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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개,오픈 소프트웨어도 라이센스가 있다! - 2011 FOSS 국제 컨퍼런스 코리아
    IT 2011. 11. 18. 08:08

    일반 사용자라면 공개 소프트웨어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든, 그냥 마음에 드는 걸로 갖다 쓰면 된다. 쓰다가 뭔가 불만이 생겨서 친구에게 더 좋은 것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면, 냉큼 지우고 다른 것을 쓰기만 하면 된다.

    공개 (Free) SW와 오픈소스 (Open Source) SW는 그래서 좋다, 살까말까 망설일 필요 없이 '닥치고 깔자' 하면 되니까.


    (이하 소프트웨어와 SW를 혼용해서 쓰겠다, 그때그때 한영 변환 키가 어떻게 눌려져 있느냐에 따라서. 한영키 누르기 대빵 귀찮다.)



    그런데 공개/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제품을 개발하는 개발자나, 사업자, 경영자, 관리 책임자 등은 좀 더 깊은 생각을 해야만 한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무료니까 막 갖다 쓰고 배포하면 되겠지'해서 갖다 써 놓고는, 마음대로 '내가 만든 거니까 내 마음대로 배포 할 거야'라고 배포 좋게 배포하다가는 배가 포 떠지도록 배 째질 거다. (배째라 하다가 진짜로 배 째진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런 일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공개 소프트웨어에도 라이센스가 있다는 걸 주지시키며, 그 라이센스가 어떤 것인지, 어떻게 준수하면 되는지, 또 어기면 어떻게 되는지 등을 알려주는 컨퍼런스가 열렸다. 바로 '2011 FOSS 국제 컨퍼런스'였다.






    FOSS는 'Free & Open Source Software'라는 뜻이다. 즉, 프리 소프트웨어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합쳐서 FOSS라고 부른다.

    사실 사용자(End User) 입장에서는 오픈소스나 프리나 다 그게 그거다. 어떤 것이든 공짜로 갖다 쓸 수 있으니까. 

    하지만 소스코드를 갖다 쓰는 개발자 등 현업 종사자들에게는 큰 차이가 있다. 오픈소스는 소스코드를 공유한다는 개발방식에 집중해서, 기업이 이윤추구를 위해 소스코드를 사용할 때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프리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보면 사회운동 같은 성격을 띄어, 소스코드를 갖다 쓴 소프트웨어도 소스코드를 공개해야만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오픈소스 라이센스에는 아파치 라이센스(Apache License) BSD 등이 있다. 그리고 프리 소프트웨어에는 GPL 라이센스가 있다 (성격이 약간 다른 LGPL 라이센스도 있다).

    최근에는 이건 오픈이고 이건 프리고 하는 구분이 조금씩 희미해져 가는 경향도 있기 때문에, 굳이 이 소프트웨어가 프리냐 오픈이냐 딱딱 구분하지 않고, 그저 어떤 라이센스를 쓰느냐만 따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번 컨퍼런스에서도 FOSS라는 제목이 붙었지만, 주로 GPL 관련한 라이센스 정책들에 대한 사례들이 소개됐다.

    라이센스들 소개를 다 하려면 너무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대충 이 정도로 끝내자. 언젠가는 한 번 정리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귀찮다.





    '2011 FOSS 국제 컨퍼런스'는 논현동의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 (구 아미가 호텔)에서 열렸다. 11월 17일과 18일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이 컨퍼런스는, 첫날에는 각종 축사와 개요 정도의 간단한 내용들이 나왔고, 다음날엔 좀 더 본격적인 논의와 흥미로운 대화들이 오갈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서 둘쨋날 일정은 유료다. 40만 원인가 내야해서 나 같은 가난뱅이 절대 출입 불가. 이게 FOSS를 이야기한다는 사람들이 할 짓인가라는 탄식이 나오기도 하지만, 사실 여기 강연자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아니라, 라이센스 관련해서 법 쪽으로 일 하는 사람들. 그러니 어느 정도 이해 되기도 한다. 이상계와 현실계의 접점이 법이라는 사실이 조금 씁쓸하긴 하지만.

    어쨌든 이 행사의 주최가 지식경제부고, 주관이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유럽자유소프트웨어재단이라서, 오전에는 각종 기관 관계 인사들의 축사 등이 이어진 듯 한데, 그래서 일부러 축사 다 끝날 때 쯤 갔다. 자유롭게 가는 행사들은 이런 점이 좋다, 굳이 처음부터 가서 지루하게 앉아있지 않아도 되지 않나. 후훗!








    들었던 강연들을 모두 요약해서 설명하기는 너무 벅차고 귀찮다. 사실 대체로 나온 말들이, FOSS 좋아요, 꼭 사용하길 바래요, 이게 대세예요, 라이센스 꼭 읽어 보세요, 라이센스 지키기는 간단해요 그냥 소스 공개하면 오케이~ 이런 류의 개괄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딱히 요약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아참, '한국은 FOSS 지원을 정부 차원에서 해 주는, 정말 좋은 나라에요~'라는 말도 자주 나왔다.



    오전 세션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법률가들은 의심나는 상황에선 무조건 '하지 마라 (Don't do it)' 하는데, 사장들은 똑같은 상황에서 '그냥 해라 (Do it)' 하기 때문에, 충돌이 일어나기 쉽다'는 말이었다. 아하, 유럽에서도 사장들은 'do it' 을 외치는구나를 알 수 있었던 대목. 사건 터지면 사원들 들들 볶을 거면서.

    그리고 이 컨퍼런스 전체를 통털어 또 한가지 인상 깊었던 것은, 강연자가 대부분 외국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법률계 사람들이라 그런지, 혹은 요즘 이게 대세인지, 프리젠테이션 자료 맨 끝에 라이센스 표기가 된 경우가 많더라는 것. 그런거 있으니까 뭔가 좀 멋져 보이더라는 것. 나도 앞으로 따라해야지.





    여하튼 중요한 건 먹고 사는 거다. 솔직히 까놓고 말하자면, 여기 간 이유의 절반이 밥이다 (어쩌면 절반 넘을지도). 아, 이런 행사 아니면 언제 호텔 밥 먹어 보나. 매일매일 라면 콤보, 면식수행도 이제 경지를 넘어서 만렙을 찍고 다시 리셋을 서너번 할 지경이다.

    강연장 내부에서 먹는 도시락이었지만, 의외로 회도 나오고 꽤 좋았어요, 끝. 하고 끝내고 말아도 아쉬울 것 없는데, 예의상 몇 글자 더 적도록 하자 (나 좀 예의 있다).
     
    아, 그렇다고 내가 밥 준다면 아무데나 그냥 가는 사람은 아니다. 밥도 밥 나름이지, 영 재미도 없고 쓸 데도 없는 곳이라면 제 아무리 진수성찬이 나와도 거절한다. 진짜다, 나 이래뵈도 거절한 것 꽤 많다. 안 믿기면 말고.






    미국에서 온 강사 (인텔 사의 오프소스 법무 그룹 의장) 는 GPLv3와 LGPLv3 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했다. 이 새로운 라이센스, 정확히는 이전 라이센스를 수정해서 내놓게 된 이유가, '티보'라는 레코더 (영상장비) 제품 때문이었다 한다. (<- 오류 수정)

    이 제품에서 리눅스 커널을 사용하고서는 하드웨어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수정할 수 없게 만들어 놓은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이것이 사용자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라고 느낀 사람들이 GPL을 수정했는데, 그것이 바로 GPLv3 다.



    맥코이(아! 이름을 한글로 쓰면 되는구나!) 씨는 GPLv3의 특징이 한 마디로 'Anti-Software Lockdown'이라고 말했다. 즉, 임베디드 시스템 등의 하드웨어에 들어가는 GPL 라이센스의 소프트웨어도, 최종 사용자들이 수정하고 다시 올릴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는 내용이다. 그렇게 안 하면? 당연히 라이센스 위반이다.



    여기서 미국 법에 따른 약간 상세한 내용들도 소개를 했는데, 예를 들면 이 조건은 미국 법에서 정의하는 'User Product'에만 국한한다는 것.

    즉, MP3 플레이어나, 시계, 핸드폰 등의 기기에서는 이 조건을 지켜야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나 핵 잠수함 같은 시설에서는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미국 법에서 정해놓은 User Product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조건들 때문인지 GPLv3 + LGPLv3 를 사용하는 프로젝트는, GPLv2 + LGPLv2.1 을 사용하는 프로젝트 수보다 압도적으로 사용율이 낮은 것이 현실이지만, 앞으로 점점 개선 될 거라고 했다.

    그 외 여러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많이 했지만, 일단 제일 중요한 '안티 락 다운'을 소개 했으므로 넘어가자.






    FSFE(유럽자유소프트웨어재단)에서 온 강사의 강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왜 FOSS를 사용해야 하냐라는 것을 개념적으로 보여준 그림이었다. 나 혼자 소스를 쥐고 있으면 그만큼 발전할 가능성과 기회가 제한되지만, 오픈하면 외부의 힘들이 모여서 결국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

    다소 이상적인 생각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FSF(자유소프트웨어재단)의 철학을 쉽고도 간결하게 보여주는 표현이라 눈에 쏙 들어왔다.

    다른 많은 좋은 얘기들도 했지만, 너무 좋은 얘기들을 들으면 가슴에 딱 박혀서 머리로 다시 꺼낼 수 없다는 게 단점. 언젠가는 가슴에서 우러나 한떨기 꽃으로 피어 입 밖으로도 나올 수 있기를 바랄 수 밖에.





    Armijn 이라는 사람은 (이름을 한글로 어째 써야할 지 모르겠다) 'Android GPL license compliance'라는 제목으로 내게 엄청난 기대감을 줘 놓고는, 실제 안드로이드 관련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별로 안 해서 꽤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그래도 재미있는 것은, 이 사람이 BAT (Binary Analysis Tool) 이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이것은 바이너리로 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찾아내는 프로그램이라고.

    즉, 기업체에서 소스코드를 주지 않아도 바이너리 상의 특징들을 이용해서, 이 소프트웨어에 오픈소스 프로그램이 사용됐나 체크할 수 있다는 이야기. 그래서 라이센스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게 적발되면, 당연히 권리를 요구한다고.




    각 연사들이 스쳐가는 이야기로 한 번씩 똑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GPL 라이센스는 기업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해를 끼치고자 하는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대부분은 소스를 공개하라는 요구를 들어주고 합의하는 쪽으로 분쟁이 끝나고, 실제 심각한 재판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이렇게 GPL 라이센스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법률적 대응을 하기 시작한 것은, 한 개발자가 GPL 라이센스 정책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 기업들을 발견하면서 부터였다.

    각 기업들에게 GPL을 제대로 따를 것을 요구했지만 기업들은 이를 무시했고, '아, 금전이 오가지 않는 라이센스는 이렇게 무시 당하는 건가'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모여 적극적인 법률적 대응을 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들의 요구는, 대부분의 법률적 대응처럼 '돈 내놔라'가 아니고, GPL을 제대로 지켜서 소스를 공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라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이 사람도 BAT라는 툴을 만들었고, 최근 급부상하는 안드로이드 관련, 혹은 임베디드 관련 소프트웨어에서 GPL 라이센스를 제대로 지키는지를 살펴보며 대응하고 있다 한다.

    그 예로 HTC 같은 경우는 라이센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하고 있었다거나, MIPS 칩에 ARM 코드가 들어가 있는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거나, 또는 수십가지 라이센스들이 뒤섞여서 정말 해결하기 골치아픈 경우도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들을 했다.




    아아, 글이 너무 길어진다. 적당히 자르자. 다 생략하고 그냥 독일 법조계에서 일하며 FOSS 문제를 다루고 있는 틸 제거라는 분이 독일 법률에 관한 이야기들을 약간 소개해 보겠다.

    독일은 전국적으로 판매되는 제품일 경우엔 어느 지방 법원에서던 예비 가처분 신청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GPL 위반 사항도 이런 식으로 신청하고 합의가 이뤄 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해당 기업이 한 달 이내에 대응하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 할 의지가 없다고 간주해서, 본 소송으로 넘어간다고. 더욱 놀라운 것은, 증거만 제대로 갖추면 소송이 하루만에 받아들여지기도 한다고.


    그리고 기업들은 비슷한 사례에 대해 2건 이상 적발 될 경우는 벌금이 점점 가중되어서 부담이 늘어나는 체계.

    대부분은 소스코드를 공개한다든지, 배포를 중지한다든지 하는 등의 합의로 끝나지만, 몇몇은 정식 소송으로 넘어가기도 했는데, 다 오픈소스 쪽이 이긴다 한다. 확실한 증거가 있는 게 아니면 신청 자체를 안 하니까. 역시 독일 법 답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이야기들이었다.





    어쨌든 이래저래 다 건너뛰고 넘어가서, '한국 FOSS 정책의 최고 실제 사례'라는 제목으로 일등기업 삼성전자가 나왔다.

    삼성은 바다를 오픈소스로 공개해서 배포하고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삼성폰의 소프트웨어 지원이 끊기자 사용자들이 직접 소스를 수정해서 해결책을 찾아낸 gaosp, 부두(Voodoo) 프로젝트 등을 소개했다 ($%**$#^*$#%&%$*^$!!!).


    갑자기 기운이 쭉 빠지네. 이걸로 끝.



    참고
    - 2011 FOSS 국제 컨퍼런스 코리아 행사 안내: http://www.oss.kr/41246

    - 2011 제 3회 공개 소프트웨어 데이:
    http://www.oss.kr/41477
    (11월 22일에 열릴 행사. 관심 있으면 가보시라)

    -'바다'를 오픈소스로 하기로 했다고 하는데, 나는 아무리 찾아도 SDK 밖엔 못 찾겠더라. 혹시 바다 오픈소스 관련 자료 찾은 사람 있으면 좀 알려 주기 바란다. 설마 삼성 정도 되는 회사가 SDK 공개한 걸 가지고 오픈소스 한다고 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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