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ord, help my poor soul웹툰일기/2003~2004 2007. 5. 14. 15:09
Lord, help my poor soul
에드가 알렌 포우... 평생을 불우하게 살았던 사람.
옛날, 중학교 때였나...
공책 표지에 디자인 된 애너벨리라는 시를 읽고부터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때만해도 그렇게 어두운 작가였는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보들레르가 추천했을 정도로
어둡고 미스테리한 작품들을 많이 쓴 작가.
포우의 미스테리 단편들은,
그런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 보아야 할 글들.
여기에 포우의 '애너벨리'를 올려 놓습니다.
--------------------------------------
애너벨리
에드가 엘런 포우
퍽이나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바닷가의 한 왕국에
혹여나 여러분도 아실지 모를
에너벨리 라는 한 아가씨가 살았답니다.
날 사랑하고 내 사랑받는 것 밖에는
다른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아가씨.
바닷가의 이 왕국에
그애도 어린아이 나도 어린애.
하지만 우리는 사랑보다 더한 사랑으로
서로 사랑했지요, 나와 애너벨리는
하늘의 날개 돋친 천사님들도
우리를 부러워할 그런 사랑을.
바로 바로 그 때문, 그 옛날에
바닷가 이 왕국에서
오밤중 구름에서 바람이 불어 닥쳐
나의 애너벨리를 냉기로 휩싼 것은.
그래서 그녀의 대갓집 친척들이
그애를 내게서 앗아가 버렸지요.
그리곤 바닷가 이 왕국의
무덤 속에 그 애를 가뒀답니다.
천국에서 절반도 행복하지 못한 천사들이,
그 애와 나를 시기하게 된 거지요.
맞아요! 바로 그 때문에
(바닷가 이 왕국에선 누구나 다 알아요)
구름에서 바람이 불어 닥쳐
내 애너벨리를 차디차게 죽였답니다.
하지만 우리의 사랑은
나이먹은 어른들, 똑똑한 어른들의 사랑보다도
훨씬 훨씬 강했어요.
저 하늘 위 천사들도 바다밑 물귀신도
어여쁜 애너벨리의 영혼과
내 영혼을 떼 놓을 수 없답니다.
달만 뜨면 언제나 찾아드는
어여쁜 애너벨리의 꿈,
별만 뜨면 언제나 눈에 선한
애너벨리의 빛나는 눈동자.
그래서 밤새도록 나의 애인, 나의 사랑,
나의 목숨, 나의 색시 옆에 누워 있어요.
바닷가의 그 애 무덤 속에서,
바닷가의 그 애 잠자리에서.
--------------------------------------
에드가 앨런 포가 20대의 젊은 나이로 사망한 어린 아내 버지니아 클렘(Virginia Clemm)을 추모하여 쓴 시로, 작가가 사망한 지 이틀 후인 1849년에 발표되었다.
버지니아 클렘은 1837년 14세의 어린 나이로 15세나 연상인 에드가 앨런 포와 결혼하여 10여년 동안 가난과 폐결핵으로 고생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에드가 앨런 포는 혹한 속에 담요도 없이 짚을 깐 침대에서 쓸쓸히 눈을 감은 아내를 바닷가의 어느 왕국에 사는 소녀 애너벨 리로 미화시켜 애도하고 있다.
(엠파스 백과사전에서 발췌)'웹툰일기 > 2003~2004' 카테고리의 다른 글
NO ENGLISH ! (0) 2007.05.14 Save best for last (0) 2007.05.14 2004.01.19 (0) 2007.05.14 그냥... (0) 2007.05.14 중독 혹은 집착 (0) 2007.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