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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모킹 에이스] 담배는 안 펴요
    리뷰 2007. 3. 17. 05:00
    유명한 마술사였던 '이스라엘'이 마피아와의 친분으로 범죄를 저지르다가, 보스가 되고 싶은 욕심에 점점 대담한 범죄를 저지르다가 결국 FBI의 추적을 받게 된다. 그와 함께 신변의 위협을 느낀 마피아 보스 '스파라짜'가 이스라엘을 제거하기 위해 백만 달러를 걸자, 내노라 하는 각종 킬러들이 모여든다. 이를 알게 된 이스라엘은 마피아의 비밀 폭로와 증인 출석을 조건으로 FBI의 보호를 받게 된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묵고 있는 호텔에 여성 이인조 킬러, 미치광이 삼형제, 위장술 대가 킬러 그리고 그냥 킬러 세 친구 등과 함께 FBI가 집결해 대결을 펼친다는 것이 주 내용.

    너무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그에 따라 너무 많은 사정들이 얽혀 있어, 진행을 쫓아가면서 다소 산만하고 정신 없는 면이 있다. 그래서 초반에는 그런 분위기를 잘 적응하라는 배려인지 긴장을 서서히 고조시키는데, 나름 서서히 달아 오른다 싶으면서도 다소 늘어지는 면도 있다. 중반 이후 수많은 인물들의 엇갈리고 맞물리는 대결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야 비로소 본 게임이 시작 되는데, 이 즘 돼서는 난사되는 총탄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은 무슨 말들이 그리도 많은지, 총알 소리에 대화 소리에 무전 소리 등등이 합쳐져 영화 내내 조용할 틈이 없다.

    전반은 인물 소개 따라가느라 정신 없고, 후반은 정신 없이 쏘아 대는 총질에 정신 없다. 하지만 그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도 인물들간의 갈등 관계는 거의 없고, 오로지 매개체는 이스라엘의 목숨 뿐이다. 총격 장면에서 눈여겨 볼 만 것이 두어 장면 나오긴 하지만, 그 외는 그저 의미 없는 때려 부수기였다. 그나마 아예 처음부터 총질만 계속 해 댔으면 스트레스 해소용 총격 액션이라고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것도 아니었고. 킬러들의 각 캐릭터별 '스타일'에 신경을 좀 쓴 것 같기는 한데, 스타일리쉬 영화라고 만족 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차라리 주윤발 아저씨를 캐스팅 해서 영웅본색 류의 스타일을 내 보였으면 좀 낫지 않았을까 싶다(일단 폼은 나지 않는가).

    게다가 일류 킬러들이 모였다는 설정에는 어울리지 않게, 킬러들의 작업들이 너무 허술한 느낌이다. 원래 프로는 정공법을 쓰는 법이다라고 말 한다면 할 말 없지만. 게다가 이미 킬러들이 올 것을 파악한 FBI 역시 달랑 대원 둘을 보내다니, 대응이 너무 소극적이지 않은가. 그나마 총격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정신 없이 시간이 흘러 가니 일단은 어색해도 그냥 넘어 가자.

    그런데 마지막에 반전이라며 내 놓는 히든 카드는 정말 문제가 있다. 긴 대사로 주절주절 읊어서 상황 종료 해 버리니 반전이 반전 같지가 않은 것이다. 자막 놓치면 끝에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없을 것이다. 다른 부분은 다 괜찮다 치더라도, 이 마지막 반전 부분 만큼은 시나리오 구성 면에서 크게 실수한 듯 싶다. 이렇게 막판에 중얼중얼 해서 끝 낼 것이 아니라, 미리 진행중에 심어 놓고 마지막에 몇 장면 보여 주면서 '아 그렇구나'라고 알게 해 주는 것이 훨씬 더 낫지 않았을까. 나름 흥미로운 반전일 수도 있었는데 너무 미흡하게 처리하지 않았나 싶다.

    죽이려는 인물의 이름이 이스라엘이라는 데서 무슨 메시지를 담으려고 한 것은 아닐까. 그 인물이 또 '너네들은 보이는 것만 본다'라는 대사까지 읊었으니 그럴 가능성도 있겠다. 그걸 전제로 해석해 보자면, 미국이 이스라엘을 돕는다고 말은 하는데, 결국은 이용해 먹을 뿐이라는 메시지 정도가 되겠다. 그런데 이런 해석은 스스로 생각해도 좀 억측이지 않나 싶다. 정말 그런 말을 하고 싶었던 거라면 표현 방식에서 많은 문제가 있었다고 밖에는 볼 수 없으니까.

    결국 이 영화는 액션이라고 하기에도 뭔가 어색하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기에도 좀 아닌 것 같은 어중간 한 뭔가가 되어 버렸다. 완전히 실망했다면 뒤도 안 돌아보고 외면할 수 있을 텐데, 뭔가 이것저것 괜찮은 것들이 얼핏얼핏 보이면서도 좀 아닌데 싶은 아쉬움이 들어 유감이다. 유명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니까 그들을 보고 싶다거나, 중반 이후부터 시작되는 총격 장면들과 킬러들의 스타일리쉬 한 모습들을 보고 싶다면 즐길 수 있는 영화. 액션 영화로써 그저 무난한 편이라고 해 두겠다.

    (www.emptydre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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