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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곡동 삼태기 마을 벽화 구경국내여행/서울 2020. 8. 3. 17:37
천장산 산책로를 올라가거나 내려올 때 조금만 신경써서 발걸음을 옮기면 간단히 둘러볼 수 있는 월곡동 '삼태기 마을'. 산 아래 마을이 펼쳐진 모습이 삼태기를 닮아서 그렇게 이름 붙었다 한다.
천장산 산책로는 아래 글을 참고하자.
서울의 도시재생사업으로 마을을 정비하고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고 했다는데, 길 지나는 사람 입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아무래도 벽화들이다.
천장산 쪽에서 내려오면서 보면 큰 바닥 그림이 바로 눈에 띈다. 저 앞의 모퉁이 집에도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집에서 키우는 꽃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오래된 동네엔 저렇게 희한한 형태의 집들이 많다.
벽화에 그려진 문구대로 이 집 안에서는 왁자지껄 웃는 소리가 한가득 들려왔다.
큰 벽화들은 퀄러티와 규모를 보니 프로들의 솜씨다. 서울시와 어떤 기업이 함께 한 것 같은데, 안내판에서 보고 까먹었다.
여기는 회사인 것 같던데 거의 건물 전체가 벽화로 칠해져 있었다.
동네를 거의 다 내려오니까 이런 안내판이 서 있더라. 사실 이쪽이 지하철역 근처이기 때문에 마을 입구 역할을 하는 곳이니까 이곳에 안내판이 있는게 더 맞기는 하다.
안내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벽화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다른 곳과 다른 점이라면 규모가 크고 화려한 벽화가 좀 있다는 거다.
이런 큰 벽화 몇 개가 있는 마을이 홍대 근처에 있었다면 벌써 핫플레이스가 됐을 테다. 하지만 여기는 일부러 찾아가기엔 좀 변두리이고, 근처에서 딱히 뭔가 할 것도 없다. 세상 일 모르니까 여기도 언젠가 뜨는 동네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천장산 오르내리는 길에 잠깐 들러서 구경하기 좋다.
사실 이 정도가 딱 좋은 것 아닐까 싶다. 괜히 너무 예쁘게 만들면 사람들 몰려와서 관광지가 되고, 그러면 필연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니까. 적당히 마을이 예뻐지고 주민들이 기분 좋게 살아갈 정도로 꾸며지는 정도가 딱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벽화를 구경하다보면 성북정보도서관 근처도 지나가게 된다. 딱히 다 보겠다는 생각 없이, 그냥 적당히 걸어가면서 눈에 보이는 것들만 구경했다.
한쪽으로 눈을 돌리니 마치 어느 시골 마을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사진 찍어서 보여주면 분명 서울이라는 느낌이 안 들 테다. 하지만 집값은 시골과는 비교가 안 되겠지. 그래도 여기가 지하철역에서 백 미터 정도 거리니까.
동네 골목으로 들어가서 좀 더 세세하게 탐방하면 어떨까 싶었지만, 비도 오고 피곤해서 적당히 휘 둘러보고 나왔다. 큰 길들만 둘러보니 뭔가 좀 애매한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서울의 오래된 마을이 가지는 어수선함이 있는데, 구석을 들여다보면 조금씩 신경 쓴 것을 알 수 있다.
나가는 길목은 이런 느낌. 고가도로가 골목 사이로 보여서 실제로 보면 약간 위압적이고 기괴한 느낌도 든다.
뭔가 할 말이 많은 이정표들.
나가서 방향만 잘 잡으면 쉽게 상월곡역으로 갈 수 있다. 난 길을 못 찾아서 반대편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왔지만. 동네에 나름 카페도 있고, 중국집 같은 것도 있으니, 천장산 산책 후에 잠시 쉬었다 가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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