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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잡다구리 2020. 1. 1. 16:32

     

    기이하게 생긴 건물 모습이 독특해서 동대문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12월 말부터 건물 전면 외관에 빛을 비추어 영상을 보여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서울라이트 (SEOUL LIGHT)'라는 제목으로 진행중인 이 빛 축제는, 은색의 UFO 같은 DDP 벽면 220미터 구간에 빛을 쏘아서 동영상을 보여주는 형태다.

     

    한국은 겨울이 추워서 관광객들 방문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동대문 지역도 이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겨울철 볼거리를 만들어 외국인 관광객 등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보자는 의미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사실 나도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빛 죽제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집에서 버스를 타면 한 시간 내로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굳이 일부러 찾아가기엔 너무 귀찮고 추웠다.

     

    그러다 어느날 어쩔 수 없이 시내로 나갈 일 있을 때 겸사겸사 지하철을 타고 들러봤다.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어디서 열린다는 건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현장에선 좀 어지럽다. 모든 면에서 영상이 보이는게 아니라, 두타 쪽 벽면만 상영되는 듯 했다.

     

    찾아보면 어딘가 자세한 안내판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하철에서 나가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빛 축제가 열린다는 단순한 안내 표식 외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다.

     

    한국은 민간 뿐만 아니라 정부, 지자체도 점점 인터넷으로만 뭔가를 해결하고 공지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내국인도 잘 찾아보기 어려운 웹사이트에 자세히 써놔봐아, 외국인은 더더욱 모를 뿐이다.

     

    차라리 현장에 큼지막하게 "빛 축제 합니다" 써놓고, 자세한 사항은 요기로 하고 QR코드를 박아놓든지 하는게 좋을 텐데. 이상하게 또 QR코드는 잘 사용 안 하고. 참 희한해.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어쨌든 긴가민가하며 지상 쪽으로 올라가보니, 이쯤에서 뭔가 나오겠구나 싶은 포인트가 나왔다. 앞서도 말 했지만, 밀리오레 쪽 벽면에서 영상을 볼 수 있다.

     

    한 시간에 한 번씩, 매시 정각에만 상영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길래 나도 추위에 벌벌 떨며 기다렸다. 거의 이십 분 쯤 기다리다 포기하고 가려던 찰라, 불이 꺼지고 음악이 나오면서 뭔가가 시작됐다.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뀽~하는 소리와 함께 뭔가 확 터지는 영상으로 시작을 알린 미디어 파사드.

     

    '서울 해몽'이라는 주제로 DDP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3개 챕터로 구성됐다고 한다. 영상을 위해 데이터 수집을 해서 AI로 꿈을 해석하는 작업을 했다고 한다.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이런저런 영상이 나오는데, 대강 과거 파트는 한자 같은거 나오고, 현재는 알록달록한 색채와 사진 모음으로 이것저것 나오다가, 미래 파트에선 곡선으로 구성된 미래스러운 색깔들이 나오는 듯 했다.

     

    이런게 열리는 줄도 모르고 그냥 놀러 나온 사람들도 많았다. 사람들이 벽면을 보고 있으니까, 뭐지 하고 돌아보고는 그제서야 이런것도 하는구나 하고 사진 찍는 사람들도 많았다.

     

    아무래도 첫 회니까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겠다. 앞으로 매년 진행하면 이걸 보려고 일부러 가는 사람들도 많아지겠지.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220미터에 걸친 길고도 넓은 면에서 영상이 펼쳐지지만, 사실상 영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구역은 그리 넓지가 않았다.

     

    ddp 자체가 지하로 내려가 있는 형태라서, 1층 벽면에 사람들이 줄줄이 늘어서야 잘 보이는 구조다. 그래서 백여 명 정도가 벽면에 붙어 서니, 뒷 사람들은 영상의 절반 밖에 볼 수 없었다.

     

    구조 자체의 한계라 할 수 있는데, 아무리봐도 이건 잘 만들어진 구조물은 아닌 듯 싶다. 어쨌든 이제와서 어쩔 수는 없으니, 뭔가 구조를 잘 파악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만들어내는 묘안이 필요하다.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한 시간에 한 번씩 상영되지만, 총 상영시간은 16분이다. 그래서 운이 나쁘면 40분 정도 기다릴 수도 있다. 아예 카메라 설치해놓고 한 편 끝나도 다음 것을 또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건물 전면에 길게 영상이 나오기 때문에, 자리를 이동해가며 볼 수 있었다. ddp 외벽이 모두 다른 곡면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보면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웬만해서는 한 자리에게 계속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보면서 자리를 이동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12월 말에 빛 축제가 열리면서 걸그룹 공연이나 각종 전시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건 뒤늦게야 알 수 있었다. 운 좋아야 건질 수 있는 정보.

     

    몰라서 못 가고, 못 즐기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물론 매일매일 서울시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새소식을 체크하면 되겠지만, 과연 그럴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정보가 너무 많아서 정보가 묻혀버리는 현상인데, 그래서 앞으로는 더더욱 오프라인 홍보가 더 중요해지지 않을까 싶다. 온라인 정보가 넘쳐나서 뭐가뭔지 헷갈리고 다 비슷비슷해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오프라인 홍보가 크게 와 닿을 수 있을 테다.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자리를 옮겨가며 여기저기서 구경하다보니 이윽고 영상은 막바지로 향해가고 있었다.

     

    미래 파트는 뭔가 미래스러운 이미지가 나왔는데, 차라리 이것만 줄창 틀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예뻐서, 사람들도 이쯤에서 사진을 많이 찍더라.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ddp 외벽을 대형 캔버스로 삼아서 미디어 아트를 상영한다는 기획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컨텐츠였다.

     

    물론 작가는 나름 고심해서 의미도 담고 메시지도 담고 힘들여서 만들었겠지만, 사실 이런 곳에서 심오한 미디어 아트를 상영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그런걸 볼 사람은 미술관을 갔겠지.

     

    벽면에 붙은 사람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했다는 만족감에 자리를 뜨지 않고 계속 봤지만, 뒤에서, 혹은 길 한가운데서 볼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은 사진 좀 찍다가 자리를 뜨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초중반까지는 의미도 모르겠고 딱히 이쁘지도 않고, 그저 신기하다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기함은 그리 오래 지속되는 감정이 아니고, 추위 앞에선 쉽게 사라지기도 한다.

     

    차라리 클림트 같은 색감으로 꽃 그림이나 잔뜩 보여주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주제야 적당히, 시간적 봄을 기다리는 마음과 함께 서울이라는 도시의 봄을 노래하며, 전 세계의 봄을 기원하는 마음을 사람들이 함께 모은다는 의미을 담았다 정도로 뭔가 있어보이게 작문을 하면 그만이다. 현대미술이 그런거잖아.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어쨌든 그렇게 16분 간의 빛 영상 아트가 끝났다. 서울의 겨울 치고는 따뜻한 편이어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사람도 많았다.

     

    중간에 너무 춥다며 자리를 뜨는 외국인들도 많았는데, 30분 단위로 상영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나도 운 좋게 얼마 안 기다릴 수 있어서 봤지, 한 20분 넘게 기다려야 했으면 그냥 집에 갔을 듯 하다. 그 시간을 기다리기엔 너무 춥고, 이 근처엔 공짜로 추위를 피할 곳도 없으니까.

     

     

    DDP 겨울 빛 축제, 서울라이트 Seoul Light, 220미터 외벽 미디어 파사드

     

    다른 세계 도시들도 겨울철에는 관광객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한다. 그래서 다른 도시들도 겨울철에 이런 형태의 빛 축제를 한다고.

     

    호주 시드니 ‘Vivid Sydney’, 프랑스 리옹 ‘Light Festival’,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Int’l Festival,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Light Festival’ 등이 유명한 겨울철 빛 축제다.

     

    ddp도 이런 식으로 서울의 겨울철 빛 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올해부터 이걸 시작했다. 이제 시작이니, 해를 거듭하면서 점점 더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해보자.

     

     

     

     

    DDP에서 열리는 빛 축제, 서울라이트(SEOUL LIGHT)는 12월 20일부터 1월 3일까지 볼 수 있다.

    매일 19시부터 22시까지, 매시 정각에 영상 상영이 시작되니 시간을 잘 맞추도록 하자.

    (7시, 8시, 9시, 10시에 상영이 시작된다는 뜻. 상영시간은 16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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