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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드블로커에 저항하는 해외 언론 매체들, "광고를 봐야 우리가 산다"
    IT 2016. 3. 10. 11:43

     

    지난 7일 경,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홈페이지에 팝업창 하나가 떠서 화제가 됐다. 소위 '애드블로커 (ad blocker)'라 불리는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홈페이지에 접속한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팝업창이었다.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를 켜고 접속하면 보였던 팝업창)

     

     

    "인생 최고의 것들은 공짜가 아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이런 내용이 담겨 있는 팝업창이다. "당신은 지금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접속했다. 광고는 우리 언론사 재정에 도움을 준다. 계속해서 뉴욕타임스를 보려면 아래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라".

     

    그 아래엔 유료 구독을 하는 옵션과, 광고 차단 프로그램에서 뉴욕타임스를 예외로 처리하고 접속하는 방법 두 가지 선택지가 놓여 있다.

     

    사실 이 팝업창은 며칠이 지난 지금(10일)은 보이지가 않는다. 제거했는지 특정 조건에만 뜨도록 해 놓은건지는 잘 모르겠다.

     

     

    (하루에 공짜로 읽을 수 있는 기사 수를 10개로 제한해 놓고 알려주는 메시지. 뉴욕타임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이미 광고 차단 프로그램에 대한 조치 이전에, 하루 10개 기사만 공짜로 읽을 수 있도록 해 놓은 상태다.

     

    일정량의 기사를 읽으면 중간에 '오늘 지금까지 X개의 기사를 읽었다'라는 메시지가 뜨고, 기사 10개를 공짜로 읽었다면 그 때부턴 기사가 안 보이게 가려지고 유료로 구독하기를 권하는 메시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의 유료 구독 안내 페이지)

     

     

     

    흥미로운 건,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를 차단하려는 시도를 뉴욕타임스만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현재, 포브스(Forbes)도 애드블로커를 켜 놓고 접속하면 아래 이미지와 같은 화면이 나온다. "애드 블로커를 끄거나 포브스를 화이트리스트에 넣어서 광고가 보이도록 하라"는 메시지다.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컨티뉴를 눌러도 계속 이 화면만 나온다.

     

     

    (포브스 팝업화면)

     

     

     

    와이어드(Wired)의 경우는 기사를 보다보면 화면 전체가 가려지는 팝업창이 나타난다. 그리고 메시지가 나오는데, "당신이 여기 온 건 광고 때문이 아닌 걸 안다. 하지만 우리도 좀 먹고 살게 해 달라. 애드 블로커에서 우리를 화이트리스트로 넣든지, 아니면 일주일에 1달러를 내고 광고 없는 버전을 보라"는 내용이다.

     

     

    (와이어드 애드블로커 관련 팝업창)

     

     

     

    가디언(the Guardian)의 경우는 점잖은 편이다. 화면 아랫쪽에 보라색 창을 띄워서 "너는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돌리고 있다"고 알려준다. 다른 방식으로 지원해주고 싶다면 돈을 내는 방법이 있다는 말과 함께 옆에는 버튼이 있다.

     

     

    (가디언 메인화면. 아래 보라색 창으로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켜놨다고 알려주고 있음)

     

     

     

    아직까지는 그리 많은 언론사들이 이런 방식을 사용하진 않고 있다. 하지만 조금씩 다른 언론사들도 이런 방식을 검토하거나 준비중이라 한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런 팝업이 뜬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못 봤다). 광고 외에는 딱히 수익을 얻을 수 없는 온라인 매체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나마 TV 채널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형편이 좀 나을 수도 있겠지만, 그도 아닌 경우엔 정말 고민스러울 테다.

     

    해외 언론사들을 보다보면 점점 애드블로커를 피해서 광고를 개재하는 방법들도 속속 개발되고 있는 모습들이 보인다. 예를 들면 스폰서 광고라면서 자체 텍스트로 링크를 걸어놓는다든지, 본문 이미지처럼 가장해서 배너광고를 거는 방법 등이다.

     

    사실 이런 방법이 얼마나 잘 먹힐지는 좀 의문스럽긴 하다. 하지만 오죽하면 광고 안 볼 거면 아예 오지도 말라는 강경한 수를 쓸 정도이겠는가. 많은 수의 사람들이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돌리고 뉴스 기사를 본다면, 즉 광고를 차단하고 안 본다면, 결국 언론사는 망할 수 밖에 없다. 정말 문을 닫는 쪽으로 망하든지, 아니면 기사에 교묘히 광고를 섞어넣어 품질이 떨어지는 쪽으로 망하든지 말이다.

     

    따라서 이런 부분은 독자들이 함께 알아주고 움직여주는 게 좋지 않을까. 창작자에게 노동에 대한 대가로 돈을 지불하지는 못 하더라도 광고를 봐주는 것은, 돈 없는 독자가 줄 수 있는 최소한의 감사의 표시다.

     

     

    p.s.1

    사실 이미 애드블로커는 끝없는 싸움에 들어갔다.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무력화하는 솔루션들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언론들을 보면,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켰는데도 없어지지 않는 광고들이 점점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애드블로커가 그걸 막으면 솔루션 회사는 또 무력화를 하겠지. 결국 돈 버는 곳은 따로 또 생기게 되고, 자금력 없는 곳들만 망해 나가는 구조가 생겨버린다.

     

    p.s. 참고

    * Newsonomics: 10 numbers on The New York Times’ 1 million digital-subscriber milestone (NYT)

    * Washington Post Declares War On Ad Blockers (버즈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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