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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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y on the road사진일기 2011. 9. 16. 03:23
헤어지자는 말을 하러 왔어. 이제 울어도 소용 없지. 어쩌면 내가 울지도 몰라. 그건 너를 위한 눈물이 아니야. 사는게 힘이 든다는 생각이 들어. 내 한 몸 간수하기도 벅차. 그래 난 깊은 밤을 날아 너에게로 왔어, 이제 마지막이 되겠지. 의미없는 습관처럼 나누는 키스, 네 입에서 나는 민트향이 싫어. 맨살이 마주칠 때 소스라치게 차갑고 축축함에 얼어버릴 것만 같아. 언젠가는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 있겠지 하며 기다린 나날들. 틀렸어, 우린, 함께 있을 때가 더욱 외로워. 그 깊은 끝을 봤지. 헤어지자는 말을 하러 왔어. 이젠 울어도 소용 없어. 그래 난 깊은 밤을 날아 너에게로 왔어, 이제 마지막이 되겠지. 삶이 어쩌면 이렇게도 잔인한지 묻고 또 묻고 묻고 물었어. 이제 안 돼, 틀렸어 우린, 서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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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너는 하늘만 바라본다사진일기 2010. 10. 19. 02:49
오늘 밤에도 이슬을 마신다 달콤한 꿀은 잊은지 오래. 아무리 열심히 날아보아도 떠돌이 외톨이 나는 꿀벌이었다. 이세상 많고 많은 꽃들 중에 왜 하필 너의 향기였을까. 그것이 인연일까 나만의 착각일까 무심한 너는 하늘만 바라본다.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듯한 시간이었다. 서글픈 행복과 설레는 두려움 다시 훌훌 버리고 떠나지도 못하고 맴돌고 또 맴돌며 네 곁을 지킨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이 불안하다 한 순간 떠나면 빼앗길 것만 같다. 너의 알싸한 향기 속에서 한없이 서글픈 눈물을 흘린다. 흐린 하늘에 바람이 떨려온다 나의 날개는 눈물로 서려온다 너를 놓아야 내가 살까 너를 놓아야 네가 살까 내가 아니면 더 좋은 인연으로 더욱 행복할테지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듯한 시간이었다. 서글픈 행복과 설레는 두려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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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 정지용 생가, 정지용 문학관 - 충북 팸투어국내여행/충청도 2010. 3. 22. 16:40
* 시인 정지용은 6.25 전쟁 중에 행방불명되었다. 월북 인사들과 친분이 있었다는 점과, 그가 썼던 글이 백범노선을 따르는 민족주의자 성향을 띄고 있다는 점 등의 이유로 그는 월북작가로 분류되었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월북작가라는 이유로 모두 판금조치 당했었다. 한 여고생이 학교에서 정지용 시를 낭독했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서에 불러가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한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한 그 해, 월북한 소설가에게 돌아오라는 글을 쓴 점과, 그의 가족들이 모두 남한에 남아있다는 점 등을 토대로 사람들이 항의한 결과, 결국 납북이라고 인정되었다. 그렇게 그의 작품들이 해금된 게 1988년.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일제치하 교사시절에도 늘 검정 두루마기를 입고 다녔을 정도의 민족주의자였지만, 해방이후 좌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