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서울

배봉산 둘레길, 장안벚꽃길 연결해서 산책하기

빈꿈 2019. 4. 18. 13:40

 

배봉산(拜峰山)은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에 있는 산이다. 주변에 서울시립대학교, 삼육서울병원, 삼육보건대학교와 몇몇 초등학교, 고등학교 등이 접해 있다.

 

정상에 오르면 중랑천 쪽 시가지를 내려다 볼 수 있는데, 주로 빌라와 아파트가 보이고, 멀찌감치 잠실 롯데월드타워도 볼 수 있다. 표고 110m라고 돼 있지만, 정상의 표석에는 108m라고 돼 있는데, 어떻든간에 산이라기보다는 언덕 공원이라 할 수 있겠다.

 

 

 

전농2동 쪽에 위치한 정상부에는 삼국시대의 관방유적인 '배봉산 보루'가 있다. 정상부 한쪽에 유리로 덮어서 전시되어 있는데, 규모는 작지만 중랑천 서쪽에서 발견된 고구려 최초의 관방유적으로 가치가 있다.

 

이 보루는 중랑천 동쪽에 있는 아차산, 용마산, 망우산 보루들과 축성 기법에서 연관성이 높아, 고대 서울지역 삼국의 역사적 정황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라 한다. 물론 일반인들이 보기엔 그냥 땅 파놓은 것에 불과해서, 그냥 그런게 있다 정도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이 유적의 의미를 좀 더 자세히 알리면 좋을 텐데.

 

 

사도세자의 묘소인 영우원과, 순조의 생모 수빈박씨의 묘소인 휘경원이 각각 옮겨지기 전에 배봉산에 있었다. 절 배, 봉우리 봉자를 사용하고 있는 배봉산의 이름 유래는 불분명한데, 정조가 부친의 묘소를 향해서 절을 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고, 영우원과 휘경원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고 지났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배봉산은 1973년 수도방위사령부 방공단 소속의 군부대가 설치된 이후로 오랫동안 일반인 접근이 통제됐다. 이후 배봉산근린공원이 결정되고 공원으로 지정됐지만, 2015년까지도 정상부엔 군사시설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다가 2016년 2월에서야 군부대 철거공사가 완료됐고, 정상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사전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보루가 확인됐다. 최종적으로 공원 조성이 완료된 것은 2018년 7월이었고, 2018년 10월에는 배봉산 둘레길이 개통됐다.

 

배봉산 둘레길은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진 목재 데크를 이용해서 산을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는데, 저녁 시간에도 가로등이 켜져서 많은 사람들이 산책로로 이용하고 있다.

 

 

배봉산 근린공원에는 황토길도 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으라고 돼 있는데, 신발 벗기가 귀찮은지 많은 사람들은 바로 옆의 황토 아닌 길을 주로 이용한다.

 

 

목재 데크로 완만한 경사를 빙빙 돌아서 둘러보는 길이 많이 마련돼 있어서, 노인이나 어린이들도 산책을 많이 한다. 그런데 자주 다닌 동네 주민이 아니면 수많은 데크 길들이 어떻게 이어져있는지 확실히 파악하기가 힘들다는게 단점이다. 공원에 안내도는 있지만, 그걸로 길을 파악하기는 좀 어렵다.

 

 

 

배봉산은 서울시립대나 삼육서울병원 쪽으로도 오르내릴 수 있고, 휘경동 끄트머리에서는 장안벚꽃로 뚝방길로 연결된다. 연육교를 건너면 바로 장안동 뚝방길로 접어들어 중랑천을 따라서 산책을 이어갈 수 있다.

 

 

 

 

장안벚꽃길은 중랑천을 따라서 약 4킬로미터 길이로 조성된 뚝방길인데, 이름처럼 봄철에는 길따라 벚꽃이 흐드러진다. 동대문구에서는 꽤 유명한 벚꽃 명소라, 때가 되면 벚꽃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이제 축제 시기도 지나고 꽃도 슬슬 떨어지고 있다. 벚꽃은 만개할 때도 예쁘지만 꽃잎이 바람에 날리며 떨어질 때도 예뻐서 산책할 맛이 난다. 배봉산도 각종 꽃들이 있기 때문에, 봄철에는 연결해서 산책할 만 하다.

 

 

 

 

배봉산과 장안벚꽃길을 연결해서 산책을 하면 하나의 긴 도보코스가 완성되면서 꽃길을 걸어볼 수 있어서 좋긴 한데, 순환코스가 되지 않는다는게 아쉽다.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가거나, 아니면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심길을 걸어서 돌아가야 한다. 물론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된다. 어쨌든 일상에서 간단히 산책하며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