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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떡, 과연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부쳐먹을 음식인가잡다구리 2018. 2. 16. 13:51
사람들은 쉽게 말 한다.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
그렇다면 과연 빈대떡은 돈 없을 때 쉽게 부쳐 먹을 수 있는 음식인가. 한 번 들이 파보자.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종합시스템의 전통향토음식 검색에서 빈대떡 조리법을 찾아냈다.
여기서 알려주고 있는 빈대떡 식재료는 다음과 같다.
거피녹두 80g(1/2컵), 찹쌀가루 15g(2큰술), 돼지고기(등심) 60g, 숙주 60g, 배추김치 60g, 대파 5g, 붉은 고추 15g(1개), 식용유 12g(1큰술), 소금(데침용) 약간숙주 양념, 돼지고기 양념, 김치 양념에 부재료가 더 들어가지만, 귀찮으니 그건 다 무시하기로 하자.
빈대떡. 이미지: 위키피디아
이제 재료 가격을 찾아본다. 모든 가격은 이마트몰에서 찾아봤다. 종류가 많으면 최대한 싼 걸로 선택했다.
* 녹두가루 400g = 3680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거피녹두를 분쇄기에 갈아서 한다는데 그러면 분쇄기 가격이 엄청나다. 그냥 녹두가루로 대체하는게 합리적이다)
* 찹쌀가루 500g =3480
* 돼지고기 앞다리 100g = 890 (등심 비싸다, 아무거나 먹어라)
* 숙주 200g = 1480
* 배추김치 300kg = 3800
* 대파 두줄기 = 990
* 고추 1봉 = 990 (제일 싼게 청량고추더라. 그냥 이거 먹자)
* 식용유 카놀라유 900ml = 3780
* 소금 맛소금 250g = 930
여기까지 합계가 20,020원이다.
물은 그냥 빗물 받아쓴다 치고, 가스 들어가고 그릇 씻는 세재 들어가고, 수세미도 소모품이다.
양은 조금 많이 해 먹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집에서 빈대떡 부쳐 먹으려면 최소 2만 원은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요리법 같은 책을 보면 정말 짜증나는게, 참기름, 소금, 설탕, 식용유, 마늘, 고추, 간장, 고추장 이런 것들은 계산에 안 넣는다는 거다. 그냥 집에 있는 것 조금 넣으라고 나온다. 그래놓고는 무슨 삼천 원으로 집에서 요리를 하느니 어쩌니 한다.
"집에서 0원으로 PC 램 늘리는 방법. 집에 있는 남는 램을 꽂는다"라는 것과 똑같은 말이다. 원래부터 집에 있는 것이라는 건 없다. 다 돈 주고 사는 거다.
어쨌든 빈대떡은 생각보다 비싸다. 광장시장 가도 손바닥만 한 빈대떡이 4천 원이다. 돈 없으면 빈대떡이나 운운은 옛날 풍요로웠던 시절에 나온 푸념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더욱 중요한 게 하나 있다.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집이다. 빈대떡 부쳐 먹을 집이 필요하다. 집은 보증금 500에 월세 30 정도를 생각하면 될 테다. 물론 집까지 사서 빈대떡을 부쳐 먹는다면 10억 정도 들 수도 있다.
어쨌든 빈대떡은 비싸니 이제 바꾸자. 돈 없으면 편의점 가서 컵라면이나 부어 먹지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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