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
광장의 간츠
빈꿈
2020. 2. 18. 20:00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주변에 또 다른 공간이 있을지도 모르지.
시공간이 물리량이면 그것 또한 조절되고 변화할 수 있을 테니까.
어쩌면 매일 밤 우리가 자고 있는 사이에 세상을 구하기 위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을지도.
그렇다면 매번 계속해서 세계가 잘 지켜지고 있다는 뜻인가. 지키지 말지 그랬어.
건축물에 쓰이는 금액 일부를 예술물 제작에 써야 한다는 법이 있어서 이런 것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별 설명도 없이, 맥락도 없이 뜬금없이 툭 던져놓은 듯 보이는 것들이 많아서 대부분 사람들은 그냥 저기 물건이 있구나하고 지나칠 뿐.
이왕 쓰는 돈인데 좀 더 신경을 써서 맥락이나 스토리를 만들면 좋을 텐데 싶지만, 세상의 건물주들은 너무너무 바빠서 그런 것에 신경 쓸 여유는 없는 듯 하다.
사실 별 상관은 없다, 스토리가 없으면 만들어 붙이면 되니까. 흔한 조형물에 스토리를 갖다 붙이면 비로소 현대미술로 완성되니까. 때때로 작품은 관객이 완성시킨다.
간츠(gantz) 조형물. 나중에 돈 생기면 저기다 프로젝터로 쏘아서 간츠로 완성시키는 퍼포먼스를 해보고 싶다. 몇몇 모델도 고용해서 간츠 옷도 입혀서 세워두면 좋겠지. 하지만 안 될거야 아마, 돈이 없어.
오늘도 간츠 공은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 옆으로는 수많은 괴물들이 지나갔지. 점점 차원의 문을 열고 괴물들이 현 세계에 뛰어들고 있는 걸 보면, 히어로들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분명해. 조만간 멸망이 붉은 장미처럼 오려나 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