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전체가 IT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 맞긴 한가보다. 이제 구청 단위에서도 'IT 솔루션 공개 오디션' 행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자기 지역 업체를 발굴해서 좋은 업체 지원해주고 키워준다면 좋은 일이다.

 

그런데, 이번 '강남구 IT솔루션 공개 오디션' 행사 포스터를 보니 뭔가 좀 꺼림칙하다. 나만의 오해인지,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소개해보겠다.

 

 

 

 

 

일단 여기까지는 아무 이상 없다. 일단, "IT솔루션은 기 개발되어 있는 소프트웨어에 한함"이라는 문구를 기억해두자.

 

 

 

 

세부 사항으로 가보니 뭔가 이상한 게 보인다. 그 부분만 떼서 다시 집중해보자.

 

 

 

 

강남구 홈페이지까지 들어가서 확인했지만, 그 흔한 대상, 우수상, 장려상 해가지고 상금 주는 그런 것도 없다. 그냥 "우수작 채택"이 전부다.

 

'우수작'으로 채택되면 "강남구 IT솔루션 인증서"를 주겠단다. 이거, 내 옛날 일이 생각난다. "표창장을 드리겠습니다" 에피소드 말이다. 못 보신 분들은 맨 아래 링크를 걸어둘 테니 한 번 보시라. (참고로, 그 표창장 블라블라 한 곳은 강남구청 아니다. 오해 없길 바란다)

 

 

어쨌든 "우수작으로 채택되면 표창장, 아니 '인증서'를 준다"는데, 그러면 그 솔루션을 "강남구에 도입 검토" 하겠단다.

 

그런데 "도입시 솔루션은 무상으로 제공되어야 하며" 이 부분에서 이건 뭔가 싶다.

 

 

 

> 우수작 채택 -> 인증서 주겠음 -> 솔루션 공짜로 내놔(?)

 

 

 

이렇게 요약되겠다.

 

 

 

부연설명이 있긴 있다. "커스트마이징에 대한 비용은 별도 지급", "1년 후 유지보수비 지급".

 

돈을 아예 안 주는 건 아니긴 한데 참 애매하게 써놨다. 그러니까, 만약에 당장 도입해서 쓸 수 입는 앱 같은 게 채택이 됐는데, 그게 커스트마이징 같은 게 아예 필요없는 거라면 ... 공.짜.?

 

"1년 후 유지보수비 지급" 부분은 그냥 대놓고 희망고문 아닌가. 정말 그런 의도가 아닌데 문구를 잘 못 썼다고 억울해 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 포스트는 이미 여기저기 돌려지며 꽤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은 상태다. 딱 보기에 '재능기부'와 '희망고문'이 확 와 닿으니까. 물론 작은 업체의 경우는 이런 거라도 해서 어떻게든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싶은 곳도 있겠는데, 그걸 생각하면 또 요즘 심심찮게 기사로 나오는 청년들의 희망고문 비애가 떠오르는 거다.

 

이런 이벤트 기획하는 입장에서도 그런 기사들 한 번 쯤은 봤을 텐데, 좀 더 잘 기획할 순 없었나? 좀 더 우아하게, 그럴 듯 하게 말이다. 참 안타깝고도 안타깝도다.

 

 

 

p.s.

* 정부 유관기관이 블로그 컨텐츠 공짜로 다 긁어가고 싶다고 했던 이야기

 

: "블로그 컨텐츠 다 제공하면 표창장을 드립니다"라는 말을 들었던 에피소드. 저 포스트를 보니까 이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뭔가 많이 닮은 꼴이라 여겨지는 건, 과연 기분 탓일까.

 

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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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천추 2015.03.26 13: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황당하네요. 없는 예산을 만들어서도 지원 해야 할 판에. 국내 프로그램 업체들의 현실이 보이네요.

  2. 조아하자 2015.03.26 2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회적경제 분야 등 남돕는 일하는 곳에서 이런 착취가 특히 많은 편이죠. 그래서 결국은 그 분야 일 때려치우고 전혀다른 일하고 있습니다. 나 자신이 자립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남의 자립을 이야기한다는게 웃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