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in Temp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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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에 너를 잊고, 이번 봄에 나를 잊고사진일기 2011. 4. 28. 04:29
#1. 남자친구와 싸웠다며 전화가 왔다. 짧은 통화를 마치자마자, 또 다른 친구에게서 남자를 사귀게 됐다고 문자가 왔다. 또 다른 어떤 이는 이 남자를 사귀어도 될까라면 고민을 하고 있었고, 또 다른 어떤 이는 이 남자와 헤어져도 될까를 메신저로 물어 왔다. 그래, 바야흐로 봄, 봄, 봄이로구나. 그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때 마다, 우연히 혹은 어떤 영감을 받아서 나는 또 피눈물을 그렸다. 만남은 어떤 식으로든 피눈물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그걸 듣고 있는 상관 없는 사람 마저도 피눈물이 흐르기 마련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사랑 한 번 제대로 해 본 적 없는 사람이겠지. 이야기들을 들으며, 이제 그런 고민들에겐 아주 간단한 답변만을 해 버릴까 보다 생각했다. 이를테면, '너, 이제 연애질에 신경 쓸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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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천년을 기다려 질리안사진일기 2010. 1. 4. 04:24
오랜 세월이 흘렀어. 당신은 저 어두운 하늘 어느 구석을 부유했지. 갈 곳도 없었고, 가야할 곳도 없었어. 마치 처음부터 그래야만 했던 것처럼, 꿈도 없이 길고 긴 방황을 해야만 했지. 마침내 천 년이 흐르고 약속한 날이 왔어. 당신은 꽁꽁 언 몸으로 이 땅에, 다시, 내려왔지. 하지만 이미 세상은 당신이 기억하던 그 세상이 아니야. 시간이 흐른 탓도 있겠지만, 이제 당신은 더이상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보지 않으니까. 차가운 눈빛, 얼어붙은 마음, 고단한 발걸음. 당신은 이미 너무 늦어 버렸어. 그 하늘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 대지에서도, 또다시, 바람에 날려 여기저기 떠돌며 눈물을 흘렸지. 나는 왜 여기에 있어야만 하는걸까. 오랜 세월이 흘렀어. 당신은, 질리안, 잊혀진 사랑의 전설이야. 천 년을 기다려..