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서울

서울 어린이대공원 벚꽃과 식물원, 소소한 한나절

빈꿈 2019. 4. 8. 10:39

 

'서울어린이대공원'은 접근하기도 쉬운데다가 입장료도 무료여서 언제든 심심할때 부담없이 가볼 수 있는 공원이다. 그런데 의외로 사람들이 나들이 장소로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아기가 있는 집에서 주말에 가볍게 산책하는 곳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좀 많이 낡고, 크게 관심을 끌만 한 것이 별로 없는데다가, 대공원이라고 하기엔 작은 느낌도 있는게 사실이긴 하다. 그래도 동네 공원들보다는 크고,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도 편한데다가, 가끔씩 가보면 의외로 아기자기하게 볼만 한 것들이 있기 때문에, 시간은 남는데 딱히 가볼 곳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한 번씩 가볼만 하다.

 

 

서울 어린이대공원 정문. 이 앞쪽으로 길 건너편엔 세종대학교 정문이 있다. 정문은 어린이대공원역과 바로 연결돼 있고, 후문은 아차산역과 연결돼 있다. 이것 말고도 문이 몇 개 더 있어서, 거의 어느 쪽에서 접근하든 쉽게 들어갈 수 있다.

 

게다가 정문, 후문, 구의문, 능동문은 오전 5시부터 밤 10시까지 개방한다. 그냥 공원 내부를 산책할 용도로 이용한다면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아무때나 가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조금씩 꽃이 피어나고 있었지만, 산책로 나무들은 아직 가지만 앙상한 상태였다. 나뭇잎이 없어서 조그만 언덕 위로만 올라가도 공원이 다 보일 정도였다. 이제 점점 여름이 되면서 시시각각 달라지겠지.

 

 

작은 놀이공원은 단장 중이라 접근이 금지되어 있었다.

 

 

 

바다동물관 앞쪽에 벚나무 몇 그루가 있었다. 정문 쪽에서 들어가면 딱히 벚꽃 구경이라 할만 한 것이 없어서 좀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후문 쪽으로 살짝 넘어가면 여기도 나름 꽃놀이를 할만 한 곳이 있다.

 

 

 

일단 바다동물관으로 들어가서 물개 등을 구경했다. 그리 넓다고 할 수 없는 부지에 나름 식물원도 있고, 놀이동산도 있고, 동물원도 있는데, 다들 조금씩 세월의 흔적 같은 것이 느껴진다. 특히 동물원은 기대를 가지고 가면 안 된다. 그냥 갔다가 있으니까 구경해본다는 정도로 생각하자. 어차피 무료로 보는 거니까.

 

 

입구로 들어가면 수족관 처럼 돼 있는 물 속 모습을 볼 수 있고, 통로를 거쳐서 윗층으로 올라가면 물 위 모습을 볼 수 있다.

 

 

한바퀴 빙 돌면서 동물원도 가봤는데, 모두 텅 비어 있었다. 아직 추워서 동물들을 실내에만 놔 둔 것인지 어떤 건지 모르겠는데, 동물을 볼 수 없어서 실망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벚꽃으로 나름 유명한 곳은 후문쪽 공터다. 벚나무가 그리 많지는 않기 때문에 사진으로 담으면 좀 빈약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가보면 너른 잔디밭과 어울려 크게 팔 벌리고 있는 벚나무가 때때로 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잠시 넋 놓고 앉아서 구경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여기는 걸으며 구경하는 것보다는, 나무 아래 놓인 평상에 앉아서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을 보며 넋을 놓는 꽃놀이로 제격이다.

 

특히 꽃이 질 때가 정말 좋다. 흩날리는 꽃잎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사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떠나고픈 마음이 들기 때문에, 옆에 있는 애인도 귀찮아져서 이별하기 좋은 장소다.

 

 

 

 

 

곧 초여름에 들어서면 저 앞 공터도 주말엔 돗자리 편 사람들로 꽉 들어차겠지.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린이대공원하면 여기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별 거 없지만 가만히 앉아있다보면 나름 정이 드는 곳이다.

 

 

 

다시 정문 쪽으로 발길을 돌려서, 이제는 다른 길로 돌아 나갔다. 걷다보면 한나절은 족히 기웃거리며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은근히 볼 게 있다. 나가는 길에는 식물원을 들러봤다.

 

 

 

삼각형으로 된 온실 지붕이 인상적인 식물원. 이것도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가끔씩 돌아보면 볼 만 하다. 공원 내 모든 것들이, 큰 기대를 하지 않으면 소소하고 평안하게 둘러볼 만 하다. 막 짜릿하고 자극적인 것들 범벅인 상업적인 세상 속에서 담백한 맛을 내는 공원이랄까.

 

식물원도 입장료는 무료인데, 이용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온실은 석양이 들 때가 예쁜데, 여기서는 그걸 볼 수가 없는게 좀 아쉽다.

 

 

 

온실이 좀 작다는 느낌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좁은만큼 오밀조밀하게 이것저것 심어놔서, 많이 걷지 않고도 다양한 식물들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해보자.

 

 

 

 

나름 사진 잘 찍으면 그럴듯하게 나올만 한 것들이 꽤 있어서, 식물원만으로 한 페이지 사진 전시를 할 수도 있다. 나는 귀찮아서 그만...

 

 

2층으로 올라가면 작은 화단처럼 꾸며진 공간이 나온다. 여기는 공간 활용이 좀 애매한 모습인데, 그래도 애를 쓴 흔적이 보인다.

 

 

 

 

2층에 출구가 있다. 문 밖으로 나오면 식물원 온실을 빙 둘러서 놓인 경사로를 통해서 식물원 입구 쪽으로 내려갈 수 있다. 온실을 바로 옆으로 볼 수 있어서, 이쪽에서도 잘 찍으면 괜찮은 사진이 나올 테다. 뭔가 조금 꾸미면 핫플레이스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지만, 막상 생각해보면 딱히 좋은 생각이 떠오르진 않는다.

 

 

 

 

 

 

나름 뭔가 자극하는게 있는데 좀 안타까운 느낌. 막 감탄스러울 정도의 뭔가는 아니지만, 가끔 한 번씩 찾아가보면 오늘도 괜찮았어 싶은, 그런 곳이다.

 

 

 

애쓰는 조형물을 보면서 이제 밖으로. 오늘은 절반 정도만 돌아봤는데, 이 글에서는 그걸 다 소개하지 않았다. 동물원은 텅 비어있었으니까 다 뺐고, 산책로도 아직은 딱히 볼만 한 게 없어서 거의 다 뺐다.

 

 

 

큰 기대 없이 바람이나 쐬러 가보자는 마음으로 가보면 의외로 괜찮을 수 있는 곳이다. 아무리 사람들 관심 밖으로 밀려난 공원이라 해도 주말엔 꽤 붐비기 때문에, 평일에 시간 날 때 가보면 한적하게 즐기기 좋다. 특히 비 오는 날에 가보면 묘하게 끌리는 느낌이 있다. 어느 평온한 날에 혼자 조용히 걸으며 소소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한 번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