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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개회식 인면조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국내여행/강원도 2018. 2. 11. 02:46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인면조가 등장해서 크게 화제가 됐다. 학 같이 하얀 몸통에 무표정한 하얀 사람 얼굴이 달려서 날개를 퍼덕이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기괴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듯 하다. 고구려 복장을 한 무용수들과 함께 춤을 췄기 때문에, 고구려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한창 개회식이 펼쳐질 때 아사히 신문은, "언론에 배포된 자료에 따르면... 인면조는 불사조를 바탕으로 그려진 것이고, 한국에서 불사조는 평화로운 시대에 나타난다고 한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평화의 상징으로 해석하고 제목을 달아서, 한때 일본 야후 뉴스에서 상위권애 오르기도 했다. (突然現れた「人面鳥」に驚き、実は平和象徴 五輪開会式, 아사히신문)
그리고 개회식 후에 송승환 총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리스 신화의 하피. (이미지: 위키피디아, CC0)
인면조는 삼국이 공유한 캐릭터
인면조는 고구려 유적인 무용총과 덕흥리 고분 등에 그려져 있다. 그런데 고구려 뿐만 아니라 백제 금동대향로와 무녕왕릉의 은잔 받침에서도 볼 수 있고, 신라 유적인 식리총 신발 바닥에서도 발견된다. 따라서 이것은 삼국이 모두 알고 있었던 것이라 볼 수 있다.
* 25권 기록과 유물로 본 우리 음악의 역사 (우리역사넷)
인면조에 대한 설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고대 전설에서 중국을 기준으로 다섯 신이 각 방향에 있었는데, 동쪽은 새의 신이 있었다고 전해지는데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도교에서는 불로장생의 신선들이 살고 있는 삼신산에 있는 불사조로 나와서 이것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그리고 불교에서는 가릉빈가(Kalavinka)라고 불리며, 극락정토에 사는 불로불사의 존재로 묘사된다.
칼라빈카 (이미지: 위키피디아, CC0)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의 인면조는 창작품
덕흥리 고분벽화에는 두 마리의 인면조가 그려져 있는데, 이들 곁에는 '천추지상(千秋之像)', '만세지상(萬歲之像)'이라는 글이 쓰여져 있다. 천년만년 장수를 기원하는 글이라 볼 수 있는데, 이 글자 때문에 두 인면조를 각각 천추, 만세라고 이름붙여 부르기도 한다. 이 글 때문에 도교나 불교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런데 아사히 신문이 밝힌 보도자료에 따르면 '평화의 시기에 나타나는 불사조'가 언급되기 때문에, 인면조 원래 모습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오히려 이 설명은 봉황이나 주작에 가깝다. 이들을 영어로 표기할 때도 주로 피닉스(phoenix)라고 쓴다.
따라서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사용된 인면조는 고구려 무용수들과 합을 맞추기 위한 존재로 사용하면서도, 의미는 봉황이나 주작의 의미를 넣고, 여기에 평화라는 키워드를 넣어서 새롭게 재해석해서 만든 것이라 볼 수 있다.
실제로 제작자인 배일환 미술감독은 인터뷰에서 "새로운 신수를 넣었다"고 밝히고 있다 ("실검 1위" 인면조 만든 배일환 미술감독 인터뷰 (위키트리)).
인면조가 갑자기 주목을 받으면서, 언론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일부분만 떼서 각자 설명하기 편한 쪽으로 단편만을 설명하는데, 그냥 고구려 벽화에서 따온 새로운 캐릭터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시무르그 (이미지: 위키피디아, CC0)
p.s.
참고로 다른나라에도 인면조는 있다. 불교 영향권인 중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그리스 신화의 하피(harpy)도 있다. 이란의 시무르그(simurgh)도 몸통은 새인데 머리는 개나 사자, 인간의 형태를 할 때가 있다. 서하의 탕구트족은 인면조를 도기로 만들기도 했다.
이것과 약간 결이 다르지만 가루다(garuda)나 키나라(kinnara)도 새의 형상을 한 인간으로 묘사된다.
p.s. 참고자료
* 가릉빈가란 어떤 새이며 여기에 담긴 의미 (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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