살고 있던 섬을 나와 오빠를 찾아온 카오루. 배 위에서 손 흔드는 훌쩍 커버린 카오루의 모습에 놀란 눈으로 멍하니 바라보는 요타로. 이미 이 때부터 그들은 느끼고 있었다. 함께 살게 된 남매. 요타로는 첫 날부터 여동생에게 옷 단정히 입으라고 뭐라 하고, 카오루는 오빠의 여자친구에게 묘한 질투심을 느낀다. 이런 상태로 둘의 애매모호한 감정들을 소소하게 잡아내는 쪽으로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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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싸이코라도 괜찮아리뷰 2007. 8. 25. 11:06
나도 존재의 이유 딱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 '나도 존재의 이유 딱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 싸이보그가 된 어린 소녀는 뜬금없이 존재의 이유를 질문한다. 나는 존재한다, 고로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왜 존재하는 걸까? 자판기는 음료를 내 주고, 형광등도 불빛을 밝혀 주고, 라디오는 방송을 들려 준다는 존재의 이유가 있다. 하지만 나는 존재하는 이유가 없다. 판에 박힌 반복작업만 계속 하며 정상인들에게 핍박받으며 싸이보그라는 사실을 숨겨야만 했던 소녀는, 결국 존재의 이유를 질문한다는 이유로 정신병원에 가야만 했다. 싸이보그의 일곱가지 금지사항 싸이보그의 일곱가지 금지사항. 동정심 금지, 슬픔에 잠기는 것 금지, 설레임 금지, 망설임 금지, 쓸데 없는 공상 금지, 죄책감 금지, 감사하는 마음 금지. 정신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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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다만, 난 솔로하고 있어리뷰 2007. 8. 22. 05:01
허리의 가려움증(? 정확한 병명은 밝히지 않은) 때문에 늘 약을 바르는 마코토는, 자신에게서 약 냄새가 난다고 사람들 가까이 가기를 꺼리는 어리버리한 남자다. 중학생 정도의 아이같은 신체를 가지고 있는 시즈루는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과 세계를 가지고 있는 괴짜 여대생. 건널목에서 사소한 일로 우연히 만난 마코토와 시즈루. 마코토는 비염 때문에 냄새를 잘 못 맏는 시즈루에게 편안함을 느낀다. 한편 마코토는 짝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는데, 같은 과이면서 예뻐서 모든 이에게 인기가 있을 정도인 미유키. 삼각관계의 불꽃튀기는 사랑전쟁이 벌어지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쉽게 할 수 있지만, 이야기는 그런 쪽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마코토는 아이같은 시즈루에게 편안함과 미유키의 아름다움 사이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고, 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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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하드 4.0] 죽기도 어렵고 살기도 어렵고리뷰 2007. 8. 18. 23:09
컴퓨터 해킹 용의자를 호송하던 존 맥클레인은 괴한들의 습격을 받고 가까스로 살아난다. 전 정부요원이었던 악당 가브리엘이 정부의 전산망을 해킹해 미국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하는 한편, 자신의 해킹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실력 있는 해커들을 모두 죽이려 했던 것이다. 결국 이 테러리스트는 미국의 교통, 통신, 전기, 가스, 금융 등 모든 네트워크를 지배하기에 이르렀고, 온 나라가 공항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런 아수라장 속에서 테러리스트를 막기 위해 홀연히 나선 존 맥클레인. 단순한 스토리라인의 액션 영화라고 봐 넘길 수도 있지만, 조금 다른 측면으로 한 번 보자. 3편까지 죽어라 뛰어 다니고도 경찰 서장이 되기는 커녕 아직도 말단보다는 조금 높지만 일선에서 뛰고 있는 존 맥클레인 형사. 정부에서 훈장 좀 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