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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소산성과 낙화암 - 부여 200806 1/4
    국내여행/충청도 2009. 4. 22. 14:17
    역사는 승자존(勝者存)의 논리로 기록된다. 제 아무리 한 때 찬란했던 문화를 꽃피웠을지라도, 승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탐탁치 않으면 후세에 이름조차 남기기 힘 든 것이 바로 역사의 논리다. 그래서 안타깝게 잊혀져가는 것들도 많지만, 딱히 먹고 사는 데 지장 없는 문제라면 별로 거들떠 보지도 않기 때문에 그냥 묻어 두는 것. 역사라는 기록을 통해 잊혀져가는 씁쓸한 과거. 오늘은 그런 과거의 유적지를 한 번 찾아가보자.
     

    부여시외버스터미널은 부여 시내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어서, 이 곳을 중심으로 부여의 대표적인 장소들을 둘러보기 좋다. 터미널 외벽도 다른 곳과는 다르게 예쁘게 꾸며 놓았는데, 비가 와서 미처 사진을 찍지는 못 했다. 부여시외버스터미널 간판 사진만으로 한 번 짐작해 보시기 바란다.
     




    부여는 볼 만 한 것들이 시내 중심과 가까운 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기 때문에 하루 코스로 놀러가기 딱 좋은 곳이다. 부여 내에서는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걸어다녀도 기분 좋게 다닐 수 있다. 다만 좁은 차도인데도 한적하다는 이유만으로 차를 쌩쌩 달리는 운전자들이 있다는 것이 좀 문제이긴 하다.

    어쨌든 터미널에서 나와서 좌우를 둘러보면, 한 쪽에 나즈막한 산이 하나 보인다. 그 산이 부소산이니까, 그 산을 바라보고 쭉 걸어가면 부소산성으로 갈 수 있다. 반대쪽은 궁남지. 모두 하루만에 돌아볼 수 있다.



    부소산성 가는 길에 있는 어떤 유적지. 뭔가 교과서같은 데서 본 것 같기도 한데, 뭔지는 모르겠다. 유적지라는 푯말은 있는데, 뭐가 유적인지... ㅡㅅㅡ;



    부소산성 올라가는 길에 있는 유물 발굴 현장. 계속 발굴 중인건지, 발굴하다 중단 된 건지, 별다른 장비도 없고, 사람도 없었다. 아마 계속 작업중인거겠지, 설마 저렇게 방치해 놓았을리야...



    여기도 뭔가 작업중인 곳. 뭔지는 알 수 없다. ㅡㅅㅡ;

    그냥 산만 바라보고 쭉 오다보니 이 쪽 길로 오게 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쪽은 후문 쪽이었다. 후문이라고 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딱히 문도 없었으니까. 어쨌든 둘러가도 가기만 하면 되니까~ (그래도 입장료 내는 곳은 있다. ㅡㅅㅡ;)



    부소산성 안쪽에는 고사리를 비롯한 각종 풀잎(?)들이 마구마구 흐트러져있다. 배고프면 집어 먹자. ㅡㅅㅡ;



    주말이지만 산성 안쪽 가게들은 대부분 휴업상태. 나중에 정문 쪽으로 나가보니, 그 쪽도 가게 터는 있는데 장사를 하고 있는 가게는 별로 없었다. 한 때 번영하다가 쇠락했는지, 아니면 번영해 보려다가 그냥 죽어버렸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람들이 그만큼 이 곳을 많이 찾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 되겠다. (더 해석하자면, 한적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도 된다.)



    산성인지 아닌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산성 안으로 들어갔다. 사실은 부소산 입구에 들어서면 이미 부소산성에 들어간 거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부소산은 산이라기보다는, 언덕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릴 정도로 낮은 산이다. 그래도 길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니까 복장은 편하게, 밥도 든든히 챙겨 먹고 가는 것이 좋겠다. 길은 넓고 깨끗하게 잘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길만 잘 따라가면 원하는 곳을 다 둘러볼 수 있다.



    여기가 바로 낙화암 백화정. 낙화암은 다들 잘 아시다시피, 백제 의자왕 때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이 쳐들어 왔을 때 궁녀들이 몸을 던진 곳이다. 그 낙화암 바로 윗쪽에 궁녀들의 원혼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정자가 바로 이 백화정이다. 1929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이 정자에서 백마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좀 처량하고 서글퍼 보였다. 이 정자는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야 하기 때문에 조금 위험할 수 있다. 연약함을 뽐내고 싶은 여성분들은 평소에 마음에 두고 있는 남자와 함께 가면 작업 걸기 좋을 듯. ㅡㅅㅡ;



    백화정 옆쪽으로 조그만 길이 나 있다. 낙화암 가는 길이다.



    여기가 낙화암. 그냥 낭떠러지 바위다. 저 끝에 서서 아래를 보면 백마강이 아스라이 내려다보인다. 나라의 운명과 함께 생을 마감하려고 이 끝에 섰을 그 옛날 궁녀들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몸을 던졌다면 웬만해서는 강에 빠져 죽진 않았을 것 같다. 강에 빠지려면 상당히 멀리 뛰어야 하는데, 옛 궁녀들이 그리 멀리 뛰지는 못 했을 듯. 아마 대부분은 낭떠러지 아래 바위에... 아아 끔찍해라 ;ㅁ;
    궁녀들의 원혼이 손짓해서 부를지도 모르니까 너무 오래 내려다보진 말자. ;ㅁ;



    낙화암에서 바라본 백마강. 이곳에 도읍을 정하고 궁궐을 지은 이유를 알 만 하다. 정말 백마처럼 생긴 강줄기와 함께 넓은 평원이 참 시원시원하게 펼쳐진 곳이다. 태평성대에는 참 아름다웠을 듯 하다.



    낙화암 옆쪽 바위와, 그 바위 틈새에 나 있는 나무를 찍은 것. 이정도 경사로 깎아지른 낭떠러지가 펼쳐져 있다.



    이제 다시 돌아 나와서 고란사로 가자~



    부소산성은 시내에서 걸어서도 갈 수 있지만, 백마강을 따라서 배를 타고 갈 수도 있다. 부여에 간 김에 배를 한 번 타 보는 것도 좋겠지만, 나는 유람선에서 크게 흘러나오는 트롯트 소리 때문에 타지 않았다. 시끄러운 거 딱 질색. ㅡㅅㅡ; 어쨌든 어느 쪽으로 들어가든 입장료는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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