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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국내여행/자전거2017 2018. 9. 17. 19:45

     

    순창은 딱히 자전거길이 없기 때문에 국도를 타고 담양 쪽으로 나갔다. 그러면 금성면에서 영산강 자전거길을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섬진강의 향가유원지에서 순창을 거쳐서 영산강으로 연결했다.

     

    애초에 모든 인증센터 도장을 다 찍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길을 연결하면서 가보지 못 하는 인증센터는 미련없이 버렸다. 만약 모든 스탬프를 받기를 원한다면 다른 경로를 짜야 할 텐데, 이게 좀 골치아플 테다. 어떤 사람들은 시외버스를 이용해서 섬진강과 영산강을 연결하기도 하더라. 각자 취향과 상황에 따라 연구해보는게 좋다.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순창 공용버스터미널 앞으로 나 있는 국도를 타고 서쪽으로 가니까 금방 읍내를 벗어날 수 있었다. 설렁설렁 놀면서 산책 다닐 때는 적당한 크기의 소도시였는데, 자전거 타고 가니까 아주 작은 마을이었다.

     

    국도 타고 조금 가다보니 '순창 고추장 마을'이 나왔다. 마을 입구에 장류 박물관이 있고, 넓은 주차장이 있어서, 근처만 가도 뭔가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

     

    이른 아침이라 문 연 곳이 없어서 굳이 마을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진 않았는데, 주로 고추장 등을 판매하는 가게와 식당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마을 규모도 꽤 큰 편이라, 아마도 순창 여행지 중 하나로 손 꼽히는 곳일 듯 싶다. 근데 얼핏 보기엔 그리 볼 것은 없어 보이던데, 모르겠다, 마을이 잠에서 깨어나면 뭔가 볼거리가 있을지도.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마을 입구 근처만 조금 둘러보고는 다시 나와서 길을 떠났다. 너무 이른 아침이었다. 순창 읍내에서 약 3킬로미터 거리라, 마음만 먹으면 그냥 여행을 갔더라도 자전거 빌려 타고 가볼만 한 거리다. 물론 국도를 달려야 하는게 좀 부담스럽겠지만. 조그만 강이 있던데 그거 따라 자전거길 만들고 순천과 고추장 마을을 이으면 관광코스로 괜찮겠던데.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이 동네 국도는 공사구간이 좀 있긴 하지만 상태가 좋은 편이다. 아침이라 그런지 차도 별로 없고.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금성면으로 들어서면 어느 순간부터 영산강 자전거길이 시작된다. 하지만 강변으로 둘러가는 공식 자전거길보다는, 국도가 더 길이 예뻐서 계속 국도를 탔다.

     

    메타세쿼이아길 인증센터와 금성면 사이의 길은 국도를 한 번 타보라고 권하고 싶다. 왕복 2차선에 갓길도 좁지만, 메타세콰이아 가로수 길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

     

    양쪽으로 빽빽하게 늘어선 나무들 사이를 시원한 바람과 함께 달리면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느낌도 들고. 자전거로 이 길을 달리면 자동차로 가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추천하고픈 길이다. 다만, 갓길이 좀 더 넓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다.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예쁜 국도를 만나서 오랜만에 자전거 타는 보람을 느끼며 시원하게 달렸더니, 어느새 메타세쿼이아길 인증센터가 나왔다.

     

    인증센터 바로 앞에는 기존에 메타세콰이어 길이라고 알려진 바로 그 길이 있다. 인증센터 뒷쪽으로 사람들이 모여 서 있는 바로 저곳이 그 유명한 길의 입구다. 저기 모여 서 있는 사람들은 길 사진 찍으려고 삼각대까지 세워놓고 있는 사람들이다.

     

    저 길 입구 한쪽 옆에는 작은 부스가 있고, 그 부스에선 입장권을 판매한다. 그렇다, 입장료가 있다. 무려 2,000원. 길이 별로 길지도 않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냥 입구에 서서 사진만 찍고 갔다.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지도를 보면 이쪽 길을 따라서 자전거길이 있는 것으로 나와 있지만, 공원 내부에서 이렇게 막아놨다. 자전거도 통행 금지인가보더라. 여기선 스탬프만 찍고 다시 돌아나와서 영산강 자전거길이라고 표시된 강변 길을 타야 한다. 이래서 아까 그 국도를 추천한 것이었다.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공원 입구에서 길이 헷갈려서 조금 헤매다가 겨우 자전거길을 찾아서 타긴 탔는데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결국 다시 차도로 나가게 돼 있더라. 내가 또 길을 잘 못 탄건지는 모르겠지만.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자전거길을 따라서 담양군에 들어서면 관방제림도 나온다. 여기가 자전거 타고 놀기 좋다고 하던데, 나는 지금 몇날 며칠 자전거를 타고 있으므로 패스. 슬쩍 보니 놀이공원 분위기도 나고, 관광객도 많고 해서 재빨리 벗어났다.

     

     

     

    이런 자전거길은 정말 싫다. 이러면 보행자는 어쩌란 말이냐. 그냥 자전거를 차도로 다니게 하고 보행권을 지켜주는게 낫다. 정말 쓸 데 없는 선 긋기다.

     

     

    딱히 담양 안쪽으로 더 들어가기도 싫고, 편의점도 안 보이고 해서 다시 하나로마트에서 빵을 사 먹는다. 이제 이것도 익숙해져서, 마치 원래부터 있었던 동네 거지인 것 처럼 자연스럽게 땅바닥에 퍼져 앉아 빵을 먹는다. 지나는 사람들이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담양시장 쪽에서 다시 강변 자전거길로 내려갔다. 마트를 안 간다면 계속 자전거길로 달릴 수 있다. 시장 근처는 장 보러 온 차들과 사람들이 많아서, 자전거 탈 때 주의를 해야 한다.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가다가 오랜만에 나무 그늘이 있어서 잠시 쉬며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찍었다. 순천에서 영산강으로 갈 경우, 담양댐은 일부러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해서 애초에 제외시켰다. 댐 그거 봐서 뭐하게 싶기도 하고. 거리상으론 그리 멀지 않으니, 별로 힘들지 않은 상태면 가봐도 좋겠다. 난 싫어, 안 가.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아직 강 상류라 그런지, 강이라고 할 만한 게 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논밭이 더 많이 보인다. 낙동강 내륙 쪽 자전거길을 달리는 듯 한 느낌이 났다. 이 구간은 재미가 없었다는 뜻이다.

     

    낙동강 자전거길은 이런 분위기의 길이 나오면 거의 항상 뱀이 나왔는데, 여기는 커다란 사마귀나 여치 종류의 곤충들이 많이 있었다. 그나마 낫긴 한데, 자전거가 지나가도 제대로 못 피하는 녀석들이 있어서 그만...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그래도 자전거길은 넓게 잘 돼 있다. 물론 농로라서 가끔 차나 오토바이도 지나다니지만, 완전 차도보다는 훨씬 낫다.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이쪽 길은 지붕 있는 쉼터도 몇 개 있다. 이왕 쉼터 만드는 김에 이렇게 지붕도 좀 달아놓으면 얼마나 좋냐. 자전거길로 여행을 하다보면 전국에 의외로 지붕 있는 쉼터가 별로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지붕이 많이 비싼가보다.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이제 뭐 딱히 할 말도 없고, 그냥 쭉 달려서 담양대나무숲 인증센터. 이 근처에 대나무숲이 있고, 그게 영산강 8경 중 하나라는데, 모르겠다, 대나무 못 봤다. 아, 코너길 돌면서 조금 있는거 보긴 봤다. 숲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던데. 그냥 그렇다고 하니 그런줄 알자. 습지 탐방로는 봤는데, 탐방로 따라서 산책하면 괜찮겠더라.

     

    여기만 지나면 이제 바로 광주 시내로 접어든다.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광주 첨단단지에 있는 첨단대교. 뭔가 첨단첨단하다. 이 다리 남쪽부터 시내라 부를 수 있다.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좀 더 중심가로 내려가서 편의점을 찾아볼까하다가, 아무래도 그러면 번잡한 곳을 지나야하기 때문에, 비교적 덜 붐비는 첨단단지 쪽에서 끼니를 해결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실수였다. 첨단단지는 첨단하기 때문에 안 첨단한 편의점 따위 잘 보이지 않는다. 단지 안쪽으로 꽤 들어가서야 겨우 상가를 찾아냈다.

     

    가게를 자주 찾아다니는 건, 일단 물을 사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 겸사겸사 뭔가를 먹기도 하고. 많이 더웠기 때문에 물 소비가 많았다. 마치 전국의 생수 가격을 조사하러 다니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편의점에서 대강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비벼먹고 다시 나왔다. 이쪽은 편의점 찾아 들어온 것도 재미없었지만, 빠져나가는 것도 일이었다. 그나마 좀 덜 붐비는 지역이라 조금 나은 편이라고 위안하는 수 밖에.

     

     

    다시 자전거길을 타려고 강변공원 쪽으로 나왔는데, 공원 화장실 변기가 이렇게 생겼더라.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장치라서 신기해서 찍어봤다. 역시 첨단단지는 첨단하구나.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광주 시내로만 들어가지 않으면 별로 걱정할 것이 없다. 광주를 가로지르는 강변 자전거길로만 달리면, 그냥 한적한 공원 자전거길일 뿐이다. 대도시에선 웬만하면 자전거길을 벗어나 시내로 들어가지 않는게 좋겠다.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광주공항 근처 자전거길에 '영산강 자전거길 안내센터'가 크게 있더라. 무슨 안내를 해주는지 모르겠지만 꽤 큰 건물이었는데, 궁금해서 들어가볼까 싶기도 했지만, 계단이 많아서 포기.

     

    이 건물 아래 자전거길 가에서 무료 자전거 정비를 해주길래, 튜브에 공기도 빵빵하게 넣고, 체인과 바퀴축 등에 기름도 칠했다. 이런 무료점검 너무 좋다. 부품을 갈아야 하면 부품비 정도만 받고 고쳐주기도 하더라.

     

    낡아서 삐걱거리는 소리는 어쩔 수 없지만, 기름을 칠하니 한결 좋아졌다. 여태까지 페달 밟던 힘의 절반만 밟아도 자전거가 힘차게 나갈 정도. 그래서 이때, 다음 자전거 가게를 만나면 기름을 사야겠다는 결심을 할 뻔 했으나, 더이상 짐을 늘리지 말자는 생각으로 겨우 억눌렀다. 뭐 그냥 대충 가자.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잘 닦인 강변축 자전거길을 달려서 쭉쭉 내려가면, 광주 남쪽 외곽에 있는 영산강 문화관이 나온다. 여기도 건물 진짜 크게 지어놨다. 별로 궁금하지 않아서 들어가보진 않았지만.

     

    광주 강변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다보면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남쪽으로 가는 사람들은 대체로 여기를 종점으로 하더라. 여기서 더 남쪽으로 내려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아마 대부분 여기를 찍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거겠지. 

     

    이렇게 자전거 타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잠시 쉬다보면, 꼭 한두사람 쯤 다가와서 말을 건다. 이미 나는 온 몸에서 여행하는 사람이라는 행색이 드러나기 때문에, 대체로 자전거 여행 하냐, 어디서부터 왔냐는 질문을 한다. 그리고 꼭 자전거 얼마 짜리냐라는 질문이 나온다.

     

    여기서 내가 "12만 원 짜리"라고 대답을 하면 대화가 끝난다. 대부분 떨떠름한 표정을 하고 돌아선다. 먼 길을 여행하는 자전거는 당연히 비싸야 하고, 그러면 어떤 자전거인지 알아보려고 했는데, 그냥 12만 원짜리 생활자전거이니 뭔가 진 느낌도 들고, 갑자기 관심도 확 식고 그러는 거다. 단순하다. 여기 뿐만 아니라 많은 곳에서 그랬다.

     

    처음엔 나도 이런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모든걸 숫자로 따져서 생각하고 순위나 등급을 매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떠올려보면, 일단 이해는 해볼 수 있다. 알게 모르게 여가를 즐기러 나간 여행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숫자로 등급을 매긴다. 몇개국 여행했냐로 등급 따지는게 일례다. 좀, 갑갑하지.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바로 앞에 있는 쌀알모양을 한 승촌보를 보다가 다시 일어선다. 여기도 공간이 꽤 넓던데 야영장 하나 운영하면 좋을텐데.

     

    이쯤에 승촌보 인증센터가 있는데, 사진을 못 찍었다. 잠시 멍때렸더니 멍한 상태였나보다.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광주를 벗어나면 길 상태가 안 좋아진다. 그래도 나름 자전거길이라 달리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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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주시로 접어들면 꽤 신경 쓴 자전거길이 나온다. 국도 옆을 아예 막아버리고 자전거길로 만들어 놨다. 자전거길만 보면 거의 제주도 같다.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이렇게 잘 만들어진 자전거길이 있어서, 의외로 나주는 자전거 타기 괜찮은 곳이었다. 그냥 스쳐 지나는 곳들 중 하나였지만, 좋은 자전거길이 인상 깊어서 나주가 기억에 남는다. 자전거길과 함께 관광지를 잘 개발해보면 인기몰이를 해 볼 수도 있을 듯 하다.

     

     

    영산대교였나 영산교였나, 어느 다리 아래 공원을 가보니 무료 자전거 대여소도 있더라. 나주시에서 운영하는데, 자세한 조건 같은 건 모르겠고, 해 질 때 쯤엔 문을 닫는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그래도 무료 자전거라니, 대단하다.

     

    영산강 자전거길: 순창 - 담양 - 나주

     

    바로 앞에 황포돛배 선착장도 있었다. 황포돛이 없는 황포돛배였는데, 강을 따라 운행하는 유람선인 듯 했다. 아무것도 몰랐는데 뭔가 이것저것 있구나.

     

     

     

     

    그리고 밤이 왔고, 낚시하는 사람들이 있길래 적당히 야영.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긴 한데, 술 취한 사람이 돌아다니기도 하고, 청소년들이 술 먹으러 모이기도 해서,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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