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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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름 써야 하나? - 내 이름은 내 정체성웹툰일기/2011~ 2011. 8. 12. 04:07
갑자기 이 만화를 그리게 된 건, 우연히 동영상 하나를 봤기 때문이다. 두 외국인이 뭔가 아주 멋지게 말을 하는데, 내용은 대강 '이름은 정체성(identity)이다. 한국 이름 그대로도 충분히 아름답다'라는 것. 이걸 멍하니 보고 있다가 지난 여행 때 에피스드 하나가 떠올랐다. 티벳 여행 중에 (이상하게) 친하게 어울려 다닌 이탈리아 인 세 명. 한 명은 사십 대 말의 느끼한 아저씨고, 두 명은 육십을 훌쩍 넘긴 할아버지들. 이탈리아인과 한국인 성향이 비슷하다더니 정말 맞는 말이었다. 사고방식이고, 행동양식이고, 장난치는 거에다, 말장난까지 마구마구 통하네. 근데 이 사람들이 자꾸자꾸 틈만 나면 내 이름을 막 부르고 다니는 거였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처음 들어보는 한국 이름이 신기하고 낯설고 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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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조화의 아름다움 - 창덕궁국내여행/서울 2011. 7. 15. 19:22
창덕궁은 1405년에 지어진 조선의 두번째 궁궐이다. 조선 건국과 함께 지어진 경복궁이 정궁이긴 한데, 두 차례나 일어난 왕자의 난 등으로 아픈 기억이 서려 있는 경복궁보다는 창덕궁이 왕의 거처로 더 많이, 오래 쓰였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다시 지어지기도 했고, 일제강점기 때 훼손된 것 등을 계속 복원 중이긴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보존이 잘 돼 있는 궁궐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창덕궁의 조형미와 자연과의 조화는 세계적으로도 인정 받아,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 창덕궁 안쪽 입구 역할을 하는 금천교와 진선문. ▲ 국가브랜드위원회 이배용 위원장과 직원들. 창덕궁 탐방을 시작하며 일반적인 궁궐의 정문과는 다르게 남서쪽 귀퉁이에 세워진 창덕궁의 정문 돈화문. 별 생각없이 드나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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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지 않은 가난의 기억들 - 인천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국내여행/경기도 2011. 7. 9. 11:41
해가 졌다.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어둠구석에 드문드문 흐릿한 가로등 불빛이 길을 비춘다. 동네 어귀마다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 집 저 집 밥 짓는 냄새가 지친 발걸음을 재촉한다. 어디선가 악을 쓰며 싸우는 소리. 또 어디선가 요란하게 떠들며 노는 소리. 오늘도 달빛은 무심히 골목을 창백하게 비춘다. 70년대 달동네. 누군가는 아련한 기억으로 다 지난 추억으로 곱씹을 수 있을 테고, 누군가는 생각도 하기 싫은 악몽으로 아직 남아 있을 테고, 또 누군가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인 삶의 일부분일 테다. 아마 아직 많은 사람들이 그때 그 시절을 구질구질하다 여기고 돌이키기 싫은 기억으로 생각하지 않나 싶다. 그러니 지금도 낡은 동네를 흔적도 없이 밀어버리고 높은 아파트로 깨끗하게 새 단장하는 것을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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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다문화 사회를 꿈꾸며 - 전국 다문화 어린이 합창대회취재파일 2011. 6. 13. 14:04
단오를 맞이해 화사하게 단장한 남산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은 수많은 외국인 방문객으로 붐볐다. 한옥마을을 구경하러 왔다가 우연히 이 안쪽까지 들어와서 둘러보고 나가는 외국인들이 다수였지만, 국악당 한쪽에서 빌려준 고운 한복을 입고 기념촬영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대만에서 왔다는 소녀들은 한복이 너무 곱다며 서로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한껏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며칠동안 잠시 여행왔다는 그들의 얼굴엔 함박웃음이 떠나질 않았는데, 건물 안쪽에서 들려오는 맑은 노랫소리를 듣고는 신기하다는 듯 그쪽으로 다가갔다. 국악당 지하 공연장으로 내려가는 입구 근처 여기저기에서는 어린이 합창단들의 막바지 점검 연습이 한창이었다. 전국 다문화 어린이 합창대회에 참가하려고 전국에서 모여든 어린이들 중에는, 새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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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알리는 외국인 유학생 블로거들 인터뷰 - 국가브랜드위원회취재파일 2011. 2. 25. 20:03
설날이 2주 정도 지난 어느날,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불러서 함께 떡국을 나눠 먹고, 판소리 공연을 보는 등의 행사가 있었다. 이 행사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한 떡국 한 그릇의 정'. 판소리 공연을 끝으로 공식 행사가 막을 내렸고, 대부분은 각자 갈 길 가기 바빴다. 하지만 그 후에도 차마 아쉬움에 자리를 뜨지 못하고 한쪽 구석에서 수다를 떨고 있는 학생들이 있길래, 그들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라고 써야 우연성의 묘미도 있고, 뭔가 있어 보이는 이야기 구도가 되겠지만, 사실은 내가 말 걸어서 집에 못 가게 잡고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귀한 시간 내어주고 인터뷰에 응해 준 두 학생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반짝반짝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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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킹홀리데이 VS 한국 IT개발근무잡다구리 2007. 10. 22. 19:35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나름 고민하고 생각했던 것들을 간략하게 글로 옮겨 보겠다. 이 글은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한다는 측면이 강하므로,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없고, 다소 일반적인 상황과 맞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이 점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 짧고 간략하게 정리하기 위해서 문답 형식으로 진행해 보겠다. Q. 왜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가려고 하는가? A. 아프리카 여행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무리 정보를 뒤지고, 쥐어 짜고, 계산하고, 고민해 봐도, 지금 내가 가진 돈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 돈으로 떠난다면 아프리카 어느 사막 한 가운데서 여비가 떨어져, 빼도박도 못하고 굶어 죽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90%라는 결론을 내렸다. Q. 그렇다면 한국에서 일 해도 되지 않는가?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