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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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길을 묻다 - 인천 선재도, 측도, 목섬취재파일 2011. 11. 16. 12:57
“저 길은 들어가라고 있는 길일까, 나가라고 있는 길일까?” 지구의 마지막 날처럼, 마치 온 세상이 불길에 휩싸인 것처럼, 주위를 맴도는 한 무리 바닷새와 함께 아지랑이가 피어올라 시선을 흩트려 정신이 혼미할 때, 영원히 끝나지 않는 어둠 속에서 헤어나오기를 거부하는 저 깊은 바다의 비탄에 잠긴 인어공주처럼, 선글라스 너머로 세상을 응시하던 당신은 그렇게 말했다. 대체 저 섬은, 어쩌자고 이런 곳에 있는 거냐고. 모든 걸 체념하고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처럼, 어떻게 길이 저렇게 나 있는 거냐고. 외로웠을 테지. 차라리 저 넓은 태평양 한 가운데 홀로 떠 있는 섬이라면 애초에 그리운 것도, 외로운 것도, 그 어떤 추억도 기억도 간직하지 않은 채, 가진 그 모두를 깊은 바다 밑에 내려놓고 조용히 쉴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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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추는 여인들의 섬 - 인천 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취재파일 2011. 11. 12. 17:33
무의도는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서 서남쪽으로 조금만 가면 만날 수 있는 작은 섬이다. 잠진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약 5분 정도 가면 도착할 수 있는데, 인천국제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잠진도에서 배로 갈아타서 무의도에 도착할 때까지 약 한 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물론 버스 시간과 배 시간이 잘 맞지 않으면 그보다 더 걸릴 수도 있지만, 배는 30분마다 한 번씩 왔다 갔다 하니까 시간표는 딱히 필요 없다. 해무에 휩싸여 길게 뻗은 섬 모양이 마치 무희의 옷자락을 닮았다 해서 무의도(舞衣島)라는 이름이 붙었다는데, 이 섬에는 그런 시시한 이야기 말고도 춤에 관한 재미있는 설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 잠진도 선착장. 무의도로 가는 카페리 호가 보인다. 배를 기다리는 시간은 길지만, 막상 배를 타면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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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지막이 일어나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섬 - 인천 무의도 국사봉취재파일 2011. 11. 12. 17:24
여행하다가 만난 캐나다에서 온 노인은 육십 년 넘게 록키산맥 바로 아래 마을에서 살았다고 했다. 눈만 뜨면 록키산맥의 높고 우람한 모습이 보였다고 했는데, 하지만 평생 동안 단 한 번도 그 산에 올라가 본 적 없다 했다. 나중에 전혀 걷지 않고 산을 올라갈 수 있으면 그 때서나 한 번 올라가 볼 계획이라며, 비행기 타고 오가며 내려다볼 수 있는데 힘들게 거길 왜 올라가냐고, 자기는 힘 들이지 않고도 여유롭게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바다가 좋다고 했다. 그래서 매달 나오는 연금으로 동남아 해안 여기저기를 여행하며 다니고 있었다. 선배들 중 한 사람은 이제 나이가 어느 정도 드니까 산에 오르는 것이 좋다며, 산이 주는 그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과 정직하게 땀 흘린 만큼 돌려주는 그 자연의 이치가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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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도 지워지지 않는, 아프게도 아름다운 어제의 섬 - 실미도취재파일 2011. 11. 11. 16:01
인천국제공항에서 서남쪽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배를 타고 5분이면 갈 수 있는 무의도가 나오고, 무의도에 내려서 다시 서쪽으로 가면 실미해수욕장이 나온다. 실미해수욕장은 그 이름에서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실미도가 아닌 무의도에 있는 해수욕장이다. 그 해수욕장 앞쪽으로 매일 두어 번씩 썰물과 함께 바닷길이 열리는데, 그 길을 걸어가면 바로 ‘실미도’로 들어갈 수 있다. 차량이나 배로 가는 방법은 없고, 오직 바다가 열어주는 길을 통해 걸어서 들어가는 방법 밖엔 없는 아무도 살지 않는 작은 섬이다. 무의도 쪽에 위치한 '실미해수욕장'이 길이 2킬로미터에 달하는 넓은 백사장을 가지고 있고, 그곳에 각종 숙박업소나 식당 등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실미도를 찾아간 사람들도 숙식은 무의도 쪽에서 해결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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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관광코스, 가 볼 만한 곳 - 오동도, 하멜공원, 고소동 벽화 골목, 금오도국내여행/전라도 2011. 6. 23. 17:07
오동도 오동도는 여수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여수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다. 옛날에는 오동나무가 많아서 오동도라 했다지만, 지금은 동백 군락지로 유명한 섬이다. 오동도는 여수항 가까이에 있는 작은 섬인데, 방파제로 연결되어 있어 다리처럼 건너 다닐 수 있다. 그래서 차량을 이용하거나 혹은 걸어서 섬까지 들어갈 수 있다. 오동도에 들어서면 너른 광장에 일정한 시간마다 자동으로 켜지는 분수가 먼저 보이고, 그 앞 상가 옆쪽으로 산책로가 시작된다. 길을 따라 소나무와 대나무, 동백 등이 햇볕이 들지 않을 정도로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또 바로 옆으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절벽이 펼쳐져 있어서 작은 섬의 아기자기한 맛을 짧은 시간 안에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오동도: http://odongdo.go.k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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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엑스포를 만드는 섬마을 어린이들 - 2012 여수세계박람회국내여행/전라도 2011. 6. 19. 04:08
남쪽바다 끄트머리에 위치한 여수는 섬도 많다. 대략 300여 개 이상의 섬이 여수시에 편입되어 있어, 대략 우리나라 섬의 10% 정도가 여수에 있는 셈이다. 이런 환경이다 보니 여수는 국제적인 큰 행사에 섬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게끔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여수세계박람회의 주제가 '바다'이니만큼, 여수의 섬사람들이 제외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여수시에서도 일찍부터 그런 고민을 해서, 도서지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여수 엑스포 주제가 대회’를 열었다. 이미 대회가 다 끝나고 결과발표까지 났는데, 그 대회에서 수상한 팀 중 하나인 여남초등학교를 찾아가 보았다. ▲ 금오도 가는 길은 비가 왔어도 그리 험하지 않았다. 여수에서 꽤 가까운 섬이기 때문이다. ▲ 최근 많이들 찾고 있다는 금오도 비렁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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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없는 날개를 섬에 접었다 - 스리랑카해외여행/스리랑카 2009 2011. 1. 14. 17:30
스리랑카 국제공항은 거의 아무런 제재 없이 그냥 통과였다. 인도의 공항들은 나갈 때도 금속탐지기와 수작업으로 짐 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리랑카는 그렇게 깐깐하게 굴지 않았다. 단지 조금 귀찮았던 것은, 공항에서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스리랑카에 왜 왔냐'고 묻는 것. 그 비행편에서 내가 유일하게 인도인도, 스리랑카인도 아닌 외국인이어서 그랬던 건지, 원래 외국인들에게 다 그렇게 묻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귀찮았다. 나도 모르는 이유를 너네가 알아서 뭐 하려고. 그래도 입국할 때 이런 질문을 할 것을 대비해서 준비해 둔 답변이 있었다. 얘네들은 뭔가 이상하면 어떤 꼬투리를 잡을지 모르니까, 준비할 수 있는 건 미리 준비하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그다지 머리 굴리기도 싫었던 내가 준비한 답변은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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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다 - 스리랑카 여행기해외여행/스리랑카 2009 2011. 1. 11. 12:21
(2009, Sri Lanka, Galle) 내 삶은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다. 어떤 음식을 먹어도 맛있지 않았고, 어떤 사람을 만나도 즐겁지 않았으며, 늘 가던 그 길은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었다. 어떤 책을 읽어도 흥미롭지 않았으며, 어떤 영화를 봐도 쉽사리 지쳤고, 어떤 그림을 봐도, 어떤 연극을 봐도, 어떤 전시를 봐도 내 눈빛은, 더이상 호기심에 반짝반짝 빛나지 않았다. 무심한 듯 하면서도 시선을 떼지 않고 지켜보던 세상도 이젠 모두 다 지겨웠고, 때때로 그리던 그림도, 때때로 쓰던 글도, 때때로 부르던 사랑의 노래들도, 다 귀찮고, 다 부질없고, 덧없는 짓거리로 여겨졌다. 활기를 얻겠다며 떠난 국내여행에서는 참담한 외로움만 잔뜩 안고 돌아왔으며, 바쁘게 지내다보면 나아지겠지 해서 벌이고 또 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